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에 있어 ‘출구전략(Exit Strategies)’은 선교사(혹은 선교단체)가 어느 지역에서의 선교사역을 종료하거나 선교사가 사역하던 곳을 떠나기 위하여 충족되어야 할 조건이나 지표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 상황에서 지켜야 할 과정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즉 선교에 있어 ‘출구전략’이란, 선교사가 선교지에 들어가서 선교 전략과 철학을 따라 여러 모양으로 선교 사역을 하다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사역을 마무리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선교의 본질을 드러낼 수 있으며, 향후 하나님의 선교 발전에 유익할 것인지를 고려하여 선교의 적절한 마무리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교동원과 파송, 선교지 정착과 선교전략을 위하여 연구하고 노력하는 동시에 ‘출구전략’ 또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여 적절한 선교의 이양(移讓)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양(移讓)이란 문자적으로 ‘권리나 재산을 넘겨줌’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선교이양’을 말할 때에는 선교와 현지교회 지도력의 이양, 선교사의 재산과 재산권의 이양 등이 포함된다. 선교의 이양은 현지교회의 전반적인 토착화와 연결되어 논의되어야 현지에서 자발적인 배가운동을 일으키는 토착화운동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헨리 벤(Henry Venn)은 영국의 교회선교협의회(CMS)를 섬긴 행정가이며, 이른바 ‘삼자이론’으로 불리는 19세기 ‘토착교회론’의 아버지로 불리며, 선교의 목적을 “복음전파와 교회설립, 선교와 식민주의의 결탁을 철저히 비판하고 배격,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하여 자치하는 토착교회가 되게 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선교의 안락사(euthanasia of a Mission)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선교사는 현장의 한시적 존재이지 영구적 존재가 아님을 주장하였다. 그가 주장하는 삼자(三自)이론의 차원에서 3단계 선교 전략 즉, 첫째 단계로 현지교회 설립 즉시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고, 둘째 단계는 현지교회가 경제적인 면에서 목회자의 생활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고, 셋째 단계로 지역교회 목사들과 평신도 대표들 중심의 협의체 구성’이라고 하였다. 헨리 벤은 “현지 목회자 아래 잘 훈련된 회중이 있어서 목회사역을 그들의 손에 넘겨 줄 수 있고, 현지 목회자를 감독하는 일도 점점 줄어들어 더 이상 필요치 않아서 제반 사역이 선교(혹은 선교사)로부터 확립된 현지교회 즉 토착 신앙공동체에 이양(移讓)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주장하였다. 출구전략은 당연히 선교사의 관점과 아울러 현지교회와 현지선교회, 교단 선교부, 파송 선교부, 현지지역교회연합회, 현지인 교단 등의 관점에서도 논의되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선교지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선교 사역의 시작부터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선교지의 상황은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고, 선교국가의 종교정책에 따라 비자를 받지 못하거나 입국을 거부당하는 등의 돌발적 상황도 있을 수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선교에서의 출구전략은 선교의 모든 영역에서 계획되어야 하고, 출구전략의 시행 또한 단계적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선교학자들이 제시한 전략적 혹은 단계적 모델이 있어 출구전략을 계획하는데 도움이 될 것 이다. 

피터 와그너(Wagner)는 4단계로 선교이양 계획을 말하였는데, 1단계는 선교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것, 2단계는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제자화가 시작되고 교회가 발전하는 것, 3단계는 현지교회가 자율적이 되어 선교사는 자문의 역할을 할뿐 교회는 내부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것, 4단계는 현지교회가 선교를 시작하고 선교사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것을 모델로 제시하였다. 

헤롤드 풀러(Harold Fuller)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4P의 단계를 통해서 출구전략을 제시하였는데, 1단계는 개척자(Pioneer) 단계로 선교사가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단계, 2단계는 부모(Parent)의 단계로 부모의 입장처럼 현지교회와의 관계를 맺고 성장시켜가는 단계, 3단계는 동역자(Partner)의 단계로 현지교회가 성숙의 단계에 이르러 동등한 관계가 형성되는 단계, 4단계는 참여자(Participant)의 관계로 현지교회가 교회의 모든 사역에 주도권을 가지고 책임을 지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단계로써, 이때 선교사는 다른 지역에서 1단계 개척자(Pioneer)의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

선교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수고하고 애쓰며 세워온 교회, 온갖 고난과 핍박과 위험을 무릅쓰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하며 살아온 자녀 같은 성도들을 두고 그곳을 떠나는 것은, 어쩌면 선교사들에게 뼈를 깎는 아픔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사도 바울을 따라서 우리도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그리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선교사를 절대로 필요로 하는 이들을 향하여…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참고문헌
톰A. 스테픈, 『타문화권 교회개척』-단계적 철수와 재생산이 가능한 교회개척-, 김한성 옮김, (서울: 토기장이, 2012).
남정우, “한국선교 출구전략에 관한 소고”, 『복음과 선교』제20집.
방콕선교포럼위원회, 『한국선교의 출구전략』, (서울: 예영커뮤니케이션, 2012).



김아모스 | 빌리온선교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