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로 두려움을 느낀 수많은 유럽인들은 현재 일시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나토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에서 벗어나는 것이 푸틴에 대항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최근 나토에 대한 지지도가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회를 포착한 나토는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4개국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전선을 구축하여 중국이라는 최대의 적을 포위하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나토 참여 국가들은 지난 두 달 여간 대만해협, 남중국해, 서태평양, 일본 본토와 홋카이도, 필리핀 루손(Luzon)해협에서 여러 차례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나토는 유럽의 위기를 이용하여 아시아 · 태평양지역(이하 아태지역)의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마치 우크라이나처럼 상호 대리전을 벌이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나토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아시아 국가들을 공식 회원국으로 수용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그야말로 주변 국가들을 정치적으로 분열하게 하는 행태일 뿐만 아니라 책임회피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현재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같이 계속해서 나토를 맹신하고 있는 나라의 국민들만 희생양이 될 뿐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불과 두 달 여의 기간 동안 아태지역에서 최소 7차례의 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베이징(北京)대학 산하의 싱크탱크 남중국해 전략상황인식프로젝트(South China Sea Strategic Situational Awareness Project)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정찰기는 중국 당국이 대만 주변에서 시행하는 군사훈련을 정탐하기 위해 정찰기 46대를 띄웠고, 그보다 앞선 7월에는 76대의 정찰기를 띄웠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 22일 독일군은 일본자위대와 일본 국경 내에서 처음으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NHK방송은 독일 공군 소속 전투기 3대와 일본 F-2 전투기 3대가 합동훈련을 위해 9월 28일 이바라키현 바이리(百里)기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이 독일군을 초청해 합동훈련을 실시한 이유는 올해 발간한 《국방백서》를 통해 강조한 유럽군사작전 연계와 그 내용이 일치한다. 영국-호주-일본-한국 연합군사훈련 영국의 공군은 지난 9월 29일 향후 4개월간 호주, 일본, 한국이 합동연합훈련과 각종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영국군이 아태지역에 장기 주둔하려는 작전 중에 하나라고 보도했다.
지난 10월 3일부터 미국과 필리핀 양국은 총 2,500명의 병력을 남중국해에 투입하여 소위 ‘카만다그(Kamandag)’해상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동 훈련은 12일 동안 지속되고, 모의 상륙작전과 특수 작전 외에 미군의‘하이마스(HIMARS)', 즉 고속기동용 포병로켓 시스템과 초음속 제트 전투기에 실탄을 장착하여 훈련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훈련 장소는 남중국해를 마주하고 있는 필리핀의 팔라완(Palawan)섬을 비롯하여 루손해협과 대만을 가로지르는 필리핀 북부지역이다. 이는 분명 중국 대륙을 겨냥한 군사훈련이 될 것이다. 일본과 한국은 일종의 관찰자로 훈련에 참가하게 된다. 또한 미국 해병대와 일본 자위대도 일본 홋카이도에서 약 3,0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용맹스러운 드래곤 2022(Resolute Dragon 2022)’이라 칭하는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나토의 아시아화를 위한 전략 나토 문서에 따르면 아태지역의 군사계획은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와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위 4개국을 나토 안보시스템의 일부로 포함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한 계획이었으나 나토는 조건이 온전히 갖추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실행하려는 것이다.
독일 연방군대학 카를로 마살라(Masala) 교수는 “매번 일어나는 전쟁 위기는 모두 나토의 확장을 계기로 일어나고 있다. 마치 유고슬라비아 전쟁으로 인해 나토에 영향력이 크게 증가한 것과 같다. 아태지역에서 일본이 이미 1992년부터 나토와 교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위급이 아닌 보다 낮은 차원의 회담만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공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일본과 호주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은 나토와 아태지역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2006년 라트비아(Latvia)에서 개최된 리가(Riga)정상회담에서 정식 이루어졌다.
모든 전쟁, 모든 위기는 결국 나토가 세계 군사 제국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나토의 아시아·태평양화 계획’에 청신호를 보내주는 격이 되었다. 이는 국제사회의 지지뿐 아니라 전쟁의 불확실성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다수의 약소 국가는 모두 자국의 안전을 고려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나토는 일본, 한국, 호주와 새로운 4개국(아시아 태평양 4, AP4)과 외무장관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이들은 스웨덴, 핀란드, 조지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함께 지난 4월 나토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하였다. 또 지난 5월 아태지역 4개국의 군사대표단이 나토 본부에서 회담을 가졌다.
지난 6월 나토는 마드리드(Madrid) 고위 회담을 개최했다. 4명의 아태지역 국가 정상과 나토 정상 및 국가 대표들이 참석하였다. AP4가 나토의 정상급 회의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회담 기간 중 다음과 같은 3가지 ‘전략적 개념’이 발표됐다. 즉 ‘러시아의 침략은 가장 중대하고 즉각적인 위협이다’, ‘중국은 나토의 안보, 이익, 가치관에 대해 체계적인 도전을 제기한다’, ‘나토는 반드시 러시아와 중국 양국의 심화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아태지역과 활발한 군사교류 지난 7월 12일 미국 국무부의 데릭 콜렛(Derek Chollet)은 서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과거 대부분의 나토 국가들이 아태지역 문제에 무관심했던 것과 달리 현재 유럽 국가들은 아태지역 4개국과 군사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점점 더 많은 서구 국가들이 중국을 최고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타임즈〉가 사설을 게재한 후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 코퍼레이션(Rand Corporation)의 아태지역 총괄 책임자 라피크 도사니(Rafiq Dossani)는 한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답변을 했다. 그는 “중국은 아태지역 4개국이 나토에 정식 가입하려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저들은 이미 미국의 동맹국이 되었기에 나토에 가입한다고 해서 특별히 추가적인 혜택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중국 및 동아시아 수석 분석가 미르나 갈릭(Mirna Galic)은 더욱 솔직한 입장을 표명했다. “나토는 결코 ‘AP4를 아시아 나토’로 전환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나토 규정에 따르면 이 조직은 단지 유럽 국가들을 보호하는 용도로만 이용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유럽의 서방 국가들도 아태지역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자신들의 국경을 확장하여 중국과 직접 대치해야 하는 위기를 초래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방은 아시아판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성하고 있다 나토가 아태지역 4개국에 취한 행동은 마치 전쟁 전 우크라이나에 행한 논리와 동일하다. 나토는 러시아의 가입을 거부하고, 중국과 대화도 중단했다. 이러한 행동은 결코 평화를 위해 취한 행동이라 볼 수 없고, 세계 여러 국가 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다. 특정 국가를 적으로 몰아세우고, 때로는 테러에 맞서게 만들고, 때로는 반 러시아와 반 중국의 구호를 외치도록 자극하여 결국은 미국의 정치적 입지와 세력을 확장하는 실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입장에서 보면 아시아지역에 혼란을 더하는 일이고, 실상은 아시아판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심각한 경제 위기를 바라보면서 아시아 여러 국가들은 마땅히 자국의 지정학적 전략을 새롭게 점검하여 유럽과 같은 경제 위기를 모면해야 할 것이다. 이는 거대한 권력의 충돌 사이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 본고의 내용은 웹진 <중국을주께로>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출처(사진포함) | <아주주간(亞洲週刊)> 2022年41期(2022/10/10-10/16) 번역 | 박성란 중문학박사·자원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