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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라오족(啃老[kěnlǎo]族)’은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않고 부모의 경제력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신조어이다. 컨라오족은 영국 등 유럽에서 먼저 시작되어 아시아권으로 확산된 것으로 일명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과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대만에서는 ‘NEET’를 음역(音译)하여 ‘니터족(尼特[nítè]族)’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의역(意译)해서 ‘컨라오족’라고 한 것이다.
컨라오족의 ‘컨(啃, kěn)’은 ‘갉아먹다, 매달리다’라는 뜻이며, ‘라오(老, lǎo)’는 원래 ‘노인’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늙은 부모’를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부모에게 매달리는 사람들’이거나 ‘부모의 돈을 갉아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컨라오족을 ‘츠라오족(吃老[chīlǎo]族)’이나 ‘방라오족(傍老[bànglǎo]族)’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두 단어의 뜻도 ‘부모에게 의존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또한 최근에는 ‘다이수족(袋鼠[dàishǔ]族)’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는데, 한국에서는 이것을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그 의미는 앞의 단어들과 동일하다.
현재 중국 남성 30.8%, 여성 39.6%가 스스로를 캥거루족으로 규정했다고 한다. 졸업이 임박했거나 이미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진출했지만 팍팍한 현실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률이 9% 안팎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는 게 중론이다. 심지어 어떤 학자들은 현재 중국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중국 안에서 청년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20년 넘게 지속되어 온 고도 성장기가 끝나면서 중국의 젊은 세대는 취업 절벽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또한 고학력 인재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적은 데 반해 점점 더 많은 중국 청년들이 높은 학력을 갖게 되는 것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서, 취업 환경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한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컨라오족은 대략 여섯 가지 부류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첫째, 대학 졸업생들이다. 그들은 직업을 찾는 기준이 까다로워서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둘째, 일이 너무 힘들고, 일자리가 적응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장을 떠나는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차라리 집에서 노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셋째, ‘창업 환상형’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창업에 대한 강렬한 열망은 있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고, 참다운 재능과 견실한 학식을 갖고 있지 않아서 항상 실패한다. 그러나 남의 밑에서 일하는 직장은 찾지 않으려고 한다. 넷째, 빈번하게 직장을 바꾸다가 결국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의존해서 산다. 다섯째, 정리해고를 당한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과거 느슨했던 일자리와 지금의 긴장되고 바쁜 일자리를 계속 비교하면서 불평하다가 결국은 해고당하고 만다. 여섯째, 문화수준이 낮고, 기술이 낮아서 중저급 노동시장에서 더럽고 고된 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 고생이 두려워서 집에서 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젊은이들이다. 요즘에는 컨라오(부모에게 의존해서 살다)가 이미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 되었다. 중국사회과학원사회학소(中国社科院社会学所) 연구원 리춘링(李春玲)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최근의 컨라오족은 주로 실업자, 취업 준비생 그룹, 그리고 저소득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중국도 한국과 같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원치 않았던 직장을 다니기 보다는 더 좋은 직업을 찾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을 택하면서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학력이 더 높아지면 그와 함께 직장을 고르는 기준도 함께 높아져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가 예전보다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부모들도 자녀가 하루 빨리 취업을 하기를 바라기 보다는, 더 좋은 직업을 찾을 때까지 집에서 컨라오족으로 지내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 역시 또 다른 문제로 꼽힌다. 최근 중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자유롭게 소비하지 못하게 된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절약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인들은 원래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인색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거창하게 한턱 내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이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더치페이(Dutch pay, 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의미) 문화로 바뀌고 있다. ‘커우커우족(抠抠[kōukōu]族)’은 돈을 절약해서 사용하는 중국 신세대 청년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커우(抠[kōu])’는 ‘인색하다’는 뜻으로, 이 커우를 중첩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형용사 중첩을 통해 강조를 나타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돈 한 푼도 두 쪽으로 나누어서 쓸 정도로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소비하자는 것이다. 커우커우족은 빈곤족이나 구두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꼼꼼히 따져보고 돈을 더욱 잘 배분해서 사용하자는 것으로 소비 습관이 변화된 사람들을 일컫는다. 커우커우족을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알뜰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인들이 돈을 절약하는 이유가 경기침체로 인해서 생긴 습관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체면 때문에 없으면서도 있는 척 허세를 부리지 말고 아껴서 계획적으로 쓰자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의 경제적 형편에 맞게 가장 효율적으로 소비를 하자는 것이다. 커우커우족들의 소비 패턴의 공통점은 택시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필수이고, 친구들과의 모임은 집에서 하면서 음식은 직접 만들어 먹는다. 또한 물건을 살 때는 할인쿠폰을 다운로드해서 사거나 또는 인터넷으로 할인된 물건을 싸게 구입한다. 간혹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할 때에는, 먹고 남은 음식은 반드시 싸가지고 온다. 그리고 집안 살림은 도우미를 고용하지 않고 반드시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 등이다. 커우커우족과 반대되는 말은 ‘웨광(月光[yuèguāng]族)’ 즉 욜로족이다. ‘광(光)’은 다 써버린다는 뜻으로 월급을 받으면 돈을 저축하기보다는 받는 족족 다 써버리는 중국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자기 만족을 위해 고가품과 사치품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월급을 다 써버릴 뿐 아니라 카드 빚을 내서라도 사치품을 산다. 현재 중국 젊은이들 중에는 이런 소비 문화를 가진 웨광족이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중국에서 커우커우족이 늘면서 이들은 알뜰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소비 패턴이 한턱 내기를 좋아하는 중국의 전통 관습과 상반되기 때문에 짠돌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커우커우족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신조어는 ‘SOHO族(재택근무족)’이다. SOHO는 ‘작은 사무실(small office)’과 ‘가정 사무실(home office)’을 합친 것이며 이것들의 약칭이다. 이들은 자유를 갈망하는 자들로 주로 자유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집을 사무실로 사용한다. 예를 들면 작자, 프리랜서, 자유 기고가, 자유 음악가, 화가, 인터넷 판매자 등이다. 커우커우족괴 SOHO족은 중국 사회 변화에 따라 만들어진 신흥 ‘족’이다. 이들의 목적은 본격적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며, 계획을 세워서 검소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돈을 저축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서로 공유하면서, 돈을 계획적으로 쓰고, 알뜰하게 살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참고 자료 https://www.ajunews.com/view/20190507183120633 아주경제, 2019.5.15. 열어봄. https://baike.baidu.com/item/啃老族/1115699?fr=aladdin 百度百科,2019.5.15. 열어봄. https://baike.baidu.com/item/抠抠族/4879?fr=aladdin
사진 | 바이두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