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1  통권 163호     필자 : 김성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광군제(光棍节)를 통해 본 중국 소비시장의 이모저모

 

 


11월 11일
은
중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모두 상업화된 날이다. 한국에서는 빼빼로데이로, 중국에서는 광군제(光棍节)라고 불리는데, 원래 광군제는 솔로데이 혹은 싱글데이로서, 짝이 없는 싱글 젊은이들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스스로 혹은 서로를 위로(?)하는 날이다. 중국에서 광군(빛나는 몽둥이)은 솔로/싱글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하는데, 숫자 ‘1’이 네 번이나 들어간 11월 11일은 ‘솔로/싱글의 날’로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09년부터 알리바바 그룹이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파격 할인행사 등 세일즈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실행하고 그 다음해 경쟁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동(JD닷컴), 쑤닝 등이 가세하면서 광군제는 싱글 청춘들만이 아닌 수많은 중국인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전국 쇼핑의 날로 변신/확대되었다.
 

그렇다면 이 ‘쇼핑 페스티벌’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11월 11일 단 하루 동안 이루어진 거래액은 약 912억 위안으로서 당시 환율로 한화 약 16조 5천억 원에 이른다. (총 거래액 중 69%에 해당하는 626억 위안/11조 3천억 원 가량이 모바일을 통한 구매였다고 한다. 한창일 때는 초당 8만 6천 건이 모바일을 통해 결제되었다고 하니 대단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하루 동안 9천 5백만 명의 중국 사람들이 전 세계 230여 개국에서 상품을 구매했으며, 약 4만개 이상의 기업과 5천여 개의 해외브랜드를 포함한 3만여 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총 600만 종의 제품을 선보였다고 한다. 광군제의 규모를 통해 중국 중산층이 확대되었고 중국 사람들의 평균 구매력이 상승했음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그와 더불어 중국 소비시장에 관한 몇 가지 면모들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소비 품목이다. 스마트폰을 위시한 IT기기의 구매가 가장 많았고 의류, 화장품, 신발, 가방(주로 여성용 백) 등이 뒤를 잇고 있으며 분유와 기저귀 등의 육아용품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위 소비 품목들을 통해 중국의 주요 소비계층 중 여성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셋째, 거래/결제가 이루어진 위치와 상품 배달 장소를 보면 기존의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경제력이 높은 연해의 특대도시(1선 도시)가 아닌, 우시, 정저우, 쿤밍, 동관, 싼야, 타이완 등 내륙의 2선과 3선 도시에서의 거래량과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국 전체의 경제력 증가와 중산층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GDP(국내총생산)에 있어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정도로 파악되고 약 10년 후에 이 비중은 4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소비, 즉 내수확대는 중국 정부의 바람이기도 하다. 개혁개방 이후 최근까지 중국의 경제성장/GDP 성장의 대부분은 수출과 투자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경제불안정과 경기둔화를 포함한 중국의 여러 상황과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수출과 투자를 통한 경제 견인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른바 뉴노멀 시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내수진작/내수확대를 경제정책의 핵심목표로 잡고 있으며 그와 함께 서비스 산업/부문의 확대를 중시한다. 서비스 산업은 보통 제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내수확대를 위한 정책방안이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지, 그리고 중국의 경제성장을 비롯해 내수/소비시장의 여러 측면의 변화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

 


♣ 김성민 |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