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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3 통권 246호     필자 : 정인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사이버 공간은 또 다른 기회의 장이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中国互联网络信息中心·CNNIC)에 따르면 2022년 6월 현재 중국의 네티즌 수는 10억 5100만 명, 인터넷 보급률은 74.4%에 달한다. 5년 전만 해도 네티즌 수는 7억7200만 명, 인터넷 보급률은 55.8%였는데 엄청난 변화를 느끼게 한다. 중국에서 인터넷 발전은 정부 주도의 감시 및 관리 통제를 정당화했고, 경제와 문화산업의 발전을 추동했다. 신문, 방송 등 전통 매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시민사회의 활동 공간과 수단을 제공해 양날의 칼이 되기 충분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주도로 사이버 검열 체계와 자동화한 감시 체계를 마련해 중국판 디지털 권위주의, 네트워크 권위주의를 가능하도록 했다. 

“한 정권을 뒤집으려면 먼저 여론을 형성하고 사상 방면의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 마오쩌둥(毛泽东)이 1962년 9월에 열린 중국공산당 제8기 10중전회에서 한 말이다. 중국에서 사이버 공간은 여론·사상 기지 건설의 새로운 장이 됐다. 권위주의를 허물고 정치 자유화, 민주화를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 통제 기제를 강화한 것이다. 중국의 사이버 통제 기제를 크게 인터넷 방화벽 설치, ISP·ICP 인허가 제도, 실명제 등 황금방패 프로젝트(Golden Shield Project·金盾工程)를 통한 예방, 사이버 경찰 등을 활용한 감시, 사전 대비와 사후 관리를 통한 위기관리, 인터넷 댓글부대 등을 활용한 여론 선도와 정보 조작 등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중국은 황금방패 프로젝트(防火长城으로도 불림)를 위해 1단계에만 8억 달러를 투입했고 최종적으로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1998년에 시작된 황금방패 프로젝트는 1단계를 거쳐 2008년에 완성됐다. 국무원 공안부가 주도해 중국기업과 연구소, 그리고 외국 기업인 Lucient, Motorola, CISCO, Siemens 등이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특정 사이트, 단어, 영상 등을 선별적으로 차단하고 Twitter, Facebook, Youtube, Instagram을 금지하는 대신 웨이보(微博), 위챗(微信)을 사용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이에 따라 사이트 차단, 키워드 검열, VPN 차단을 넘어 언제든지 전면 봉쇄까지 가능해졌다. 

‘우마오당(五毛党)’
2004년 10월 창사(长沙)시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가 기본급에다 댓글 한 건당 ‘우마오(五毛)’를 준다며 당정 기관 공무원들로 구성한 ‘인터넷평론원(网络评论员)’ 댓글부대가 ‘우마오당(五毛党)’으로 지칭되면서 활약상이 남달랐다. 이들의 댓글 내용을 분석해보면 단순한 응원 80%, 정부의 정책과 업적에 대한 칭찬과 제안 15% 정도로 긍정적 에너지를 확산하는 데 주안점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친(親)서방, 반(反)중국 견해에 대해 반박하거나 비판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서였다. 여론 선도 기제로서 우마오당의 한계는 분명했다. 상부 지시에 따른 단순 댓글 기능을 했기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좀 더 신뢰를 받기 어려웠고, 교육훈련과 평가제도 또한 부족해 여론 형성에 한계가 있었다. 2015년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선전하기 위해 댓글부대 1000만 명을 동원하기로 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것은 공청단의 조직과 인원을 활용한 일상 활동, 고유 임무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른바 ‘자발적인 우마오당’이다. 이들은 애국주의와 합리주의라는 두 가지 특징을 띄고 있다. 중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공산당의 영도는 당연하고, 미국을 비롯해 서구의 중국 비판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기반으로 한 애국주의 모습이다. 다른 하나는 예를 들어 소수민족에게는 예외 규정을 적용한 대신 한족(汉族)에게는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한 ‘한 자녀 정책’이 일종의 역차별, 한족 말살 정책이라며 나름의 근거를 들어 주장한 합리주의의 모습이다. 자발적인 우마오당은 역정보를 흘린다든지, 상대방의 실수와 오류를 지적하며 공격한다든지, 비판세력을 ‘带路党’, ‘美分党’이라고 부르며 비난하든지 다양한 전술로 인터넷 여론을 주도했다. 



중국의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통제를 위한 위기 단계별 대응 절차와 정책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위기관리 체계는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선전부 사이버국, 중앙선전부 여론정보부, 인민망 여론감축실, 신화망 여론 감축분석센터, 국무원 신문판공실 사이버연구센터, 성급 정부 여론감축센터, 국무원 부서 여론감축센터 등이 나선다. 위기 태동기에는 댓글 삭제 등을 통해 서간 발생을 최대한 방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위기 발전기에는 여론분석가가 사건에 대한 여론을 분석하고 여론 경보 수준을 판단해 책임자에게 보고하고 사건 대응 정책을 제안한다. 위기 고조기에는 여론 주도자를 파악해 포섭하고, 포섭 불가능한 여론 주도자를 구별해 그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훼손시키는 한편 당정간부는 긍정적인 여론 형성을 위해 자발적인 선전활동을 전개한다. 위기 쇠퇴기에는 정부에 대한 손상된 권위를 회복하는 데 힘쓴다. 

감독 기제로 인터넷 감시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사이버 경찰 약 5만 명, 사이버 평론원(인터넷 모니터링 요원) 25∼30만 명, 사이버 여론 관리사, 민간 인터넷 기업에 있는 인터넷 검사원 등으로 구성된다. 중국공산당 당대회 등 민감한 시기에는 부정적인 내용의 보도를 금지하고, 정부의 공식 관점과 다른 해석과 논리가 전파되지 않도록 감시와 통제 시스템을 엄격하게 작동시킨다. 국제 행사 기간에 앞서 관련 감시, 통제 시스템을 작동한 뒤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 일시적으로 감시와 통제를 완화한다. 한편 인터넷, 소셜미디어 상에서 집단행동을 방지하기 위해선 대상에 따라 차별화를 시도한다. 문제의 목표 집단일 경우 정보 배포, 분석, 수집, 소비를 원천 차단한다. 예를 들어 검색기능을 차단하고 경고 문구를 전송하고 이메일이 반송되도록 한다. 일반인의 경우 정보 접근과 배포에 비용이 증가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방화벽을 설치하고 검색 필터링과 봉쇄를 통해 정보 접근을 어렵게 하고 가상사설망(VPN)를 차단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인터넷에 대량으로 유포해 대중이 관련 정보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도록 한다. 

지난해 백지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났지만 결국 소멸된 것은 중국의 사이버 대처능력이 매우 정교하다는 사례라는 게 중국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휴대전화 사용 내역 검열과 세계적인 수준인 안면인식기술까지 동원해 모자, 마스크를 쓰고 백지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신원 파악을 끝내고, 이들 대학 청년의 부모에게 관련 사실을 알려 정부기관이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음을 인식시켜 더 이상 행동에 나서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는 중국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가 2021년 11월 웨이보에 장가오리(张高丽)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펑솨이’, ‘장가오리’라는 단어가 웨이보에서 금지어가 됐고 20분 만에 관련 글이 사라졌다. 펑솨이는 “부총리까지 오른 분이라 이 사건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면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화염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이 되더라도 진실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위챗도 관련 메시지 전송을 막았다.

‘온라인 EPIC(경험, 참여, 이미지, 연결) 공동체’
사이버 공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예방, 감시, 통제는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지언정 약화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교회, 중국 기독교인들의 선택은 분명해진다. 사이버 공간을 더욱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각 개인이 여러 대중 매체에서 전달되는 정보들을 단순히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으로 정보를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검토해 재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뉴미디어는 단순한 전달 매체가 아니다. 사이버 공간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게 하고, 정서적 유대감까지 형성해 새로운 ‘온라인 EPIC(경험, 참여, 이미지, 연결) 공동체’를 만들게 해준다. 대학 강의실은 물론 예배당 곳곳에 설치된 CCTV를 없애려고 할 게 아니라 공개된 상태에서 복음을 복음 되게 하고, 기독교인이 기독교인 되게 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중국 정부는 결코 기독교를 비롯해 공인 종교에 대해 막무가내식 정책으로 옥죌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예배를 모니터링하다가도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교회는 예배가 예배되게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교회는 인터넷, 소셜미디어의 의미를 되새기고 발전 추세에 발맞춰 교회의 존재와 사명에 대해 현대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문서와 글, 영상으로 비쳐졌던 지금까지의 복음을 세련되게 디지털 복음으로 변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교회의 사명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소통과 사랑이 부족한 교회 내 ‘통조림 복음’에서 벗어나 광대한 인터넷 세상으로 나아가라. 기독교인의 일상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그 자체가 되도록 하면 사이버 공간은 또 다른 교회가 존재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기독교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을 것이다. 교회는 반정부기관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부의 모든 것을 옹호하고 추종하는 세력 또한 아니다. 하나님 앞이라는 코람데오 정신으로 충만한 기독교인들의 공동체로서 사이버 공간을 좀 더 나은 나눔의 터전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교회는 과학기술과 뉴미디어에 보다 숙련된 이들을 필요로 한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소셜미디어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힘써 중국 정부의 정책과 의도를 간파하고 ‘인터넷종교정보서비스관리방법(互联网宗教信息服务管理办法)’ 등을 어기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껏 상상력을 날개를 펼쳐 누구도 이해할 수 있도록 변증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사이버 공간은 또 다른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사진 출처 | 서울경제
정인 | 중국인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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