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소속된 자인가?
명령이란 그 범위 안에 속한 사람들에게 유효하다. 국가의 적법한 명령은 그 나라의 모든 국민들에게 유효하며, 군대의 명령은 그 명령을 내린 지휘관의 모든 군사들에게 분명한 효력을 가진다. 또한 명령은 그것을 받은 자가 따라도 좋고 따르지 않아도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명령에 따르는 것을 통해, 그 사람이 참으로 그 나라 국민인가 혹은 그 부대에 속한 군사인가를 알 수 있다.
  세상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 이 땅에 사람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 우리의 죄 값을 치르시고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셨다.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이 명령은 너무도 중요한 것이기에 여러 번 말씀하셨다. "너희는 가서 세상 모든 족속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으라."  주님은 지금 왜 이 명령을 내리는 지를 다시금 확인해주셨다. "내가 너희를 보내노라!" 그리고 이 명령이 시행되어야 할 범위까지도 지정해주셨다. "땅 끝까지!"(마 28:19, 막 16:15, 행 1:8)
  그리스도의 명령에는 길 잃은 양을 찾으시는 간절한 하나님의 사랑이 들어있다. 이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그 명령을 충성으로 따르는 사람들에게 주님은 영광과 상급을 약속하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이 복음 전파의 명령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뛰기도 하며 또 어떻게 해서든지 그 명령을 따르려고 힘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혹시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면 이 그리스도의 명령과는 별 상관이 없으므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리라"고 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명령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고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로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다. 참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기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명령에 별로 마음이 움직이지도 않고 여전히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살려는 사람은 자신이 참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요 13:15).

명령에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그리스도께서 이 명령을 주실 때는 그 분명한 목표까지도 가르쳐주셨다. 그 목표란 바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라!'는 것이었다. 그 복음이란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든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의 영원한 형벌을 대신하셨고 또 생명의 부활로 우리를 영원한 하나님 나라로 맞아들이시는 기쁜 소식이다. 영원한 지옥으로 던져질 운명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십자가의 구원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른다면서도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는 목표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것은 명령에 따르는 사람의 생각이 그 명령을 주신 하나님의 생각을 앞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분명한 생각은 한 사람이라도 멸망치 않고 영원한 생명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성경은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어주며 심지어는 불 속에까지 뛰어든다고 할지라도 그 자체가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가르쳐 주신다. 우리에게는 누구에게 나누어줄 만한 사랑이 애초부터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은 다만 우리가 받은 사랑, 즉 그리스도의 사랑인데 이 사랑은 바로 십자가의 복음 안에 있는 것이다. 
  사람이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한다면 그 사랑을 구현하는 최고의 길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그 속에 더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신 그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장 큰 사랑임을 안다. 그래서 그는 그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며, 또 어려움과 난관이 있을 때에도 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배척과 핍박을 받아가며 인내하는 것이다.

명령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또 그리스도는 그 명령을 수행하는 우선순위도 가르쳐주셨다.  '주의 소식을 받지 못하는 자들이 보고 듣지 못한 자들이 깨닫게 되리라'고 하셨다. 한 번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고 하셨다. 사도 바울 같은 선교사도 이러한 하나님의 생각을 알고는 '이미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로 힘썼으며'라고 했고 그는 평생 이 우선순위를 지키기 위해서 힘을 다했다(롬 15:20, 21).
  복음을 들은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과 복음을 한 번도 듣지 못한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듣고서도 믿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복음을 들은 사람들의 불신앙의 문제가 되므로 그들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복음을 한 번도 들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믿지 않았다면 그것은 복음 전해야 할 우리들의 불순종으로 인해 생긴 문제이므로 바로 우리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구원 받지 못하는 일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겪는 일 중에 가장 억울한 일이다. 많은 억울한 일이 있겠지만 모두 이 세상 떠나가며 잊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영원히 잊어버릴 수 없는 일, 곧 영원히 지옥 불 속에서 고통 받는 결과를 당하게 된다면 그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다. 그 책임은 그런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할 먼저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 책임에 대해 '그 죄를 우리들의 손에서' 찾으시겠다고 하셨다(겔 33:6).
  그러므로 진정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그리스도인들은 그 명령의 우선순위를 따라 가장 먼저 자기들 말로 복음을 들을래야 들을 수가 없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깊은 밀림 속에 들어가고, 산 속 마을을 찾아가며, 망망대해의 고립된 섬을 향해 나아간다. 심지어는 만년 얼음 땅 속의 에스키모를 만나러 가기도 한다. 일백 이십년 전 우리나라에도 바로 그런 그리스도인들이 찾아왔기 때문에 지금 구원받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소리 높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들이 복음을 듣고서도 이 땅을 외면했다면 우리는 어찌 되었을까?

누가 그리스도의 명령을 따르는가?
명령을 따르는 사람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즉시 명령에 따를 수 있도록 눈과 귀를 열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나중에 그 명령을 듣지 못했다거나 혹은 그 명령을 이해하지 못했다거나 하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명령도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에게는 그 명령을 잘 듣고 잘 이해해야 할 책임이 있다. 더욱이 그리스도는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그의 모든 말씀이 생각나게 하실 것이라고 하셨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섰을 때 그 명령을 못 들었다거나 이해를 못했다거나 하는 변명은 통할 리가 없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에게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주신 것 자체가 우리 인간들을 사랑하시므로 베푸신 은혜다. 그 명령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실제로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사람들이다. 또 그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나누는 우리들에게 더욱 더 풍성해지는 사랑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십자가의 복음을 들고 세상으로 나아가자.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일을 하자.

윤규석/ 선교사(NTM부족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