2022.1.4  통권 233호     필자 : 이다니엘
[특집] - 2022년, 키워드로 보는 중국선교와 선교사역
2022년 북한선교, ‘위드코로나와 선교의 기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교회활동 전반이 많이 위축되었지만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바로 ‘선교’이다. 북한 선교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입국 탈북자의 숫자 변화는 해외 선교현장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 입국한 탈북자 숫자는 229명으로 2019년의 1,047명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2021년의 경우 9월 기준으로 48명에 불과하다. 이동 통제와 국경 봉쇄, 해외여행 제한 등으로 탈북자들이 제3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여정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 당국도 국경을 꽁꽁 걸어 잠그면서 제3국에서도 탈북자와 접촉하기 어려워졌다. 국내 탈북민 사역도 위축을 피할 수 없었다. 대면 모임의 제약으로 목양활동에 많은 지장이 있었다. 또 교회의 사역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탈북민 성도는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위드코로나 시대에 접어들고 일상의 회복이 이루어지는 초입에서 이제는 다시 통일과 북한선교를 이야기할 시기이다. 이 글에서는 올 2022년 북한선교의 키워드로 위드코로나를 제시하며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코로나19 정세 변화와 해외 북한 선교현장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북한의 국경 봉쇄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최근 북한 내에서는 2025년도까지 국경을 걸어 잠글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1)  북한이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봉쇄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 상황이 변수이다. 대북 경제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통제 일변도의 코로나19 대응은 경제 부분에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이를 극복하고자 애쓰는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석 KDI(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산업의 동향과 전망에 대한 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북한 경제성장률은 -4.5%로 역성장했으며, 국경 봉쇄와 경제제재로 원자재와 중간재 공급이 제한되고, 각종 기계와 설비류 수입도 쉽지 않아 북한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2) 즉 북한이 자력갱생으로 경제를 유지하기란 한계가 있으며, 국경 개방과 제재 해제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최근 외교적 움직임도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복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작년 3월만 해도 주적으로 지칭하던 미국을 10월에 와서는 주적이 아니라고 선언하고, 한국 정부를 맹비난하던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도 9월 말부터 순화되었으며, 남북 통신선의 재연결과 남조선혁명을 의미하던 당 규약 서문의 내용을 수정하는 등 그 진의는 어떠하든 간에 대외적으로 강경했던 태도를 조금씩 누그러뜨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북한이 무조건적인 봉쇄보다는 활로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보급은 북한의 국경 봉쇄 상황 완화와 북한 인접국의 이동 통제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특히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의 경우 3일 이내 치료 시 입원·사망 위험을 89% 감소시키는 등 약효를 인정받아 미국 FDA에서 최초로 사용승인을 받았고 한국 식약처에서도 긴급 사용승인이 이루어졌다. 치료제의 보급은 북한의 국경 봉쇄완화는 물론이고 북한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외국인 입국 통제나 이동 통제 등의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최근 북한에 미국 화이자 백신 지원 등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3)가 나오고 있는 만큼 북한 내 백신 접종의 활성화할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여러 맥락을 살펴볼 때 북한의 국경 봉쇄나 주변국의 이동 통제는 비록 단기적으로는 어떨지 모르나 일정 시점 이후에는 완화될 것임을 예측해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뻔한 이슈를 장황하게 나열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동안 북한선교와 관련된 많은 사역이 중단되고, 선교사들이 귀국하거나 사역의 방향을 바꾸는 등 선교현장의 위축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상황이 풀리고 북한을 향한 선교의 기회가 다시 열린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국내 통일선교 사역
국내적으로도 북한선교 사역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상당수의 탈북민 성도들이 소속교회는 있을지 모르나 실제적으로는 방치되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탈북민들은 남한 출신 성도들과는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신앙생활과 교회 공동체 활동에 있어서 여러 장애물을 맞닥뜨린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를 가진 전문 사역자와 교회적인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이를 위한 인적 자원은 상당히 준비되어 있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해외에서 북한선교를 위해 사역하다가 귀국한 선교사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간 오랜 경험을 통해 훈련된 전문 사역자들과 평신도 사역자들 그리고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러한 인력들이 국내에서 탈북민 사역을 포함한 북한, 통일선교 사역에 참여하고 그들의 경험과 전문성이 적재적소에 활용된다면 한국교회 전반에 큰 유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그렇지 않다. 북한선교를 위해 수고하다가 귀국한 선교사들이 교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눈치밥을 먹고, 기존에 있던 교회 내 북한선교 사역이 축소되면서 담당 사역자들이 사역지를 잃거나 사역의 방향을 바꾸는 사례도 들려온다. 여건이 무르익고 활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갖추어 가고 있지만, 교회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면 안타깝지만 사역의 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교 인력이 활용되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치료제 개발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정상화 과정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많은 교회들이 선교나 북한, 통일 관련 사역은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나 가능할 것이니 나중에 생각하자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봉쇄가 완화된다면 인적, 물적 교류활동 전반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는 선교 대상자들과 접촉이 가능해질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쉽고 빈번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북한 선교현장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현재 해외 북한 선교현장은 사역의 중단과 선교사의 감소로 상당히 공동화(空洞化)가 되어 있다. 지금부터 다시 선교현장을 정비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허락하신 귀한 선교의 때를 놓치게 될 것이다.

특별히 북한선교의 인적 자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해외 선교현장의 경우 과거에 북한선교에 헌신했더라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역 방향을 변경한 경우 북한 선교현장으로 다시 복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현재의 공동화가 된 사역의 현장을 채울 새로운 선교사들이 양성되어야 할 것인데, 이들이 과거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사역의 경험과 교훈의 전수가 필요하다. 또 국내의 경우 현장에서 훈련된 사역자들이 방치되지 않고 탈북민 양육 등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역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교회적, 교단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북한 선교현장 사역을 고민해야 할 때이며, 그간 쌓아온 북한선교의 경험과 유산이 무의미하게 버려지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주    
1) 자유아시아방송, “북 "2025년까지 국경개방 어려우니 허리띠 조이라"” (2021.10.22).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e-jp-10222021083142.html
2) 이석기, “최근 북한 산업의 동향과 전망”, KDI 북한경제리뷰(2021년 8월호), 24-29.
3) 北에 백신 제공 이뤄질까?“6천만 회분 지원 물밑 논의”, YTN, (21.12.27.). ytn.co.kr/_ln/0101_202112270507589075









사진 출처 | 수영로교회 2017통일선교주간→서울교육(위에서부터)
이다니엘 |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연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