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북경1.jpg) 전환의 시대, 선교중국을 꿈꾸는 자들은 먼저 중국과 중국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중국선교에 접근해 가야 할 것이다. 필자는 먼저 중국의 특수성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려고 한다.
중국의 특수성 첫째, 중국의 특수성은 ‘one country, two systems’ 즉 ‘한 나라 안에 두 체제(一國兩制)’가 가동되는 나라이다. 사상은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경제는 자본주의 경제를 이용하여 절묘하게 운용해 가는 특별한 나라이다. 학교는 물론 사회 전반에 반복적인 사상교육과 선전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나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특히 2021년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기에 더더욱 사상강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둘째, 중국 사회는 두 가지 규율 ‘one country, two rules’, 즉 ‘한 나라는 법치(法治)와 인치(人治)’로 움직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격한 것 같으면서도 틈새가 있는 인치의 영역, 즉 관계를 통하여 절묘하게 조정되고 균형을 이루어 가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국가이다. 그렇기에 한국교회 성도들이 중국의 교회들과 한두 번 정도 교제하고 나서, 중국선교 별문제 없는데 왜 그리 보안, 보안하면서 겁을 주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그 지방의 지도자들과 인치의 영역에서 봐주기였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셋째, 중국 자체의 종교는 ‘one country, two religions’, 즉 ‘한 나라 안에 두 종교’가 민중의 기층(基层)신앙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도교는 노자의 《도덕경》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온 민중종교이고, 유교는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잘 발전시켜 나온 윤리종교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 공자학당을 세워서 중국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1)
넷째, 이 주제와 관련된 것으로 ‘one country, two churches’, ‘한 나라 안에 두 종류의 기독교 체제’가 중국 특색의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왔다. 중국 정부가 합법적으로 인준하는 삼자교회와 등록하지 않은 절대 다수의 가정교회가 중국 전역에 형성되어 발전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 나라 안에 두 교회 조직 특별히 이 주제와 관련하여 한 나라 안에 두 종교의 구조, 즉 one country, two churches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중국선교와 선교중국를 위해 상호 이해의 지평을 넓혀 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삼자교회와 가정교회는 어떤 특수성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으며, 어떤 특질을 가지고 있는지 정리해 보자.2)
삼자교회는 신중국 건설과 함께 공산당 지도자와 우야오쭝(吴耀宗) 목사와의 정치적 담합으로 만들어낸 교회로 아래와 같은 특질을 가지고 있다.3) 첫째로 중국 삼자교회는 중국공산당 정부의 통일 전선 전술에 의하여 생겨난 교회이다. 둘째로 중국 삼자교회는 보편성보다는 특수성을 추구하는 교회이다. 셋째는 중국 삼자교회에는 선교 개념이 없거나 약하다. 넷째로 삼자교회는 중국 정부의 어용교회요 시녀교회로 교회의 머리가 예수님이 아니라 정부가 되어버린 기형적인 교회이다. 이상의 네 가지 이유를 고려할 때 중국 삼자교회는 선교학적으로 한국교회가 세계선교를 위하여 협력하기에는 난제가 많은 교회이다.
그러면 중국 특색의 역사적 정황 가운데 형성된 중국 가정교회의 성격을 간단히 살펴보자.4) 첫째, 중국 가정교회는 고난받는 환경 속에서 성장한 교회로 순수성과 영성이 살아 있는 교회이다. 둘째, 중국에서 시작해서 예루살렘까지 복음이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여전히 박해적 상황 가운데 있는 지역에 적합한 교회 모델이 중국 가정교회이다. 셋째, 중국 가정교회는 한국교회와 더불어 세계선교를 위하여 헌신할 열정과 선교 비전이 있는 동시에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이미 세계 곳곳에서 선교를 하고 있는 교회이다. 넷째, 준비된 지도자의 부재 가운데서도 말씀과 기도, 초대교회 성도들의 애찬과 교제로 운영되는 특수한 교회이다. 시진핑(习近平) 주석의 신년사와 선교중국을 위한 대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전환기를 맞는 시기에 거대 공룡 같은 중국 역시 변화에 응전하면서 2021년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두 개의 100년(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인 2021년, 신중국 건국 100년인 2049년)’이라는 역사적 지점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적 건설의 새로운 장정(長征)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 길은 우리의 큰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계속 분투하여 더 찬란한 광휘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5)
위 시진핑 주석의 신년사는 지난 100년의 공산당 혁명과 사회주의 건설의 성공을 치하하면서 마오쩌둥(毛澤東)이 1949년 10월 1일에 ‘중화인민공화국 만만세’를 외치며 시작한 신중국 건국 100년의 해인 2049년을 향해 ‘새로운 장정이 시작되는 해’라고 강조하였다. 지나가는 세상 나라의 지도자들이 이렇게 꿈과 비전을 가지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 간다면, 빛의 자녀들인 하나님의 백성들은 더더욱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Pro Rege!)’ 지혜를 모으고 전인적으로 분투 노력해야 함은 마땅한 일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선교중국을 위해 다섯 가지의 제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1) 한국교회를 비롯한 중국선교를 동역하는 세계교회는 모르드개의 자세와 마음이 필요하다. 선교적 교회들이 중국선교를 해 가면서 중국교회를 도움이 필요한 교회나 어린 교회로 생각하면 안 될 것이다. 마치 유대 나라가 역사의 위기 앞에서 모르드개가 에스더를 잘 키워 왕후가 되게 하는 인내와 비전, 주도면밀함이 선교중국을 하는 교회들에게 필요한 시대가 도래하였다. 구미(歐美)의 선교적 교회는 물론, 한국교회의 대(對)중국선교를 하는 우리 역시 모르드개가 되고 이제 에스더로 하여금 자기의 역할을 하게 하고 박수치고 격려하고 선교의 열매를 함께 거두며 기뻐하며 가야 할 것이다.
2) 선교의 대장정과 유격전이 필요하다. 중국은 2021년부터 새로운 장정을 선언하였다. 이제 중국선교를 하는 모든 교회와 단체도 영적‧선교적 장정의 철학이 필요하다. 아시는 바와 같이 장정(長征)이란 중국공산당 홍군(紅軍)이 국민당군의 포위망을 뚫고 370일을 거쳐, 12,500km의 거리를 걸어서 옌안(延安)으로 탈출한 사건이다. 군사적으로는 중국 전역에 홍군의 이념을 널리 알리고, 중요 핵심 지도자급 인물들이 생존했으며 홍군의 전략 전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건이었기에 중국공산당 발전의 중대한 계기요 승전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장정을 통해 홍군의 전략이 게릴라전(유격전)으로 바뀌었고 마오쩌둥이 핵심 지도자로 부상하였다. 선교적 교회들도 이미 네트워크가 되어 있는 지역과 사역자들을 중심으로 선교적 유격전이 부분적으로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3) 중국의 일대일로를 따라 선교적 일대일로 그림을 그려가며 거점을 확보해 가야 할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즉 영어로 One Belt and One Road를 줄여서 말하면 OBOR이다.6) 2014년 11월 중화인민공화국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제창한 경제권 구상이다. 이는 중국과 중국 이외의 유라시아 국가들을 연결하고 협력하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 계획이다. 하나는 육지기반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해상기반의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계획이다. 이 계획은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게 꿈이다. 중국의 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일대일로 계획은 지구상 인구의 63%에 해당하는 44억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이와 관련한 GDP는 전 세계 GDP의 29%인 21조 달러에 달한다. 모든 크리스천들은 선교적 자세를 가지고 ‘선교적 OBOR’ 꿈을 가지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과학자, 유학생, 노동자, 국제 결혼자들과 이민자들을 선교적 인재, 선교적 마중물이 되도록 제자화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4) 선교정신과 순교정신은 분리될 수 없다. “너희는 내 증인이 되리라”는 명령과 축복의 양면성을 가진 분부의 말씀이다. 여기에서 증인이란 헬라어 ‘말투스’란 단어에서 ‘순교자(말티어)’란 영어 단어가 만들어졌다. 복음과 선교를 통한 하나님 나라 완성을 위해서는 순교자가 많이 나오게 될 것을 미리 말씀하셨다. 복음과 함께하는 영성과 어떤 고난과 역경을 받아들이는 힘인 야성과 합쳐질 때 선교적 돌파가 일어날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된 모든 신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제자도의 마지막은 선교’이며, 그 ‘선교의 그림언어는 십자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5) 팬데믹 이후, AI시대에 맞는 선교중국 전략은 역시 AI선교다.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와 위챗, 온라인 화상회의(줌, 구글 미트 등)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대륙과 네트위킹이 가능하고 제자훈련과 양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 선교는 무국경 전략이요, 무작위 대상이며, 무한 사역으로 지평을 넓혀 가는 선교 도구이다. 양질의 유튜브 성경공부와 제자훈련, 더 나아가 지도자훈련 교재들은 만들어서 한 번만 동영상 공유 서비스(유튜브 등)에 올리면 휴식도 없고, 피곤도 모르고, 은퇴도 없이 인터넷에서 무한 사역을 펼치게 되는 시대가 왔다.
나가는 말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는 가정교회뿐만 아니라 삼자교회와의 협력선교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네 가지이다. 첫째는 중국 삼자교회가 기형적인 교회이지만 역시 공교회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아버지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을 살펴보시고 계신다. 하늘 아버지의 마음은 어쩌면 기형인 자녀에게 더 많은 자비의 눈길과 연민을 가지고 계심을 알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현실적으로 중국 삼자교회는 WCC(세계교회협의회)의 회원인 중국기독교협회에 소속된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교회를 통하여 지금까지 성경과 찬송 그리고 신학서적이 공급된 것이다. 셋째로 중국 삼자교회가 현실적인 여러 가지 문제로 한국교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고, 삼자교회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한국교회를 모델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와 역사성을 강조하는 중국 삼자교회로 하여금 교회가 가진 우주성과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을 지향하도록 도와야 할 선교적 책무가 우주적 교회인 우리 신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중국선교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더 제안을 하고자 한다. 한국교회는 중국선교를 세 방향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중국선교사들은 안전 문제를 고려하여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원격사역을 하고, 안전 문제가 선교사에 비해 덜 예민한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삼자교회의 필요를 돕는 선교가 있을 때에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연구하며 선교를 펼쳐 가야 할 것이다.7) 그리고 한국교회와 중국선교사들은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와 중국선교사들은 모르드개와 에스더처럼 협력선교를 통하여 중국교회를 건강하게 성장시켜 세계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로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미주 1) 세계 142개 나라와 지역에 516개 공자학원과 1076개 중소학교 공자학당을 설립했다. 13년간 배출시킨 학생 수는 7백만 명이 넘는다. 그리고 공자학원에서 마련한 문화행사의 수용자는 연 1억 명에 달한다(CRI 중국의 창, 2017년 10월 6일 보도자료 참조). 2) 김영산, 중국 삼자신학(중국 기독교 공작위원회 발간 삼자 50문답)(서울: 도서출판 영문 2004년). 3) Young san Kim. A critical study of TSPM in China(Grace Theological seminary, 2010). 4) 김영산. 중국 가정교회 신앙과 생활(서울: 도서출판 영문 2004년). 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1년 신년사[전문] .중국 중앙방송총국(CMG): 2020년 12월 31일자 참조. 6) https://ko.wikipedia.org/위키백과 ‘일대일로’ 참조. 7) 김영호, 선교중국을 위한 중국교회의 특수성과 보편성, 선교와신학, 2015, vol., no.37, pp. 175-204.
사진 | 네이버 김북경 | 선교사(k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