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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 통권 208호     필자 : 왕빈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중국교회여, ‘일품’교회가 되라

“이제는 ‘세상의 일’을 줄이고 ‘주님의 일’을 해야겠어요.”
여기서 말하는 세상의 일, 주님의 일은 무엇일까? 제자훈련을 하거나 교회봉사 또는 해외선교 활동을 하는 것을 주님의 일이라고 할까?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면 장로나 목회자가 되거나 선교사가 되는 것만을 주님의 일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세상의 일일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주님과 관계없는 날들일까? 이분법적인 사고가 교회에 깊숙이 파고들어 가 있기 때문에 일을 신령한 것과 천박한 것으로 나눈 것이 아닐까? 아직도 많은 크리스천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를 하나님의 부르심, 소명의 자리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현상이다. 성경에서 직업 또는 일의 뜻을 가진 단어는 ‘성속’의 구분이 없었다. 성스러운 일, 세속적인 일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을 단순히 밥벌이가 아니라 소명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럴 때 우리가 직면하는 일상은 모두 하나님 나라에서 소중한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필자는 핍박 중에 있는 중국교회를 떠올리며 지금이야말로 목회자들부터 ‘일의 신학(Theology of Work)’을 확립하고 하나님 나라의 시각에서 일과 직업을 재정립해서 성도들이 직면하는 일터와 일상을 변혁시켜 나가는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전위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교회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교회는 복음을 예배당 안에 가둬두면 안 된다. 일터에서 하나님의 생명 구원이 이뤄지기를 바라야 한다. 중국교회가 세상의 일, 주님의 일에 대한 정확한 생각을 갖도록 성도들을 교육시켜 나간다면 세상이 결코 집어삼킬 수 없는 강력한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교회가 ‘일터를 품는’ 교회, ‘일품’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성도가 일상과 일터에서 성경적 세계관으로 살아가도록 교회가 앞장서서 도와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들부터 일터를 정확히 알고 성도들이 삶의 현장에서 겪는 애환을 포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일과 일터는 자유로 이끄는 초대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유는 본질에 부합하는 한계라는 틀에 있을 때 쟁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기름을 넣지 않을 자유가 있지만 설계도에 따라 기름을 넣을 때 기능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있다. 즉, 사람은 하나님의 계명에 따라 일터에서 처신해야 완전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은 원래 선한 것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은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한 설계도의 일부분이다. 노동이 축복이 아니라 저주, 악이라고 여기는 그리스적·헬라적 세계관과 유교적, 샤머니즘적 세계관이 자리 잡게 됨에 따라 성경적 세계관으로 일을 보지 못하게 됐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일과 신앙의 균형을 잡는 신학적 기초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상에는 하찮은 일이 없고 일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일과 일터는 하나님을 닮아 가는 수단이고, 목적이 있는 소명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중국교회에 시급한 것은 전문적인 일터사역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성도들을 일터사역에 맞게 훈련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성도들과 같은 직장생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일터 맞춤사역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교회는 일터에 나간 성도들에게 자신이 선교사라는 사명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해외로만 나가는 것이 선교사가 아니라 직장에서 복음 전하는 것도 선교사라는 관점을 심어줘야 한다.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크리스천답게 살았는지, 그렇지 못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어야 한다.

중국교회여, ‘일품’교회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라. 그러면서 제자훈련에 일터사역을 접목하라. 현재 중국에서는 직장에서 전도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담론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았다. 이는 커리큘럼의 문제가 아니라 성경을 일의 신학이라는 관점에서 읽고 삶에서 적용해나가는 이들이 많아져야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다. 목회자들은 설교를 통해 성경이 일터에 대해 매우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음도 나눠야 한다. 예를 들어 누가복음 본문을 직업, 일, 일터라는 틀에서 보면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다. 일터에서 맺는 회개의 열매(눅 3:7-14), 일터에서 주님을 만난 사람(눅 5;1-11), 일터에서의 대인관계(눅 6:27-36), 칭찬받는 직업인상(눅 7:2-10), 직장인의 염려(눅 12:22-34), 직장인의 처세(눅 16:1-13), 실패한 부자(눅 18:18-30), 성공한 부자(눅 19:1-10), 고급 공무원인 빌라도의 실패(눅 23:13-25). 디모데후서 3장 16-17절도 직장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 원수, 즉 직장에서 미운 사람, 사업상 배신한 사람을 사랑하라. 직장에서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라. 공금 사용에 있어 도둑질하지 말라 등. 직장, 일과 관련해 골로새서 3장 23절,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는 말씀도 활용해서 얼마든지 설교할 수 있다. 성경은 하나님을 토기장이, 목자, 농부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들 직업은 당시 시대에 천한 직업이었지만 하나님을 이해하는 데 절대적인 도움을 준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세, 다니엘, 느헤미야, 바울, 다윗 등 위대한 신앙의 인물도 직업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다르게 조명할 수 있다. 물론 성도들의 신앙 수준과 일터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설교할 때 정죄하는 메시지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성도들이 각자 스스로 결단하도록 도와야 한다. 약한 자에게 약한 자 같이 다가간 사도 바울의 간증을 적용해서 지혜롭게 다가가야 한다.

‘일터를 품는’ 교회는 ‘일터를 품는’ 성도를 일으키는 ‘일터를 품는’ 목회의 역량을 갖출 때 성취될 수 있다. 우리의 모든 삶의 현장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터라고 생각하고 일터에서 주님께 하듯 일하면 일터는 자연스럽게 하나님 나라의 현장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그 일터는 이웃을 사랑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크리스천 비즈니스맨은 이윤을 수많은 구성요소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독특한 생각을 갖고 고객을 섬기는 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한다”는 요한일서 4장 말씀처럼 될 때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 교회, 사랑받는 크리스천이 될 것이다. 사람은 자원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관점으로 다가갈 때 교회와 크리스천은 더 이상 세상 밖에 머물지 않고 세상이 진정으로 환영하고 싶은 참된 이웃이 될 것이다.

“어떤 인상을 주고 있는지 고민하기를 집어치우지 않는 한 남들한테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문학과 예술분야에까지 독창성에 집착하는 이들은 그 누구도 독창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그저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한다면 저도 모르는 새에 열에 아홉은 독창적이 될 것이다. 자신을 버리라. 참다운 자아를 찾을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 C. S. 루이스의 말이다.

고난 속에 있을 때 중국교회는 다른 걸 고려할 필요가 없다. 복음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모이는 교회뿐 아니라 흩어진 교회인 일터에서 복음을 완벽하게 드러내야 한다. 복음을 온몸으로 살아내려는 크리스천을 통해 일터가 변화되고 일터 속에서 복음이 드러날 때 닫혔던 세상의 문은 자연스럽게 열리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과 직업에 대한 관점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재무장하고 이웃과 사회를 섬기며 공공선을 이뤄나갈 때 교회는 중국과 중국인의 희망이 될 것이다. 구원의 확신을 가슴에 새기고 열정을 품고 일하는 중국의 크리스천은 작은 것에 얽매이지 않는 G2국가, ‘중국의 품격’을 만들어나가는 또 다른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일품교회, 일품목회, 일품성도가 중국 기독교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세상에서 칭찬받았던 초대교회의 영성이 중국의 일품교회, 일품목회, 일품성도를 통해 완벽하게 재현되기를 기대한다.




왕빈 | 중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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