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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 통권 192호     필자 : 변성래 프린트   이메일 
[책 속의 중국]
《관점》
_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와이즈베리/ 2018


사물이나 사건이 부동자세로 있을지라도 관점을 바꾸면 그 이면의 이미지도 볼 수 있다. 관점을 바꿔보는 방법 중 하나가 그 시작이 어땠는가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그 내면을 더욱 잘 들여다 볼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쑹훙빙은 ‘화폐전쟁’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중국의 국제금융학자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세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시사를 본다’, ‘경제를 관망하다’, ‘역사를 관망하다’ 등이다.

아랍-이스라엘 분쟁
아랍-이스라엘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루살렘에 있는 시온산을 주목한다. 시온산은 14헥타아르에 못 미치는 지역에 많은 종교 유적이 보존되어 있다.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의 성지이다. 갈등이 안 일어날 수 없는 지역적 특성이 존재한다.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도 있는 신성한 지역이기도 하다. 성지에 전혀 안 어울리는 ‘종교 핵무기’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단순히 ‘종교분쟁’이라는 시각으로 단정을 짓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 사이의 민족주의 갈등, 즉 국가이익을 두고 빚어진 충돌이라는 해석이다. 한 미국 기자가 만약 신이 죽는다면 아랍-이스라엘 분쟁을 해결하느라 지쳐서 죽을 거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아랍-이스라엘 분쟁해결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풍자한 말이다.
 

이스라엘과 유대인 그리고 아랍 국가
국가발전의 관점에서 볼 때 이스라엘의 변신은 성공적이다. 유대인은 로마인에게 나라를 뺏기고 2천 년 가까이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세계 곳곳을 떠돌았다. 그러나 오늘날 유대인이 세운 국가 이스라엘은 선진국 반열에 우뚝 섰다. 그에 비하면 아랍 국가는 완벽한 변신을 거두지 못했다. 그들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시도를 하는 중이며,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초조하고 민감한 정서, 심지어 극단적인 정서가 생겨나게 되었다. 역대 중동전쟁을 돌아보면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러한 좌절감이 초조함과 극단주의를 더욱 키우지 않았을까.

한편 이스라엘은 성공을 거둘수록 더욱 강경해지고 타협을 하지 않았다. 아랍인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으로 그들을 더욱 자극했다. 결국 이스라엘과 아랍 모두 타협의 여지없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역사를 돌아 볼 때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일수록 전환 과정에서 극도의 고통을 느낀다. 지은이는 균형 잡힌 태도로 중동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성공을 보는 한편 아랍인의 좌절감을 깊이 공감해야만 복잡한 중동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외면당한 팔레스타인 난민

여러 차례의 중동전쟁을 겪으면서 가장 비참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었다. 아랍 대국 중 어느 나라도 이들의 이익과 요구를 고려하지 않았다. 1948년 전쟁이 발발하자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각국의 접경지역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들은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향을 반대했다. 1948년부터 시작된 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채 60-70년을 끌어오고 있다.
 

제2의 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위안화 환율 절하
2015년 8월 중순, 위안화 대 달러 환율의 중간 가격이 연속 3퍼센트 가량 하락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이번 환율 하락이 위안화 대 달러의 중간 가격 고시 체제를 조정하고 개선하여 환율 형성 메커니즘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지은이는 위안화의 미래를 역사상 달러 위기와 오버랩시킨다. 지난 역사를 보면, 1978년 달러에 대한 전 세계의 비판적 심리가 공황 수준에 도달했다. 각국이 달러를 투매하고 금과 석유를 앞 다퉈 사들이는 바람에 미국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 눈앞에 1978년의 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그때 세계 화폐시스템은 완전히 재조정될 것이다.”
 

지은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와 개인을 막론하고 금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금이야말로 재산 가치를 지켜주는 보험이라는 것이다. “어느 날 세계의 신용화폐 시스템이 붕괴될 때 금이 당신의 재산을 지켜줄 것이다.” 중국인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웬만한 중산층 가정에는 주로 거실 바닥 어딘가를 뜯어서 비밀금고를 만든다고 한다. 나의 한족(漢族) 지인들 중에 한 사람도 한국에서 기술자들을 데려다가(아마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그런 듯) 비밀금고를 설치했다고 한다. 그 비밀금고에 돈 대신 금이 자리를 차지할지 모르겠다.


이스라엘, 이란, 터키와 중국의 일대일로

챕터3. ‘역사를 관망하다’에서는 이스라엘, 이란, 터키의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 유대문명이 3천년이나 지속된 비결이 무엇인가? 예전 유라시아 대륙을 쥐락펴락했던 페르시아제국인 이란은 어떻게 정교일치 국가가 되었을까에 주목한다. 터키는 어떤가? 전통의 트로이에서 번영의 로마제국까지, 비잔틴제국(동로마제국)의 콘스탄티노플에서 오스만제국의 이스탄불까지 이르는 많은 역사의 풍파가 축적된 터키. 그러나 오스만제국은 중국의 청나라처럼 ‘눈뜬장님’이 되어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터키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청사진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에서 흑해와 지중해 사이에 있는 터키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국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에서 터키는 베일에 싸인 것처럼 진면목을 알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이 지은이의 관점이다.
 

이 책의 베이스는 2014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은이는 중국의 유튜브 격인 유쿠(youku)와 손잡고 차세대 금융경제 프로그램 《관점》을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업로드 22회 차에 ‘가장 빠른 속도로 1억 회를 돌파한 온라인 토크쇼’가 되었다고 한다. 그 내용이 이 책 《관점》으로 정리되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지은이의 전방위적인 관점을 통해 시사, 경제,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된다.






 

 변성래 | 중국을 알고 싶은 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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