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학자인 랄프 윈터(Ralph Winter) 박사는 개신교선교를‘세 시대(三時代)와 네 명의 사람’으로 구분하였는데, 첫 번째 시대는 윌리엄 캐리로부터 시작된 ‘해안선선교 시대’, 두 번째 시대는 연안 지방을 벗어나 중국 내륙에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허드슨 테일러로부터의‘내지선교 시대’이며, 세 번째 시대는 지역이 아닌 언어와 인종개념으로 접근한 한 카메룬 타운젠드(Cameron Townsend)와 도날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을 통해 시작된‘종족개념의 선교 시대’이다.  

선교의 남은 과업을 파악하는 일에 있어서 종족(種族)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982년에 정의된 종족개념은‘그들 스스로가 서로에 대해 공통의 친화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사람들의 제법 규모 있는 집단으로 민족적, 사회학적인 집단’으로 되어있다. 즉‘언어와 문화를 공유하기에 친화력을 가지고 있는 그룹으로, 복음화 관점에서 본다면, 이해나 수용의 장벽에 부딪히지 않고 교회개척 운동으로 복음이 확산될 수 있는 가장 큰 집단’을 하나의 종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종족개념은 지역중심으로 생각하던 선교역사에 새로운 선교의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일반적으로 종족집단은 인종언어학적 종족(ethno-longuistic people group)과 사회학적인 종족(ethno-Sociological people group)으로 분류하는데, 랄프 윈터는 종족집단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그 첫째는 인종언어학적 종족으로 공통적인 혈통, 역사, 관습, 언어 등 동일한 전통을 공유하는 인종 또는 종족집단이다. 둘째는 사회적 종족으로 공동 관심사나 직업 등의 어떤 목적을 매개로 하여 형성되는 비교적 작은 사회적 집단으로 도시 이주민과 같은 사람들이다. 셋째로 단일 최대종족(unimax peoples)으로 규모로는 인종언어학적 종족과 사회적 종족 중간에 위치하며 복음 운동이나 교회개척 운동의 대상이 될 만큼 충분히 단일화 된 크기의 집단을 말한다.

신구약성경에서도 종족개념을 찾아 볼 수 있다. 구약에서의 종족개념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암(am)과 이방민족들을 지칭하는 고이(goy)로 크게 분류된다. 세부적으로 본다면 어떤 특정 지역에 살고 있는 동일한 문화, 언어,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는 민족으로서의 에레츠(eretz), 언어로 구분되는 라손(lashon), 혈연을 중심으로 한 씨족, 종족으로서의 미쉬파카흐(mishpachah)가 있다. 선교학적인 의미에서의 족속개념은 광의적으로는 고이(goy)에 속하고, 협의적으로는 언어, 문화, 사회구조, 때로는 혈연적 측면도 포함된 에레츠, 라손, 미쉬파카흐의 복합적 집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신약에서의 종족개념은 일반적으로 에쓰네(ethne)로 통용되고 있다. 마태복음 28장 19절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대사명을 주시며“가라”말씀하셨고, “모든민족(종족,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다. 계시록 7장 9절에서는 주의 날에 보좌에 앉으신 어린 양 되신 우리 주님을 찬송할 사람들을“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마태복음 21장 4절에서는“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여기서 언급되는‘족속’이나‘민족’등은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그들이 이방인의 총체적인 의미이든 어느 특정 지역의 집단이든 분명한 것은 이들에게 복음이 증거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종족개념은 현대선교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많은 선교학자들과 선교계에 확산되었다. 1974년에 스위스에서 열린 로잔 대회에서는 랄프 윈터가 종족개념을 이용하여 미전도종족선교를 주창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언어, 문화, 사회 구조 등의 요소로 구분된 종족이 전 세계에 24,000종족이 있다고 보았으며, 이들 중 언어나 문화, 정치와 종교 등 제 요인에 의해 복음을 전혀 듣지 못한 종족(미전도 종족)이 상당수 있다고 하였다. 아울러서 1977년 로잔 전략회의와 1980년 파타야 회의를 통해 미전도종족의 개념을 정립하여 미전도종족을‘토착 교회가 없는 종족’으로 정의한 바 있다.

이러한 종족개념에 따른 종족수를 보면, 먼저 인종언어학적으로 분류된 종족은 《세계기도정보》에 따르면(약 7,000여 개의 언어가 있음) 약 12,000종족으로 분류하며, 사회학적 종족의 수를 약 24,000종족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의 예를 살펴보자. 중국은 56개 민족(종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것은 정치적인 요소가 결정적으로 작용된 숫자이고 공식적인 민족 구분일 뿐 실제로 선교학에서 말하는 종족개념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 위클리프에서는 169개 종족을 말하고, AAP(미전도종족입양본부)에서는 225개 종족을, 《세계기도정보》에서는 440개 종족을 말하는 등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선교현장에서는 실제적으로 이것보다 더 다양한 개념의 종족이나 그룹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종족개념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직도 복음을 필요로 하는 종족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며 구체적인 전략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 때다.


※참고문헌
김성태, 『세계선교전략사』, 서울, 생명의말씀사, 1998.
『International Journal of Frontier Missions』, October 1990.
『2007 한국교회대부흥 100주년기념 선교전략포럼논총』, 2007.
전략정보네트워크선교사 훈련원의 SiReN 훈련교재.

김아모스 | 빌리온선교회 한국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