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 그로브스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외곽에 있는 샤오산 향의 교회는 중국 내에서 ‘양떼(Little Flock)’혹은 ‘집회처’로 알려져 있는 주요 토착교파 중의 하나이다. 집회처는 1928년 니퉈성(倪柝聲)에 의해 외부 선교지원도 없이 중국에서 자생한 교회이다. 그는 ‘워치만 니(Watchman Nee)’라는 영문이름으로 더 유명한데, 그가 자란 성공회의 의식과 형식주의에 대한 반발로 집회처를 성립하였다. 집회처 교회와 교리는 상하이(上海)의 비단상인에 의해 1932년 저장성 샤오산에 전해졌다. 당시 이 지역에는 다양한 교파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는데, 중국내지선교회뿐 아니라 오순절, 성공회, 침례교와 안식일 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이러한 외부 교파들을 외계인으로 인식했고, 따라서 자신들의 삶의 현실과는 관계가 적다고 보았다. 한편, 집회처의 메시지는 큰 호소력을 가졌다.
샤오산 기독교협회 조우자이칭 목사에 따르면, 현재 현 내에는 10만 명의 신도와 2백여 곳의 처소가 있으며, 처소의 95%가 집회처 소속이다. 조우 목사는 4∼5천 명의 새 신도들이 매년 세례를 받는다고 한다. 집회처 교회는 안수 받은 성직자가 없고, 여성과 남성이 떨어져 앉아 여성은 머리를 가린 채 그들 스스로 성경에 묘사되어 있는 초대교회의 모델을 따르려 한다. 이 교회들은 십자가도 그 어떤 형태의 장식물도 없이 오직 성경구절만을 벽에 붙여놓았을 뿐이다.
집회처 예배는 어떤 한 개인이 ‘집례’하지 않고 세례 받은 교인들이 모두 동등한 자격을 가지며, 예배중 평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교회는 장로를 임명하는데 이는 안수 받지 않은 이로 단순히 행정사무를 돌보게 되며 기도와 합의를 통해서 선출된다. 누구든지 예배시간에 설교하고 싶으면 이를 미리 장로에게 알려주어 순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신도들은 자신들의 찬송가를 사용하는데 이는 해방되기 이전 쓰여진 것들로 애덕 인쇄소와 절강 기독교협회에서 인쇄한 것이다. 신도들은 찬송 안에 표현된 의미들을 초시간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거나 보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집회처 교회는 어떤 형태의 정식 신학훈련도 믿지 않는 대신 신앙의 이해는 반드시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온다는 것을 믿는다. 성경공부 모임에서 누구든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신앙에 따라 성경말씀을 해석할 수 있으며 만일 논쟁이 일어나면 회중은 대개 경험이 풍부한 윗사람의 해석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외부인의 눈에는 이 교회가 교파로 보여질지라도 신도들은 자신들을 교파로 여기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신도들은 어떤 다른 집단과도 관계없이 오직 하나님과 직접 연결된 자신 개개인을 완전한 하나의 단위로 생각한다. 과거 교회들은 위치한 자리에 따라, 마을이나 고장 이름을 따라 이름을 지었다. 그러나 1994년 종교활동장소 등록법이 도입되자 교회들은 등록요건을 구비하고 당국에 신원을 밝히기 위해 공통의 이름을 선택해야 했다. 그리하여 ‘집회처’라는 이름이 선택되었고 이는 오직 하나님에게 응답하기 위해 각각의 교회가 개별적 장소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자신들의 독자적인 신도들을 구성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
등록 문제는 대부분의 신도들이 자신들의 교회가 하늘에 속하므로 땅에 등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에 따라, 집회처 신도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신도들이 비록 하늘에 속할지라도 특정 국가의 시민이나 손님으로서 거주하고 있으므로 그 속한 나라에 해야 할 어떤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해결되었다. 종교장소로 등록할 때 신도들은 이는 단지 장소 즉, 건물에 대한 등기일 뿐 신도들의 거룩한 몸으로서의 교회 자체를 등기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조우 목사는 현재까지 200여 개가 넘는 처소중 173개가 성공적으로 등록을 마쳤다고 알려주었다.
비슷하게, 이 땅의 손님으로 자신들을 바라보게 됨에 따라 신도들은 다양한 사회운동에도 참여할 수 있고 가족계획 같은 국가정책도 수행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신도들은 어느 것이 땅에 속하고 어느 것이 하늘에 속하는 지에 대한 엄격한 구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그들을 “세상 것이 되지 않으면서 세상 속에서 일하게” 한다. 다른 기독교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집회처 신도들은 그들이 깊은 신앙과 영적 회개를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면 만약 그들을 주 안의 형제 자매로 여긴다고 하였다. 집회처 신도들은 교회의 다른 전통에 따른 예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그것들을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신도들은 다른 교회의 성찬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성찬이 가진 강한 영적 생명력을 집례 하는 목사가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다른 기독교 전통에서 온 목사가 집회처를 방문하여 설교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교회가 그 목사에게 개인적으로 질문하고 교회 신도들을 만족시켜 목사의 신앙과 영성 생활이 충분히 강하다는 것이 판단될 때 만이다. 집회처 신도들은 천주교를 미신적이라고 생각하므로 천주교 신자들을 같은 형제 신도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중국교회〉 제16호.
이엔 그로브스/ 중국 교회 사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