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만에 만난 인격적인 하나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그동안 세상을 향했던 관심들을 미련없이 배설물처럼 버렸다. 관심도 없었던 교회의 몇 가지 직분들을 자진해서 담당하면서 세상의 관심과 친구들도 거부하며 하루종일 교회식구들과 희노애락을 나눴다. 그러기를 몇 년 후 성령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회복하고 또 몇 년 후 십자가위에 계신 예수님을 체험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 후, 교단에서 실시하는 선교사훈련 과정을 수료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은혜는 좀더 전문적인 과정들이 필요하시다고 생각하신 듯 하다. 내게 Y선교단체에서의 제자훈련학교를 통하여 정체성의 확인을, 간사의 섬김의 시간들을 통하여 경청과 존중과 섬김과 기다림을 묵상하고, 성경연구학교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에 대한 사랑의 편지를 읽고,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기까지, 그분은 인내하시며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다. 기초상담학교과정을 통하여 나의 분노의 원인들, 리더들에게 퍼부었던 정죄와 판단의 원인들을 찿아내고, 경청이 아닌 적극적 경청이 상담의 기본적인 것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순교자를 부르시는 하나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선교사를 위한 준비를 몇 과정, 선교지에서의 실습기간들을 경험하고 단기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중국에 정착하게 된다. 집세를 선불하고 나니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학비가 없었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부근 대학교 1학년 학생과의 언어학습을 10개월 간 할 수 있었다. 지역에 대한 리서치를 계속하다가 중원에 있는 고도의 도시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선교여행을 떠난다. 10여일의 땅밟기는 애통하는 마음으로 가득차가고 서북쪽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에 순종하며 a주에 b시를 지나 c마을에 도착한다. 지인의 도움으로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원주민 한 가정을 방문한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출생을 축하하고 사진을 찍어 그 원주민 가정에 전해주었다. 이 자리는 복음을 전하기위한 매개체의 자리였다. 화사한 햇빛을 받으며 누워있는 아기와 그 옆에 다소곳이 아기의 언니인양 엎드려있는 늙은 고양이와 지인과 할머니와 아기의 어머니의 담소를 바라본다. 문득 따뜻하고 세세한 아버지의 음성이 들린다. “이곳에 순교자가 필요하다” 나는 대답한다. “그 순교자가 누구입니까? 저의 지인 인가요, 이 집의 며느리 인가요, 아기 인가요, 아니면 할머니 인가요?” 아버지는 침묵하신다. 

일정에 따라 다시 내가 머물던 곳으로 돌아온다. 그 날도 아침에 눈이 뜨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성경을 읽고 묵상한다. 나의 호흡은 바로 성경말씀의 묵상이었다. 묵상을 하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는 것은 이미 내게 생활화되어 있었다. 묵상 중에 세세한 대화는 계속된다. 내가 묻는다. “저에요?” 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네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조금 생각하다가 내가 다시 대답한다.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명절을 앞두고 있고, 집 계약기간도 남아있어요. 또 제게 급한 일 가운데 몇 가지는, 그곳에 가려면 기차는 몇 번을 갈아타야하는데 아는 사람들도 없고, 기차가 계속 연결되는지도 알 수 없고, 말은 서툴고, 추운계절이라는 거에요. 만약 가게 된다면,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도록 비행기로 가서 오후 4시경에 도착할 수는 없나요?” 이러한 나의 현실적이면서도 상세한 어리석은 질문에도 아버지는 차분히 말씀하신다. “지금 금식을 하면 어떠니? 나의 마음을 좀 더 알고 싶지 않니?” 나에게 금식은 그 분과의 또다른 기쁨의 만남이었기에 주저하지 않고 “네” 라고 대답한다.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내가 가야할 지역의 직항요금과 도착 시간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였다. 알아본 결과, 직항은 없고 경유를 해야하는 것, 경유도시에서 하루 자야하는 것, 오후 4시 전 도착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식을 통한 기쁨과 소망은 다음 날 까지 계속되었다. “그런데 언제갈까요?” 그리곤 달력으로 시선을 옮긴다. 23, 24, 25의 숫자가 클로즈업된다. 마음 가운데 24일로 정해진다. 오전 중에 여행사로부터 전화가 온다. 아침 7시 출발 b도시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하여 a시에 3시경 도착하는 티켓을 확보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아버지께 감사기도를 올려 드리며, 여행사 직원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 티켓의 날짜는 언제지요?” 직원이 대답한다. “1월 24일이에요.” 이 말이 끝나자마자, 내 안에는 큰 감동이 밀려온다. 그리고는 아버지 하나님께 결단을 고백한다. “알았어요, 알았다니까요.” 

서둘러 이사 준비를 한다. 이불과 그릇 몇 가지와 책들을 부치고,  나머지 짐은 이사오는 지인에게 flowing 한다. 나는 1년에 한 번 정도 한국에 있는 중보기도 동역자에게 전화를 하곤한다. 이사를 준비하면서는, 만난 적도 없이 이름만 알고 있는 분에게도 전화를 해 중보를 부탁한다. 도청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못하지만, 서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것과, 학교에서 언어를 공부할 계획이 있음을 전한다. 중보자는 학교의 등록금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다는 힘을 실어준다. 기도로 중보하는 동역자가 있다는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힘이 되는 일이다. 

이사가는 a 도시에 학교 안에 외국인유학생이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예약해 달라고 지인에게 부탁하였다. a시로 출발하기 며칠 전 a시에 지인에게서 전화가 온다. “학교안에 외국인유학생기숙가 아닌 다른 곳에 집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제가 도착하기 전에 한국으로 출산때문에 한국으로 가는 가정이 있는데 그곳으로 이사하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어떤 지인께서 선생님을 추천했지요.”  a시에 도착하여 그 집을 들어가면서 나는 “하나님 저에게 격려가 필요하셨군요.” 라고 고백했다. 훈련 기간 4년 동안의 공동생활은 한 평 남직한 방에 2∼4명이 함께 거주하는 공간이었다.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면 문 앞에 자는 형제를 깨워야 하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저녁에 물을 먹지 않기도 했다. 지금 예비하신 집은 넓은 공간과 마당과 화장실도 2개나 있다. 방 중에 하나는 예배실로 꾸민다. 잠잠히 하나님과의 대화하는 공간이다. 눕기도하고, 엎드리기도하고, 담소도하는 소망의 방이다. 나는 양털만 물에 젖어있는 모습만을 청했는데, 10개월의 예배처소와, 엘리야에게 보내주셨던 까마귀처럼 만나본적도 없는 손길을 통하여 한 학기의 학비를 우선 보내 주셨다. 할렐루야 !!                     

건조한 이 땅에 성령의 단비를
새해가 시작될 무렵 도착한 후, 매일 주(州)정부의 대문 앞에서 간구와 선포를 반복한다. “고레스왕을 움직이신 하나님 이곳도 역사해 주세요. 이 땅의 거민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시켜주세요.” 여행을 계속하면서도 묻는다. “제가 순교해야 하는 곳이 여기인가요? 순교의 땅은 교회의 시작 이라는데…. 건조하기 그지없는 이 땅에 성령의 비와 바람과 성령의 불이 임하게 하여 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는 가운데, 비가 왔다. 처음으로 비가 온 날은 나의 생일날이었다. 빗소리만 나면 나는 빗소리를 따라 빗길을 걷고 뛰면서 감사와 찬양과 소망으로 온 몸과 영혼을 적시곤 한다. 하루는 성령의 비가 계속되면서 우산을 써야 되는 경우가 있었다. 부근의 상점을 들어가니 평소에 구경만하고 안수했던 운동화를 저렴하게 세일하고 있었다. 색깔과 가격은 나로 생일을 자축하게 하셨다. 덤으로 주시는 격려도 계속된다. 예배자가 있는 곳은 환경이 회복된다. 사람이 회복된다. 기후가 회복된다.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할렐루야 !

마지막 그날까지 예배자로!
몇 년 동안의 그 많은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역사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한 것은 단순한 것이었다. 단 하나 순종과 순교의 고백 그것 뿐 이었다. 믿음의 고백과 사랑의 대화는 계속된다. 단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자로 있을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얼마 남지 않는 호흡할 수 있는 시간들을 하나님과의 친밀감 안에 계속되는 시간으로 더욱 빚어가고 싶다. 그러기 위하여 매 순간들을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자로 있기로 선포한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이사랑 | 중국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