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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2 통권 189호     필자 : 나은혜 프린트   이메일 
[나은혜 선교문학]
마음이 통하는 만남은 축복이다

오랜 지인인 C 선교사를 만나기로 했다. 내가 속한 함해노회의 강남시찰회가 마침 있어서 서울에 올라왔던 터였다. 서울에 온 김에 예전에 다니던 치과에 들러서 치아건강검진을 받고나서 선교동역자인 C 선교사를 만나기로 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든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나누는 교제는 언제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고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다. 이것은 이미 여러분도 살아가면서 숱하게 경험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야 한다. 또 이와 함께 여러 에너지도 소모된다. 감정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재정적인 것이든,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화가 있다면 사람을 만날 때 이런 것을 재어보게 된다는 것이다. ‘과연 만날 가치가 있을까?’

하지만 오늘 만나기로 한 C 선교사는 언제 만나도 좋은 사람이다. 우선 나는 C 선교사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왔다. C국에서 사역할 때부터 선교콘퍼런스에서 만나서 교제하고는 했었다. 그 뒤에 그녀는 나와는 다른 건강상의 이유로 선교지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C 선교사는 변함이 없는 사람이다. 내 인생을 스쳐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처음과 끝이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 점에서 C 선교사는 늘 변함없는 내 주위에 몇 안 되는 귀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C 선교사는 대단히 긍정적인 사람이다. 물론 그러한 긍정의 모습은 그녀의 신실하고 깊은 신앙으로부터 나오는 것일 것이다. 어쨌든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다. 괜히 격려가 되고 자부심이 생긴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진다.
 

C 선교사는 만나자마자 곧바로 나를 근처의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편안해 보이는 한식집이었다. 이 식당의 주인인 할머니는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해오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모든 식재료를 신토불이를 사용해서 음식을 만든다고 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식당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녀는 청국장을, 나는 해물된장국을 주문하였다. 사실 아직 시간이 좀 일러서 별로 입맛이 없었고 배도 전혀 고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집밥 같은 맛깔스러운 반찬과 찌개가 입맛을 당겨서 절반도 못 먹을 것 같았던 밥을 한 그릇 다 비웠다.
 

밥을 먹고 식당을 나오는데 그녀가 식당 계산대 앞에서 팔고 있는 무언가를 사는 것이다. C 선교사가 나에게 건네주는데 보니 옛날식 쌀강정이었다. 직접 농사지은 쌀로 만들어서 맛있다고 하면서 쌀강정 한 봉지를 사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C 선교사는 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을 알고서 어머니께 갖다 드리라고 어른들이 좋아 하실만한 과자를 일부러 산 것 같았다. C 선교사 자신도 7남매의 장녀로 부모님을 돌보고 있으니 이렇게 푸근한 마음 씀씀이를 갖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을 나와서 근처에 있는 그녀의 숙소로 갔다. 자그마한 원룸에서 우리는 잘 익은 황도복숭아를 깎아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C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한국에 돌아와서도 소속선교단체에서 끊임없이 유학생사역을 하고 있다. 유학생사역이라는 점에서 C 선교사와 우리 부부는 같은 사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C 선교사는 나와 비슷한 나이임에도 아직 싱글이다. 그런 그녀와 결혼하여 남편과 자녀를 두고 사는 나와는 삶이 다르겠지만 우리는 잘 통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믿는 주 안에서 만난 자매로서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마음이 더 잘 통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왔던 이야기를 밤 10시가 다 되도록 나누었다. 돌아와야 하기에 일어섰지만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C 선교사 같은 사람이 내 측근으로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고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C 선교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선교사님, 저도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축복으로 선교사님들과 선교사역을 잘 섬기는 삶이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C 선교사는 나의 문자에 “아멘∼”으로 화답해왔다. 그렇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만남은 언제나 푸근하고 새 힘을 얻게 한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잠 27:17)

 






나은혜 | 장로회 신학대학교 선교문학 석사, 미국 그레이스신학교 선교학 박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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