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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3  통권 209호  필자 : 박지화  |  조회 : 3186   프린트   이메일 
[특집] - 2020년, 선교단체에게 듣는 중국선교 사역과 비전
선교중국의 활화산, 제주섬



중국선교 변화에 따른 재배치

2013년 〈중국을주께로〉1/2월호에서 ‘시진핑 시대와 중국교회 전망’이라는 주제의 특집을 다루었다. 그중에 대니엘 오는 ‘시진핑 시대와 중국교회 그리고 선교환경 변화 대처’라는 주제의 글에서 중국선교의 환경 변화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전망한 바 있다.

“한국교회는 실제로 중국교회를 도울 수 있는 기간이 짧아야 10년, 길어야 2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중국적인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때이다. 이를 위해 중국교회의 인력 개발 시스템을 구축, 선교사가 없어도 현지 사역자들이 지도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사역의 토착화, 자립 선교를 시도해나가야 한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부터 크리스천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감정과 예감으로 대처 방안을 세우지 말고 다양하게 정보를 수집, 철저히 분석한 뒤 위기 종결과 사후 관리까지 고려하는 전방위적인 위기관리 대책이 요청된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선교사들도 이를 감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많은 동역자들이 비자발적 혹은 자발적으로 사역지를 떠나고 있다. 나는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적인 인도하심이라고 믿는다. 이제 중국교회는 청년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빠른 이양이 필요한 시기이다.”

실로 공감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허드슨 테일러가 “선교사의 사역은 건축의 거푸집과 같다. 뼈대를 세우고 집 모양이 완성되면 거푸집을 뜯어낸다.”고 했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가슴에 와 닿는다.

2012년 태국에서 재중선교사협의회 총회를 마친 후 2013년부터 서서히 회장단들이 조사를 받기시작하면서 하나둘 강제출국을 당하기 시작하였다. 필자 역시 그 즈음 입국거부를 당하였다. 그 후로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선교사들이 줄지어 추방을 당하거나 비자거부, 입국거부를 당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선교사 추방은 중국의 정책에 따른 현상이지 결코 선교사 개인의 잘못이나 실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선교사들의 처지는 마치 실패자와 같았다. 사역도 생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포자기와 상실감에 지쳐가기도 하였다. 교단이나 파송교회에서도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인지라 비자발적 귀국에 대한 이해와 대안의 부재로 인해 선교사들은 극심한 외로움과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수많은 선교사들이 강제출국을 당하자 선교단체나 교단에서는 비로소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며 전략적 선교사 재배치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게 되었다. 많은 선교사들이 동남아, 동북아를 중심으로 재배치되어 나가고 있다. 선교사의 재배치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중국이다.

선교중국을 알리는 신호탄
시진핑 체제의 등장과 함께 중국사회의 큰 변화 속에서 기독교도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중국화한 기독교’ 즉 공산당 통치에 적극 협력 동화하는 종교가 되도록 거센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에 등록되지 않은 교회의 건물과 십자가가 철거되고 이를 반대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핍박을 받고 구금되는 일들이 거듭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는 기독교 신앙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성경 자체를 변개시키려는 노골적인 시도마저 진행되고 있다. 당과 국가에 의해 지배받는 교회로 만들어가기 위해 현재 진행되는 핍박과 파괴는 문화대혁명 때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초대교회 시대의 박해를 생각해볼 때 핍박에는 하나님의 큰 섭리와 계획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루살렘에만 머물러 있던 복음이 온 유대와 사마리아에 퍼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위기이지만 하나님께는 세계선교를 위한 기회인 것이다. 핍박으로 인하여 중국 성도들은 오히려 신앙적으로 더욱 결속되고, 복음의 불꽃은 뜨겁게 타올라 세계로 확장되어 갈 것이다. 2030년까지 2만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선교중국2030’의 비전을 따라 젊은 중국인선교사들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작은 불씨가 흩어져 온 산을 태우듯이 하나님은 잃어버린 영혼의 구원을 위해 복음의 일꾼들을 흩으시고 계신다. 중국이 더 이상 선교의 대상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선교의 주체가 되어 열방을 향해 복음을 들고 나아가는 선교중국의 시대로 돌입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수십 년의 선교경험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비자발적 귀국 선교사들은 선교중국의 파트너로서 중국인선교사들과 협력하고 연합함으로써 세계선교의 남은 과업을 완수해야 할 것이다.

세계선교의 보물섬, 제주


선교중국 시대의 요충지인 제주

중국어문선교회는 ‘중국을 주께로’ 라는 비전을 품고 지난 30년 동안 교육과 문서사역으로 한국교회를 섬겨왔다. 중국인 디아스포라가 세계로 흩어지고 비자발적으로 중국을 떠난 한국선교사들이 그들을 찾아 재배치되는 상황를 보면서 중국어문선교회는 부담감을 갖고 기도하게 되었다.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시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우리 중국어문선교회를 향하신 뜻과 방향은 무엇일까? 구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제주로 오게 되었다.

제주에는 18,000명 이상의 중국인 디아스포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유학, 이민, 취업, 무역, 여행, 국제결혼 등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이미 영주권을 취득하고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이들을 위한 디아스포라선교는 단순히 이주민의 문제를 뛰어넘어 하나님의 말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선교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 도전과 기회가 된다. 제주에서의 중국선교는 새로운 기회의 문으로 열려있다. 이것은 분명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위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중국유학생을 향한 선교는 이들이 장차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인재들이기 때문에 중국교회의 부흥을 위한 선교 자원을 일으키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제주는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많고 중국과 근접한 거리에 있어 교통상의 유리한 점이 있다. 2003년부터는 비자 없이 1개월 관광체류를 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중국인들이 드나들기가 수월하게 되었다. 더욱이 제주에는 다양한 유형의 수양관과 팬션, 리조트 등이 구비되어 있고 한국교회들의 선교에 대한 열정과 섬김이 준비되어 있다. 이런 좋은 조건을 구비한 제주에서 크고 작은 선교중국에 관한 세미나와 포럼, 선교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여러 교단이나 선교단체,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학훈련, 뜨레스디아스, 선교사훈련 등 다양한 훈련과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제주도에는 2019년 현재 중국인교회가 12곳이나 세워졌고, 헌신된 중국인목회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가고 있다. 중국어문선교회는 중국선교협의회, 중어권선교협의회 등과 연합하여 ‘선교중국포럼’, ‘선교중국2030대회’, ‘세계화교요식업선교대회’ 등을 섬겼다. 또한 선교중국어의 권위자인 김란 교수님의 섬김으로 한족, 조선족, 한국인을 대상으로 통·번역학교와 중국어성경문법반, 회화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선교중국시대의 필요에 대비하여 실력을 갖춘 사역자와 통역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한 과정들이다. 이와 더불어 두란노아버지학교와 협력하여 중국에 건강한 가정을 세우기 위한 사역으로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부부학교, 어린이캠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 중국선교의 전진기지는 홍콩이었다. 홍콩이 중국으로 들어가는 관문도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콩에는 중국선교를 하는 많은 기관들이 밀집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제주가 홍콩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과거 홍콩이 중국선교 시대의 전진기지였다면, 지금 제주는 선교중국 시대의 중심기지가 되고 있다.

제주에서의 효과적인 선교방향
제주에서 일어나는 선교적 상황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접한 제주의 한국교회들은 큰 감동과 도전을 받고 중국선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하나님께서 제주를 선교중국의 중요한 허브로 삼고 구체적인 일들을 진행하고 계심을 인식하고 제주의 교회들도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사용되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제주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선교사역들을 위해 교회가 중보기도하는 가운데 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으로 이러한 사역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제주를 찾는 많은 중국교회의 목회자들과 선교팀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런 고민은 제주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인선교사들이나 중국인 사역자들도 동일하게 안고 있는 문제였다. 선교사와 중국인 사역자들은 각자 섬기고 있는 사역들을 플랫폼에 내놓고 함께 협력할 공통분모를 찾고자 하였다. 이들에게는 선교와 목회와 신학에 대한 전문성과 재능과 은사가 있다. 여기에 선교단체의 선교전략과 교회의 중보기도와 인적, 물적 자원 모두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이루어진다면 선교중국의 비전을 이루어 나가는 데 큰 시너지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2017년 6월 한국교회, 중국인교회, 선교단체, 한중선교사, 중국선교에 관심 있는 성도들이 연합하고 협력할 수 있는 연합기구로서 MCJ(Mission China in Jeju, 선교중국제주)가 발족되어, 선교중국의 동력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되었다. MCJ라는 유기적인 네트워크의 구축을 통해 모든 참여자들은 소통과 가치나눔과 연합을 효과적으로 이루어가고 있다. MCJ는 하나님이 주신 Golden time을 놓치지 않고 선교중국과 세계선교에 기여하는 통로로 쓰임받고 있다. 중국어문선교회가 이 일에 작은 섬김으로 함께 참여하고 있음에 감사드린다.

MCJ는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향해 복음 전하는 일에 주력해왔다. 중국인 초청 문화공연, 음악회,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하여 중국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이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우며, 이들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섬기고 있다. 초청 공연을 통해 타국에 나와 있는 중국인들에게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며 엄마의 품과 같은 따뜻함과 위로와 쉼을 준다. 교회의 문턱을 낮추어 믿지 않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즐거운 게임도 하고 중국 노래도 부르며 긴장감을 풀 수 있도록 한다. 출연자들의 몸동작이나 음악연주 등을 통하여 복음의 메시지가 은연 중에 저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마침내 주님을 만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조급한 마음으로 단번에 전도를 끝내려 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관계를 통하여 천천히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역은 바로 돌봄사역이다. 다문화가정, 근로자, 유학생들에게는 원치 아니하는 법률, 의료 등의 사고들이 많이 일어난다. 이들을 각종 위기상황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 섬김이야말로 진정한 이웃 사랑이 아닌가 생각된다. 2020년 새해를 맞이하여 MCJ는 제주에서의 선교 방향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세우고 아름다운 동역과 연합을 이루어가기로 결의하였다.

 

 

이 모든 일은 우리의 힘으로 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으로만 되는 줄 확실히 믿는다. MCJ는 매달 중국인교회들과 연합하여 중국을 위한 기도합주회로 모이고 있는데, 새해에도 무릎으로 사역하는 공동체 세우기를 사역의 최우선순위에 두고자 한다.

“내 눈 주의 영광을 보네. 우리 가운데 계신 주님.
그 빛난 영광 온 하늘 덮고, 그 찬송 온 땅 가득해.
내 눈 주의 영광을 보네. 찬송 가운데 서신 주님.
주님의 얼굴은 온 세상 향하네. 권능의 팔을 드셨네.
주의 영광 이곳에 가득해. 우린 서네, 주님과 함께
찬양하며 우리는 전진하리. 모든 열방 주 볼 때까지.”




 
  

박지화 | 중국어문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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