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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통권 257호     필자 : 김현정 프린트   이메일 
[생태선교_함께 생명을 향하여]
생명에 귀 기울이기

[필자 주] 앞으로 한 해 동안 근대 산업사회 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길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생태선교를 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사역의 사례들을 통해 선교현장에서 생명을 일으키는 하나님의 사역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지금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전 지구적으로 심각한 생태적 위기를 겪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적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발생 건수는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피해액은 20배 이상 증가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전 육지의 삼분의 일이 사막 아니면 황무지가 되었고, 매년 한반도의 1.5배에 달하는 땅이 사막으로 변하고 있으며, 남한의 60~120배 규모의 땅이 사막화의 위험에 처해 있다. 

당연히 선교지 역시 기후위기로 인한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7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공동으로 주최한 ‘지구와 선교 포럼’에서 선교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선교사의 인식 설문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설문 결과에 따르면, 선교사들의 94%는 기후위기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고, 66.5%의 선교사는 아직 선교지의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사역을 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지만, 75.5%의 선교사가 선교지에 당면한 기후재난이 현지인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또한 선교사들은 기후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구조적 문제(경제적 불평등> 공간 불평등> 감염병/질병> 사회적 불평등> 식량/식수 전쟁 등)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었다. 이 설문 조사의 결과는 앞으로 선교사역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교육과 활동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정보와 수치가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은 전체를 완전히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길을 안내해 줄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은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은 마치 눈앞에 닥친 무시무시한 허리케인을 보면서 속수무책인 상태로 뒷걸음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위기의 때에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관점으로 생태적 위기를 이해해야 하는 지, 앞으로 삶의 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하기 원하시는 지 다시 질문해야 한다. 생명을 주는 복음의 진리는 단순히 개인의 영혼 구원이라는 좁은 범위에 가둘 수 없으며, 그 능력이 창조세계 전체에 이르러야 한다. 우리에게 복음을 주신 삼위일체 하나님은 온 우주의 모든 존재를 창조하셨고, 지금도 모든 만물을 붙드는 주님이시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창조세계의 일부분으로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위치를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리처드 미들턴(J. Richard Middleton)에 따르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표현은 고대 근동의 일반적 개념을 전복시킨 것이라고 한다. 정치적 통치자와 다른 사람들을 계급으로 나누고 정치적 통치자만을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부르는 관습과 달리, 성경은 처음부터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말하며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졌다고 선언한다. 즉, 하나님의 형상으로 인간을 설명한 것은 다른 창조세계의 생명들보다 인간이 우월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닮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다른 생명들에 대해 책임 있는 존재임을 일러주는 것이다. 또한 ‘정복하다’라는 동사의 히브리어는 라다(radah)인데 이 단어의 기본 의미는 ‘지배하다’가 아니라 목자가 양떼를 몰고 돌아다닌다는 뜻이며, 결코 착취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생태계를 피라미드 형태로 그리고 그 꼭대기에 인간이 우뚝 서 있는 이미지는 이제 그만 머리에서 지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생태적 영성의 첫걸음은 하나님이 지으신 생명에 경탄하는 것이다. 창세기 1장 끝에 하나님은 창조세계를 보시고 심히 좋다고 하신다. 하나님이 좋게, 아름답게, 따라서 기쁘게 여기신 창조 질서에 대한 이해가 성경 첫 장의 핵심이다. 자연과 지구를 내가 사용하는 재료로만 보는 태도를 버리고, 하나님을 따라 자신의 존재 그리고 온 세상에 있는 생명체를 “와! 보기 좋아라!” 하며 기뻐하며 바라보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자연을 이해하고 돌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자연에 대해서 내 마음대로 생각하지 말고 말씀에서 창조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는지 살펴보고 그 관점과 태도를 우리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욥기 12장 7-8절[새번역]에서는 자연과 생물들이 우리 인간을 가르친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짐승들에게 물어보아라. 그것들이 가르쳐 줄 것이다. 공중의 새들에게 물어보아라. 그것들이 일러줄 것이다. 땅에게 물어보아라. 땅이 가르쳐 줄 것이다. 바다의 고기들도 일러줄 것이다.” 잠언 6장 6-8절[새번역]에서도 개미에게 가서 지혜를 얻으라고 한다. “게으른 사람아, 개미에게 가서, 그들이 사는 것을 살펴보고 지혜를 얻어라. 개미는 우두머리도 없고 지휘관도 없고 통치자도 없지만, 여름 동안 양식을 마련하고, 추수 때에 먹이를 모아 둔다.” 

그동안 우리는 창조세계를 하나님의 일반계시라고 알면서도 특별계시인 성경을 통독하는 데만 열심을 낸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진지하게 자연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주시는 음성과 지혜를 발견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선하고 소중한 창조세계의 생명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야말로 기후위기, 생태계 위기 속에서 함께 살아나갈 길을 찾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주기도문
생명을 주시고 고통을 참으시며 사랑을 이루시는 영원하신 영
지금 있고 앞으로 있을 모든 것의 근원이시며
우리 모두의 아버지요 어머니이신 사랑의 하나님, 
하늘이 당신 안에 있나이다.

주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어
우주에 가득 메아리치게 하시고
주님 공의의 길을 온 세상 사람들이 따르게 하시며
지음 받은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을 이루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으로 우리를 먹이시고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 입힌 것을 용서하소서.

유혹과 시험이 다가왔을 때 힘주시고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일랑 피하게 하시며
무엇이든 악한 것에 메이지 않도록 우리를 건지소서.

주님은 사랑의 권능과 영광 안에
이제와 영원토록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_출처/뉴질랜드교회 기도서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김현정 | 한국에클레시아생명학연구원 총무, 선교적교회마을목회연구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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