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1  통권 165호     필자 : SONG KH
[특집] - 특집/ 국내 다문화 사역의 현주소와 과제-중국인 사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사역 이야기

외국인 사역의 경험도 지식도 없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갑자기 부르시고 그들 가운데로 던지셨다. 국내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사역을 시작한 것이다. 내가 찾아간 지역은 외국인노동자들이 많지만 아직 그들을 위한 복음의 접근이 이루어 지지 않는 지역이었다. 처음엔 마냥 낯설기만 했던 사람들이 차츰 친숙해지고 사랑스러워져 갔다.

내 사역의 첫 번째 목표는 그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었다. 이 일을 위해 나는 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필요를 채워주며 다가갔다. 직장에서 인권 문제, 고용주와 갈등, 임금체불 문제, 건강 문제, 병자수발, 핸드폰 개통에서부터 기숙사에 컴퓨터를 설치해 주는 일 등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면 가능한 한 모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땐 마치 내가 하는 일이 종합 심부름센터와 같았다.

하루 최소 열두 시간 근무에 하루 2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일하고 먹고 자는 것만으로 하루가 다 지나갔다. 야간교대 시간에 맞추어서 간식을 싸 들고 회사를 방문하면 그들은 마치 무인도에 있다가 처음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그렇게 반가워하고 또 고마워했다. 이렇게 신뢰가 쌓이게 되면 그들과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주일예배에 초대했다. 실제로 나의 섬김을 통해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게 된 형제들의 경우에 남다른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갔다. 이런 친구들은 직장에서 주일 특근을 요구해도 교회에 가야 한다며 고용주에게 버티기도 했다.

터널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던 친구들에게 있었던 일이다. 하루 열두 시간 고된 노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바로 씻고 식사를 한다. 그러면 내가 성경공부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나는 한편으로 그들의 휴식시간을 빼앗는 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우지 못하고 공부를 시작한다. 하지만 두 시간의 성경공부를 마치고 그들이 내게 하는 말.

“목사님! 일주일에 한 번으로는 너무 부족해요. 예수님을 더 많이 알고 싶어요!”

이런 친구들을 위해 그들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명절 연휴를 이용해서 매년 수련회를 가졌다. 추석 연휴와 설 연휴는 이 형제들과 복음을 가지고 집중해서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이 형제들 역시 명절 연휴가 되면 고향생각이 나서 더 슬퍼지는 날이기 때문에 이 수련회에 참석해서 서로 위로를 받았다. 이때에는 세끼 식사를 형제들이 준비했다. 각기 자기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미리 정하게 하고 그 재료만 준비해 주면 형제들은 즐겁고 신나게 음식을 준비했다. 또 우리가 그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얼마나 좋아하든지.

그 시절 내게 가장 힘든 일은 그런 형제들과 헤어지는 일이었다. 불법체류자로 있던 형제들의 경우, 그들이 체포되면 출입국관리소 구치소에서 그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줄 뿐이다. 하지만 정식 계약기간이 끝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경우에는 한 번에 몇 십 명씩 돌아갔기 때문에 이들과 헤어지고 나면 나는 며칠씩 아팠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힘든 일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뛰어다녀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사랑스러운 형제들은 언제나 고국으로 돌아갔고 나는 또 다시 언제나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야 했다. 교회 사역을 할 때에는 하나님께서 내 수고의 열매들이 내 눈 앞에 볼 수 있게 하심으로 나를 위로해 주셨다. 외국인 사역을 열심히 할수록 해야 할 일은 점점 더 많아져 갔지만 열매들은 고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항상 제자리인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체력은 점점 고갈되어 갔다.

이때쯤 하나님께서 내게 하나의 가르침을 주셨다. 그것은 사역의 열매를 내가 따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의 일은 오직 복음의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것까지만 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가르침은 내가 외국인 사역을 하지 않았더라면 스스로 분별하여 깨달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나는 얼마나 자주 하나님께서 맺게 하신 열매를 가지고 내 것인 양 착각하며 지냈는지. 이 열매를 가지고 얼마나 자주 자기증명의 도구로 사용했는지.

당시에 주일날이면 각각 다른 일곱 군데의 예배처소에서 각기 다른 외국인 형제들과 예배를 드렸다. 그들의 근무 특성상 주일날에도 격주로 근무를 하기에 우리는 최대한 그들이 가까운 지역에서 예배모임을 가졌다. 하루 예배를 돌고 나면 약 180킬로를 운행했다. 그중 저녁8시 예배에 참석하던 한 형제가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귀국하게 되면서 내게 한 통의 편지를 남기고 갔다. 그 형제는 중국 산동성(山东省)의 산골에서 온 형제였다. 그 형제와 함께했던 일행들이 모두 그곳 출신이었는데 이들은 예수의 이름도 처음 들어보았고 성경책도 한국에서 처음 본 사람들이었다. 이 형제들과 친해지기 위해 축구를 함께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도 못해서 물어보니 그날이 난생 처음 축구를 한 것이었다고 대답했다. 그가 출국할 때 내게 한 통의 편지를 남기고 갔다.

“저는 한 가지 꿈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학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예수님을 영접한 후에 인생의 가치관이 크게 변했습니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제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인 것 같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더 잘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은 복음이 필요합니다. 중국은 경제의 성장은 이루어졌지만 사람들의 마음에는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중략)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인생관에 대해 좋은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기독교를 접촉하기 전에는 늘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고 나니 맘이 뿌듯하고 행복해 집니다. 그리고 이젠 나쁜 생각이 머릿속으로 지나갈 때 ‘이런 행동은 하면 옳지 않아’ 하는 작은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나쁜 생각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성령님께서 저에게 하신 일이라고 믿습니다. 때때로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에 사람들이 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복음을 전하는 일에 누군가 앞장서서 감당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사명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저를 선택하시고 부르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후략).

M군 드림


나는 이 편지를 남아있던 회사 동료로부터 전달받았다. 이 편지는 사랑하던 나의 외국인 친구가 남기고 간 편지였지만, 내게는 위에 계신 나의 친구가 내게 주시는 위로의 편지로 느껴졌다. 내가 그에게 한 것은 주일 저녁마다 서툰 말씀을 들려준 것 밖에 없었는데 하나님은 성령님을 통해 성실한 사랑으로 일하고 계셨던 것이다.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시편 84:5-6)  ♣
  

♧ KH | 前  외국인사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