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목사와의 만남은 그가 담임하고 있는 O 기독교회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푸근한 인상에 듬직한 풍채를 가진 T목사는 한국에서 온 기자를 넉넉한 웃음으로 맞아 주었다. 그는 O성 교회 상황과 O 기독교회, 그리고 자신의 사역에 대해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고, 중국 서부지역에 관심을 갖는 한국 교회에 거듭 감사를 표하였다.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이 교회의 내력을 설명해 주십시오.

저희 교회는 1889년 중국내지회 소속의 영국 선교사가 설립한 교회입니다. 1949년 해방 이후 (공산화)이후 외국 선교사들이 전부 자기 나라로 돌아갔을 때 교회에 남은 200여 명의 성도들은 중국인 목사의 인도 아래 신앙생활을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958년 정부의 압력에 의해 문을 닫게 되었고 교회당을 비록하여 모든 교회 재산이 정부 소유가 되었지요. 다행스럽게도 1981년 개방 이후 변화된 종교정책에 따라 교회 재산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 10월 부활절에 교회는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의 예배당은 1984년에 건축한 것입니다. 1981년부터 지금까지 1만여명이 세례를 받았고, 매년 500~ 700여 명씩 신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주일 예배는 2부로 나뉘어 드리고 있는데 1부 예배 약 1천 8백여명,  2부 예배 1천여명의 신도가 출석하고 있습니다. 지금 신도 수에 비해 예배당 규모가 너무 작아서 주일예배때 길가에까지 나가서 예배를 드릴 정도입니다. 본 교회 외에도 시 부근의 30개 처소교회를 관리하고 있는데,8명의 교역자들이 돌아가며 목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교회 목회자로 부임하게 되었습니까?

저는 사실 어려서부터 이 교회를 다닌 토박이 신도입니다. 그렇지만 이곳이 고향은 아닙니다. 원래 허난성 출신인데,12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와 함께 이 지역으로 오게 되었죠. 사실 어머니는 제가 아주 어렸을때 저를 하나님께 드리셨답니다. 하지만 저는 열여섯 살 때부터 직업을 갖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공개적인 활동을 할 수도 없었던 때였고요. 그러던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주님의 영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형식적인 종교가 아닌 인격적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난 것이지요.

그 후 6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는 가운데.. 말씀을 읽으면서 점점 신앙이 성장했습니다. 그 때 이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지금의 제 아내와 제가 청년집회의 개척자였어요. 스물 두 살이 되었을때 교회는 저희 둘을 베이징의 옌징신학원으로 파송하였습니다. 신학원 졸업 후 이 교회가 교역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제가 이곳으로 오는 것을 매우 반대하셨습니다. 아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곳에서 힘들게 사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으셨던 것이지요. 하지만 십자가의 길을 걷기로 결단한 제 뜻을 상세히 설명 드리자, 그때서야 이전에 저를 주님께 드린 사실을 기억해 내시고 기꺼이 허락하셨습니다.

현재 30대 중반인 T목사는 1993년 목사 안수를 받았는데 당시 안수 받은 이들 중 가장 젊은 목사였다고 한다. 옌징신학원을 수석 입학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신학원에 남아서 교수로 일해줄 것을 요청받기도 하였으나 성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결국 이 교회로 돌아온 것이었다. 한참 그의 간증에 귀 기울이고 있을 대 T목사의 부인이 들어왔다.T목사의 신학교 동기인 그녀 역시 이 교회의 목회자로서 자매 모임 지도자, 훈련반 강사로 활발하게 교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사역이 많아서 매우 바쁘실 것 같은데 목사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시작됩니까?

보통 매일 아침6시30분에 교역자 기도회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기도모임이 끝나면 각자 개인기도시간을 갖습니다. 그 후에는 각종 심방, 모임 및 설교 준비, 시 외곽 처소교회를 돌보는 일 등으로 매우 분주 합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6시30분에 제가 인도하는 청년집회가 있는데 보통 200~300여명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청년이란 40세 이하의 청장년을 의미합니다.(웃음) 토요일 오후에는 성경공부반도 인도하지요.

제가 지금 무엇보다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작년 11월부터 공식적으로 문을 연<지도자 훈련센터>입니다. 전체 3년 과정으로 1년에 3개월동안 숙식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의 연령은 22세부터 62세까지 다양하며 이 지역 곳곳의 처소지도자들을 모아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지금 2년 과정을 마쳤고 나머지 3개월이 남았습니다. 저는 이 훈련과정의 전체 책임을 맡고 있으며 동시에 수업도 강의해야 하기 때문에 5월부터 7월까지 가장 바쁜 일과를 보내게 됩니다.

훈련센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더욱 반짝이는 그의 눈빛에서 이 훈련반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배양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는 97년부터 이 지역에 성경학교가 세워지기를 위해 기도하고 십일조를 모으면서 힘을 기울여왔다. 또한 종교사무국 관리들을 수체례 만나 설득하고 거절당하기를 수없이 반복하였다. 결국 99년 11월 기적과 같이 국무원 비준이 통과되어 훈련반이 문을 열수 있게 된것이다. 

이 훈련반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입니까?

성 전체 530만 인구 중 기독교인은 3만 5천 명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삼자 통계- 필자 주) 전체 43개 현마다 등록된 집회소가 있긴 하지만 지도자도 없고 따로 예배를 드릴만한 장소도 없어 세를 얻거나 신도들의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회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도자를 목양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 지역의 특징은 소수민족들이 많고(성 전체인구의 48%) 경제저긍로 낙후되어 이씅며 교육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훈련반은 농촌등 낙후된 지역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훈련생의 대부분이 초등학교 졸업 정도의 수준이지만, 목양, 전도의 능력이 있는 이들입니다. 더 많은 성도들이 훈련에 참가하고 싶어하지만 아직은 여러 여건상 훈련생을 많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점입니다.

이 훈련반의 또 하나의 목적은 장차 변경지역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할 전도자를 키우는 것입니다. 라마불교와 이슬람을 신봉하는 소수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그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기는 쉽지 않고 그들도 공개적으로 예수님을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장차 이곳에 가서 하나님을 섬기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섬길 사람들이 저희 학교를 통해 배출될 것입니다. 아직까지 소수민족 훈련생은 없지만, 그들에게도 훈련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습니다. 훈련을 마친 이들은 전도자로서 또한 교회지도자로서 각자 자기 지역으로 돌아가 맡은 바 사명을 감당할 것입니다.  

인터뷰를 정리하며 한국의 성도들에게 부탁할 기도제목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으니 역시 훈련반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하였다. 자세한 설명은 없었지만 중요한 사역인만큼 주위의 방해도 만만치 않은듯 느껴졌다. 훈련받는 이들과 이들을 가르치고 섬기는 5명의 교수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이들을 서부지역 복음화의 귀한 일꾼으로 사용하실 것이 기대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올바른 삼자교회  지도자 한 사람을 만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뿌듯했다. 그가 비록 삼자라는 울타리 안에 그의 비전과 열정과 소망은 결코 그 울타리 속에 갇혀 있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시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인 복음의 전진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건강한 중국교회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인터뷰 정리/ 한영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