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대표적인 중국현대문학가 라오서(老舍)가 1942년 10월에서 12월까지 대공보(大公報)에 연재한 동명의 단편소설을 소재로 삼았다. 이 영화는 베이징영화대학의 교수 메이펑(梅峰) 감독의 첫 작품으로 제53회 대만영화제 진마장에서 최우수 각색상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메이펑은 《춘곤증(春风沉醉的夜晚)》(Spring Fever, 2009)이라는 영화로 제62회 칸영화제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이 영화는 라오서 서거 5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되었으며, 2016년 10월 29일 일본 동경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되었고, 2017년 11월 21일 중국에서 개봉되었다. 항일전쟁 시기 후방인 총칭(重庆)에 있는 수화농장(树华农场)을 관리하는 딩우위안(丁务源, 范伟 분) 주임은 사교적이라 농장의 지주들은 물론이고 인부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어느 날 자칭 만능 예술가로 자부하는 친먀오자이(秦妙斋, 张超 분)는 농장에 머무는데 집세도 내지 않고 딩 주임과 결탁하여 농장의 이윤을 착취하였다. 농장의 이윤이 갈수록 줄어들자 농장주는 딩 주임의 교체를 결정하고 롱다싱(尤大兴, 王瀚邦 분)을 새 주임으로 파견했다. 롱다싱은 영국에서 유학한 박사출신으로 엄격한 농장 관리를 통해 작업의 호율성은 증대시켰지만 이로 인해 주위 사람들의 원성을 받았다. 친먀오자이는 자신을 쫓아내려는 롱 주임에 앙심을 품고 롱 주임 부부를 모함하여 위기에 빠뜨렸다. 라오서는 <낙타상자>, <차관> 같은 대표작에서 베이징 후통(胡同)을 배경으로 하여 하층민의 생활을 조명하였고, <미스터 노 프라블럼>에서는 총칭지역에 있는 농장을 배경으로 하고, 중상층민의 삶을 풍자하였는데 국민당 정부가 일본군의 침입으로 수도를 총칭으로 옮긴 기간에 이 작품을 집필한 것이다. 메이펑 감독은 1948년 상영한 페이무(费穆)감독의 <작은 마을의 봄 (小城之春, Spring In A Small Town)>의 영화미학을 추종하여 <미스터 노 프라블럼>를 제작할 때 흑백을 사용하여 연극 분위기를 자아냈다. 문제없음의 문제: 가식
영어 제목 미스터 노 프라블럼은 바로 딩우위안을 지칭하였다. 원작의 제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不成问题的问题)이다. 영화는 소설 원작과 달리 딩우위안을 중추적 인물로 설정하였다. 영화의 첫 장면은 딩우위안이 머릿기름을 바르고 거울 앞에 서서 농장 지주의 부인 싼타이타이(三太太)인 스이농(史依弘, 沈月媚 분)에게 건넬 말을 연습한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말했다. “농장에서 키운 살찐 닭과 오리를 주방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는 이 말을 하고 나서 탄식했는데, 이는 그의 말과 행동에 배어난 가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원작은 농장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는 장면을 시작되는 것에 비해, 감독은 딩우위안이 거울을 보고 단장하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설정하였다. 딩우위안은 대저택의 뜰 안에서 마작을 하고 있는 농장 지주의 부인 싼타이타이와 농장 대지주의 딸 통이팡(佟逸芳, 王梓桐 분)에게 귀한 선물을 하였다. 그는 한 부인이 마작을 하다가 먼저 일어서자 그녀를 대신해서 세 명의 여자와 마작을 상대해주고 돈도 잃어주었다. 딩우위안은 상대방의 출신지와 사회적 지위에 따라 표준어와 다양한 방언을 교대로 사용하며 친교를 강화하면서 다양한 얼굴로 교언영색 하였다. 그는 윗사람에게는 공손하게, 아랫사람에게는 편안하게 해주어 남들의 환심을 샀다. 그는 원만한 교제관계로 평판이 자자하지만 그가 관리하는 농장의 수입은 적자를 면치 못하였다.
딩 주임은 농장 지주 가족의 어떤 요청에도 문제없다고 답변하면서 윗사람에게 선물공세로 일을 마무리하였다. 그는 농장 경영의 적자의 책임을 물어 주임에서 해고되었다는 통보를 받자마자 자신이 고이 간직했던 고가의 뇌물을 준비하고 곧바로 농장지주의 집으로 달려갔다. 어느 날 딩우위안은 농장 지주 쉬 사장과 농장 대지주 통 사장 곁에서 차를 따라주며 시중을 들었다. 농장의 대지주 통 사장은 농장 관리인이 차 대접이나 하면 아랫사람이 무슨 낯으로 임금을 받을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는 딩우위안이 자신의 농장 경영 관리 책무보다는 농장 지주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을 고깝게 본 것이다. 수화농장의 적자로 농장 지주는 대지주 통사장의 요구로 주임을 교체하기로 하였다. 어느 날 딩우위안이 배 조난 사고로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농장에 돌아왔다. 그는 세상에서 인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먀오자이가 새 주임 롱다싱을 함께 내쫓자고 부추기자 딩우위안은 욕망의 불꽃을 다시 지폈다. 그는 부단히 사익을 추구하여 농촌 노동자의 삶의 근거지인 농장은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딩우위안은 농장 지주에게 적자 얘기를 들으면 당황해하고, 회계원에게 자주 장부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딩우위안은 농장 지주의 대소사에 간여하며 사적인 이익을 취하고, 농장 노동자의 임금도 탐냈다. 딩우위안은 농장 인부들이 도박하는 것을 보고 꾸짖기보다 함께 즐기자고 하면서 그들한테 돈을 따서 장부의 부족한 돈을 채우고, 월급을 지급하는 날에는 도시에서 비누나 일용품 등 고급 물건을 사다준다는 명목으로 인부의 월급에서 많은 돈을 가져갔다. 그는 웃는 얼굴과 달콤한 말로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을 대하고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서 동료도 배신하였다. 작품은 악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병들어 가는 사회의 부조리를 그렸다. 허위
딩우위안과 동류 혹은 역시 사회를 좀 먹는 인물로 친먀오자이를 설정하였다. 친먀오자이는 자신을 전방위 예술가라고 떠들면서 정작 자신은 글이나 그림을 그릴 줄도 모르고 타인의 예술작품을 폄하하였다. 그는 여성을 견문이 좁은 사람으로 얕잡아보고 화려한 언사로 고상한 예술가인 척하며 농장 대지주의 딸 통이팡을 유혹하였다.
친먀오자이는 아버지가 갑부라고 거들먹거리면서 본인은 집세도 못 내고 농장에 얹혀살면서 농장의 농사를 망치거나 농장의 농산품을 도둑질하였다. 롱 주임은 새로 부임하자 친먀오자이에게 당장 농장을 떠나라고 요구하였다. 친먀오자이는 롱 주임에게 해고된 농장 인부를 부추겨 롱 주임의 부인 밍시아를 찾아가라고 교사하였다. 친먀오자이는 밍시아가 농장 인부가 건넨 계란을 받았다고 뇌물수수 혐의로 농장 인부들을 선동하고 롱 주임 타도를 외쳤다. 친먀오자이는 농장 지주의 딸 통이팡에게 버림을 받고, 결탁했던 딩우위안에게도 배신을 당했다. 친먀오자이는 자신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여긴 통이팡에게 이별통보를 받았는데 이 내용은 소설원작에는 없는 부분이다. 친먀오자이는 친구가 매국노라는 죄명으로 헌병에 끌려가는데도 모른 척하고, 농장 인부들과 노름해서 잃은 돈을 옥수수로 대신 내놓았다. 통이팡은 그의 파렴치한 행동에 분개하였다. 친먀오자이는 자신과 한통속이라고 여겼던 딩우위안에게 고발당하여 경찰에게 끌려갔다. 딩우위안은 친먀오자이가 쓰던 방을 다른 이에게 세를 놓아 거액의 선금을 챙겼다. 친먀오자이의 거짓, 허세, 선동은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왔다. 하지만 친먀오자이와 달리 딩우위안은 건재하여 농장의 위기는 지속되었다. 폭압적 개혁 롱다싱은 농업을 전공한 선진국 박사 출신으로 농장에 새로 부임하여 열정적으로 일했다. 룽은 딩우위안이나 친먀오자이와는 달리 늘 작업장에서 일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그의 열정은 친먀오자이의 모함과 인부들의 부화뇌동으로 좌절을 겪고 수포로 돌아갔다. 그의 일에 대한 엄격한 태도는 포용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주변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딩우위안과 친먀오자이 그리고 인부는 물론이고, 부인 밍시아(明霞, 殷桃 분)마저 불평을 하였다. 롱다싱은 새 시대의 도래는 수레바퀴처럼 지면을 밟고 지나가야한다고 믿었다. 그에게는 주변의 모든 사람이 개혁의 대상이었다. 롱다싱은 게으름, 도둑질, 도박 때문에 농장 인부에게 면박을 주고, 노동량을 평가하여 인부를 해고하며 그들의 생계를 외면하였고 농장 곳곳에 기상, 작업, 휴식 시간을 공표하고 엄격한 준수를 요구하였다. 롱다싱은 친먀오자이에게 당장 농장을 떠날 것을 요구하고, 딩우위안에게는 장부를 빨리 넘겨줄 것을 재촉하였다. 매몰찬 내쫓김을 당할 위기에 처한 친먀오자이는 앙심을 품고 새 주임을 음해하여 롱 주임은 농장을 떠나게 되었다. 이를 통해 개혁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이나 사람에 대한 지나친 엄격함으로 실행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방관 일반적으로 부패를 행할 때 방관자가 존재한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지만 미온적인 태도로 부패를 조장하기도 한다. 싼타이타이는 농장 지주 쉬 사장의 부인으로 딩우위안의 무능함과 부패를 눈감아주었다. 딩우위안이 싼타이타이의 사적인 요구를 들어주었고, 싼타이타이는 남편 쉬 사장에게 딩우위안을 변호하였다. 농장 지주 부부는 딩우위안을 부주임의 자리에 앉히고 대지주가 파견한 롱 주임을 감시하게 하였다. 롱다싱의 부인 밍시아는 노래와 농장의 산천을 좋아하는 낭만적 성격의 소유자이다. 롱 주임에게 권고사직을 당한 인부는 친먀오자이의 간계를 듣고, 밍시아를 찾아가 복직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하며 농장에서 훔친 계란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친먀오자이와 인부들이 놓은 덫에 걸려들어 남편은 직장을 잃게 되고, 자신이 좋아하던 수화농장에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되었다. 영화는 원작에 비해 롱 부인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그렸다. 농장 인부들은 주임의 잦은 교체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당황해하였다. 그들은 딩우위안에게 착취당하고 생계를 위해 농장의 농산품을 훔치거나 선동에 동원되고 남을 모함하는 일에도 가담하였다. 농장 인부들의 얼굴은 클로즈업이 없이 모호한 화면으로 처리하였다. 난세의 유토피아
일본군이 1937년 상하이를 점령한 후 사람들은 국민당 정부를 따라서 총칭으로 왔다. 사람들은 수화농장을 세상 밖의 낙원이라고 불렀다. 동진(东晋)시기 문인 도연명이 기술한 <도화원기>에 나오는 도화원은 당시 정국의 불안을 피해 모여든 사람들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도화원의 주민은 신선처럼 지내지만, 실은 진(秦)나라 시기 피난민이다. 영화 속 수화농장은 전란으로 각지에서 모여든 피난민의 도피처이다. 피난민에게 총칭은 일본군이 물러나면 돌아가야 하는 임시거처에 불과하였다. 소설의 도입부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떤 사람도 이곳 수화농장에 와보면 세상에 어떤 전쟁도 없고, 전쟁이 가져다주는 폭격·도살과 사망이 없다고 분명히 여길 것이다. 경치로 말하자면 이곳은 난세의 도화원이라 불릴만하다.” 수화농장은 경치가 수려하지만, 신선세계나 유토피아라기보다 난세의 도피처이다. 농장은 작은 중국이다. 사람들은 전쟁 때문에 삶의 터전을 버리고 무기력하게 쫓겨 와 새 땅을 일구었지만 구태적인 모습이 반복되었다. 원작소설은 “과실이 많이 달릴수록 농장은 어쩐 일인지 갈수록 손해를 본다.”고 맺는다. 수화농장의 외적인 아름다움이나 평온과 풍요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중국은 아편전쟁으로 서구열강에 의해서 근대로 접어들었고, 그 후 수많은 중국인이 일본의 침입으로 피난을 떠났다. 사람들은 새 정착지를 찾았지만 문제를 직시하지 않았다. 라오서는 린위당(林,語堂), 후스(胡適), 루쉰(魯迅)처럼 중국과 중국인에게 각성을 호소하였다. 이는 어느 한 시대나 어느 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진 | 바이두 김영철 | 한양대학교 중국학과 교육전담교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