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온라인 검열 전략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점점 새로워지고, 더욱 강화되고 있다.” 중국 푸단(復旦)대의 도엉융 금융언론학 교수는 지난 7일 CNN의 기고문에 이와 같이 밝혔다. 9월 28일부터 반중국 성향을 띠는 홍콩의 ‘센트럴을 점령하라’ 시위가 발생하자 중국의 온라인 검열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중국 온라인 검열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웨이보스코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이 점거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폭탄을 쏘며 제압했던 9월 28일 웨이보(微博) 검열 삭제율은 평소의 5배 이상이었다. 총 1만 건 중 150건의 포스팅이 삭제됐다. 그 다음날인 29일에는 사진 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이 중국 내에서 처음으로 차단됐다. 중국의 지나친 검열 행태를 비꼬는 “이제 더 이상 북한을 비웃을 수 없다”는 글은 게재되자마자 사라졌다고 포린폴리시(FP)는 전했다.
◆‘텍스트’에서 ‘이미지’ 차단으로 = 9월 29일 인스타그램이 중국 내에서 차단된 것은 일종의 ‘사건’이었다. 페이스북의 계열사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은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검열 없이 포스팅이 되는 SNS로 꼽히고 있었다. 중국의 인권운동가 후 지아는 FP에 “중국 내에서 나와 같은 인권운동가들이나 젊은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을 많이 이용했다”며 “사진을 공유한다는 특성 때문에 중국 당국은 텍스트 위주의 SNS에 비해 정치적 성향이 약하다고 판단했고, 인스타그램의 포스팅은 검열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29일부터 중국 내에서 생성된 인스타그램 계정은 접속되지 않기 시작했다.
CNN은 “중국 입장에서는 홍콩 시위에서 ‘텍스트’보다 ‘이미지’ 확산 차단에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의 젊은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 중국의 ‘민감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학생과 경찰의 대립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떠올리게 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군다나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 시위대와 현재 홍콩 시위대의 요구는 민주주의와 정치 개혁이라는 공통 화두를 갖고 있다. CNN은 중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은 적어도 내륙에서 이 주제가 논의되는 상황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발빠르게 인스타그램 차단에 나섰다. 중국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나 포털 사이트 소고우(搜狗) 등에서도 홍콩 점거 시위와 관련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사진이나 우산 시위 이미지 등은 찾아볼 수 없으며, 웨이보에서 검색하면 ‘관계 법령에 따라 검색 결과를 표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단정적 사설’로 홍콩 시위 보도 = 모든 언로를 차단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중국 당국도 최근의 달라진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의 언론이 관영으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확산되는 모든 정보를 차단할 수는 없으며, 되레 무조건적으로 차단할 경우 중국인들의 ‘호기심’으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의 경우 매해 4000만 명의 중국인이 홍콩을 방문하는 등 오프라인에서의 교류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중국 현지 언론이 아무것도 보도하지 않을 경우 ‘잘못했기 때문에 보도하지 않는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도 교수는 “일반적인 홍콩 시위 정보는 차단하고, 관영 언론들은 아예 뉴스보도 대신 사설을 싣고 있다”며 “사설은 뉴스보도가 아니기 때문에 맥락상 ‘홍콩 시위대가 잘못했다’는 인상을 중국인들에게 충분히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보도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피할 수도 있고, 중국인들의 호기심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면서도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끌고 갈 수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를 다루며 반복적인 단어를 사용해 이미지를 구축하는 ‘고전적인 프로파간다 공격법’을 꺼내들었다. 홍콩 시위대를 다루거나 묘사할 때는 꼭 ‘불법(illegal)’이라는 표현을 붙이고,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의 조치나 발언을 표현할 때는 ‘법에 따르면(in accordance with law)’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붙였다. 홍콩 시위대는 ‘악’, 렁 장관은 ‘선’이라는 이미지를 암암리에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체제 우호적 댓글 알바 조직 = 댓글을 하나 달 때마다 5마오(약 85원)의 돈을 받는 조건으로 온라인 상에서 ‘댓글 알바’들도 친정부 여론조성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당국 소속의 우마오(五毛)당 일원들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여기에 더해) 중국 당국은 배우 런청웨이(任程偉)와 같은 친중국 성향의 파워 유저가 ‘홍콩 동포들아, 호들갑 좀 그만 떨어라. 너희들 너무 멀리 갔어’ 등의 포스팅은 삭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놔뒀다”며 “그를 좋아해서 팔로잉한 많은 일반인들에게 퍼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진화한 온라인 검열’은 예상보다 훨씬 잘 작동하고 있다. 포브스, CNN, FP, 가디언 등 외신들은 중국 당국을 비판하면서도 한 목소리로 “중국의 일반인들은 홍콩에서 현재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진화한 검열이 ‘안타깝게도’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판 온라인 매체들에 홍콩, 홍콩 경찰을 검색하면 홍콩 내에서 평소와 다름 없는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나 가족과 저녁을 먹고 있는 사진들만 나온다. 시위와 관련해서는 “점거로 인한 교통체증 때문에 화가 난다”는 내용이나 한 달 전에나 있었던 홍콩 내의 친중국 시위가 ‘가장 정확성이 높은 검색 결과’로 등장한다. 심지어 ‘우산 혁명’을 검색하면 우산을 판매하는 가게가 검색 결과 상위에 등장할 정도다. 약 2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되는 홍콩의 점거 시위가 가장 격정적이었던 지난 1일 웨이보의 트렌드 토픽 1위는 ‘국기와 함께 찍은 셀피(셀프 카메라)’였다. 포브스는 “아무래도 우리는 ‘중국의 봄’을 금방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문화일보|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출처링크|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10100103333227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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