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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3 통권 252호     필자 : 석은혜 프린트   이메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하오양마오(薅羊毛) — 거저먹다

최근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나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小红书)’, ‘틱톡(抖音)’ 앱 등에는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가입방법, 이용 팁, 병원혜택 등 중국인 대상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다수 올라와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한 중국 여학생이 소개한 ‘한국 국민건강보험 하오양마오(韩国国民保险薅羊毛啦)’라는 영상이다. 여기에 나오는 ‘하오양마오(薅羊毛)’라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 ‘하오양마’ 중국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다. 하오양마오의 ‘하오(薅)’는 중국 북부지방의 방언으로 ‘뽑다’, ‘잡아 뽑다’라는 뜻이고, ‘양마오(羊毛)’는 양털이라는 뜻이다. 하오양마오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양털을 뽑다’라는 말인데, 몰래 남의 양들에게서 뽑은 양털을 조금씩 모아서 내 양털뭉치로 만든다는 의미다. 원래 이 단어는 과거에 가난한 사람들이 부잣집 양 치는 일을 할 때, 매일 양털을 몰래 조금씩 뽑아서 모아 놓았다가 많아지면 그것으로 옷을 만들었다고 하는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 

현재 중국에서 하오양마오의 뜻은 실생활에서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할인 이벤트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면서, 쿠폰이나 판촉행사 등의 혜택을 잘 활용하여 돈 안들이고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하오양마오 중이다. 현재 한국에서도 할인 쿠폰이나 포인트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하는 일은 허다하다. 휴대폰을 통해 각종 쿠폰을 받고 이런저런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데 익숙한 젊은 층들은 특히 그렇다. 최근 많은 기업이 자기 회사의 제품을 팔기 위해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 각종 물건에 대해 판촉행사와 쿠폰행사를 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할인 정보의 수집과 공유, 확산 현상이 두드러졌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거나 이전에 사용됐던 용어들이 새롭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어 하오양마오를 우리말로 의역하면 ‘거저먹기’, ‘본전 뽑기’, ‘절약하기’, ‘편취하기’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단어들 중에서 거저먹기가 하오양마오의 의미에 가장 근접한 듯하나, 사람들이 ‘양털 뽑기’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번역할 수 있다. 하오양마오가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선용한다면 절약하기가 되지만 법이나 규정의 빈틈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게 되면 편취하기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하오양마오를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예와 불법적으로 악용하는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하오양마오를 선용하는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하오양마오는 특히 중국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행위다. 그들은 아직 고정적인 수입이 없거나 적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가족들에게 의존해서 살아야 한다. 따라서 그들은 어떤 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다. 여러 쇼핑 플랫폼의 가격 비교, 할인 정도, 쿠폰 등을 모조리 찾아서 비교해 보고, 할인 기간을 기다려 쿠폰, 할인 카드, 포인트까지 끌어 모아서 구매를 한다. 이와 같이 양털 뽑기를 선용해서 절약과 검소함을 생활화하는 사람들을 ‘커우커우족(抠抠族)’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커우(抠)’는 ‘인색하다’, ‘짜다’는 뜻인데, ‘커우’를 중첩하여 절약하기 위해서 쿠폰을 열심히 챙겨 철저히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알뜰족’을 가리킨다. ‘알뜰족’은 빈곤족도 아니고 수전노도 아니다. 꼼꼼히 따져서 계산해 보고 지출하는 것은  소비 중심으로 전환된 소비 패턴으로 돈을 더욱더 잘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중국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오양마오를 해 본 적 있습니까?’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대학생의 64.61%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심지어 그들은 이러한 양털 뽑기 행위가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으로 재미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거나 지원금이 줄어들자 그들은 더욱 열정적으로 할인 쿠폰과 적립된 포인트를 이용하거나 특별 할인 기간을 이용하여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였다. 이른바 양털 뽑기로 불리는 이러한 절약 소비행태는 긍정적이고 슬기로운 소비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오양마오를 악용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양털 뽑기를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양마오당(羊毛党)’이라고 부른다. ‘양마오당’이란 쉽게 말해 ‘법이나 규정 등의 빈틈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최근 양마오당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활성화로 다양한 프로모션 및 판매 방식의 ‘틈새’를 찾아내서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절대 ‘뽑아서는 안 되는 양털’을 뽑아서 사법의 심판을 받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2021년 6월 상하이에서는 하오양마오 범죄 행위로 인해 직장인 여러 명이 실형을 선고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변호사 바오룽전(鲍荣)이 쓴 ‘앱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지능범죄’라는 글에서 나온 예를 여기에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상하이 모 회사의 사원 D씨는 매일 회사 옆 쇼핑몰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왔다. 해당 쇼핑몰의 주차비는 첫 1시간은 무료, 그 후부터는 시간당 10위안(약 1900원), 하루 최대 80위안이다. 휴대폰 번호로 쇼핑몰 회원 최초 가입 시 500포인트가 지급되는데, 500포인트는 무료 주차 1시간이 가능하다. 그런데 2020년 8월경 D씨는 ‘쥐마졔마(聚码接码)’라는 앱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는 이 앱을 이용하면 시간당 0.2위안만 내면 주차가 가능했다. D씨는 해당 앱을 이용해 획득한 남의 핸드폰 번호로 쇼핑에 신규가입을 하고 포인트를 받아 주차비를 충당했다. 해당 쇼핑몰은 온라인 정산 방식이기 때문에 D씨는 타인의 번호로 획득한 500포인트를 한 시간에 한 번씩, 하루에 여덟 번 사용하면 매일 1.6위안으로 퇴근 시간까지 주차할 수 있었다. 하루에 80위안씩 내던 때와 비교하면 너무도 싼 가격이었기 때문에 ‘쥐마졔마’ 앱은 어느새 D씨 회사 사람들도 알게 되었고, 여러 사람이 그 앱을 이용하였다.

2020년 12월 말경 쇼핑몰 직원이 시스템 이상을 발견하게 되었고, 관할 파출소에 해당 문제를 신고했다. 경찰 측은 쇼핑몰에서 제공한 차량 데이터에 따라 곧 사건에 연루된 차량이 120대나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관련 차주들은 거의가 다 쇼핑몰 옆 오피스 건물에 입주한 회사 직원들이었다. 2021년 2월 5일, 경찰은 동 사건에 공식 착수하여 최종적으로 D씨를 포함한 차주 25명을 용의자로 확정했으며, 쥐마졔마 앱 개발자까지 체포했다. 2021년 6월, 상하이시 양푸(杨浦)구 인민법원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관련 앱 개발자 스(史) 모 씨에게 정보통신망 범죄활동 방조죄로 징역 6개월 및 벌금을 선고하였고, 세 명의 차주에 대해서는 사기죄로 각기 징역 6개월, 9개월, 집행유예 1년 및 벌금을 선고했다. 바오룽전이 소개한 이 이야기는 하오양마오의 틈새를 악용하여 사법 조치까지 당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에 언급한 중국 여학생이 소개한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거저먹기’ 영상은 어디에 속하는가? 해당 영상에 출연한 중국 여학생은 한국에 6개월 이상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은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에 강제로 가입해야 하지만(외국인유학생의 건강보험료는 체류자격이 유학에 해당하는 경우 그 보험료의 50%를 경감받는다), 2년에 한 번 무료 건강검진, 치과 스케일링 또는 사랑니 뽑기, 한의원에서 침을 맞거나, 물리 치료 등을 받아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인들의 건강보험 혜택 누리기 행태는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가입자 상위 10개국 가운데 건강보험 적자를 기록한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2021년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109억 원이었고, 2022년에는 229억 원에 달했다. 그 이유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1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하면 다른 가족들도 피부양자 자격으로 건강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국내 거주 중국인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한국의 각종 매체가 일제히 한국 거주 중국인들이 누리는 건강보험 혜택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도하면서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어떤 매체는 하오양마오를 ‘먹튀(돈을 지불하지 않고 달아남)’라고 번역, 보도하여 국민 감정을 부추기기도 했다. 현재 한국에서 유학중인 한 중국유학생 A씨는 “현재 한국에서 5년째 거주 중이고 매달 7만 원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데 이 돈을 내는 것이 솔직히 아깝다고 느껴진다”면서 “최근 바이두와 샤오훙수에서 건강보험료 혜택을 누리는 꿀 팁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건강보험료를 내는 만큼 당연히 받아야 하는 혜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비록 유학생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면서 실제로 많은 소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복지는 당연히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필자의 생각에도 이번 건강보험 하오양마오 사태(?)는 엄밀해 말하면, 중국인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외국인 관리 규정의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속히 외국인 피부양자 자격 요건을 강화하여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길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오룽전의 말에 의하면 하오양마오의 주요 참여자가 젊은 층이기 때문에 불법 하오양마오의 행위가 젊은 층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젊은 직장인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들이 직장에서 범하는 지능범죄 행위는 대체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자신의 직무를 이용하여 회사 또는 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에서 고객의 자금을 횡령하는 행위이다.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컴퓨터나 인터넷 등 하이테크 수단을 이용하여 개인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범죄를 행하는 자들은 대부분 정부기관의 경제 또는 행정 담당자, 기업 경영인, 생산, 판매기업의 재무 담당자 등으로 높은 사회적 지위와 소득수준을 가진 고학력의 젊은 ‘화이트칼라’ 계층에 속한다는 것이다. 현재 하오양마오는 이미 중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 침투해 있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점점 광범위 해져가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범죄 또한 보다 지능적이고 기술적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조치와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참고자료
https://baike.baidu.com/item 薅羊毛 /4494833?fr=ge_ala
https://zhidao.baidu.com/question/2126004669271667387.html
https://baike.baidu.com/item/ 羊毛党?fromModule=lemma_search-box
바오룽전(鲍荣),“앱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지능범죄”(2022. 06. 13).






사진 출처 | 바이두(위) → 픽사베이(아래)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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