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위가 유난히 심했고,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지나고, 하늘은 높아지고 들판의 벼들이 고개를 숙이는 절기가 찾아 왔습니다.
우울한 소식들 최근 중국의 교회와 관련해서, 선교환경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발(发)로 중국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 하순에 한 반중(反中) 인권단체의 대표(목사)가 한국에 와서 강연과 토론회를 가졌는데, 이 분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최근 가중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교회와 기독교인 탄압의 실상을 밝혔습니다.
- 핍박사례는 2015년 643건에서 2016년은 762건으로 20.2% 증가. - 신앙을 이유로 구금된 사람은 147.6% 증가, 이 가운데는 교회지도자 1,800명이 포함되어 있음. - 2015년 8월부터 저장(浙江)성에서 2000여 교회의 십자가 철거 사건 발생.
이 분은 그 밖에도 교회가 문을 닫고, 교회재산이 몰수당하고, 학교에서 종교활동 금지, 크리스천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조사 등을 열거하면서, 중국 정부의 교회와 기독교인 탄압이 문화대혁명 이래 최악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반중 인권단체 대표의 발언이어서 중국 정부의 탄압을 부각하기 위해 강하고 자극적인 표현들이 동원되었다고 느끼면서도, 산발적으로 듣던 소식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지난 달 ‘발행인 통신’에서 중국 당국이 공산당원은 신앙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을 두고 “(계속)바짝 조인다”라고 하였습니다. 중국은 조이는 것과 느슨하게 하는 것을 잘 운용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기독교에 대한 정책은 느슨하게 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선교중국과 관련된 중국교회의 움직임도 잘 포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여러 활자 매체에서 중국의 교회와 관련된 기사들을 발췌해 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마음을 밝게 해 주는 기사를 만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교회와 관련된 소식이 양적으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사드 문제로 빚어진 한중 사이의 갈등 역시 어려움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4일은 한•중수교 25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5년 전 수교 20주년 기념식은,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행사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각각 두 나라의 대사관을 통해, 격이 많이 낮아진, 별도의 행사를 개최했고, 두 나라의 정상이 주고 받은 메시지도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것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선교사들의 ‘비자발적 귀국’도 선교사들을 계속 조이고 있습니다. ‘선교중국의 허브’를 자처하고 있는 제주의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은 것 같습니다. 맑은 하늘과 쌍무지개를 바라보며 그러나 우리는 가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위축되어서도 안 됩니다!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됩니다! 선교중국의 행진은 멈춰지거나 후진하지 않을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비록 부분적인 제약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이 이 행진을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국은 1970년대 말부터 개방정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 국내에서는 ‘중국이 개방정책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개방정책에 따른 여러 부작용에 놀라 이를 축소하거나 취소하지는 않을 것인가?’는 문제를 가지고 세미나가 많이 열렸습니다. 한 세미나에서 나온 ‘쌀밥, 보리밥론’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마 축소하거나 취소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쌀밥을 먹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도로 보리밥을 먹으라고 하면 폭동이 일어나는 법이니까 말입니다!” 이 말은 그 뒤 사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숨을 고르면서 ‘하나님이 이 뒤에 어떤 일을 보여주실 것인가?’라는 기대를 가다듬어야 할 때입니다. 오래 전, 저는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많이 무거워진 상태에서 어딜 가려고 비행장에 나간 일이 있습니다. 구름이 많이 끼어서 비행기가 못 뜬다고 하다가 이륙을 했는데, 구름을 뚫고 올라가자 맑은 하늘에 해가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무거움을 털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운외창천(云外苍天)'이라고 한다는 것을 뒤에 알았습니다. 몇 해 전에 백두산에 올라가는데 비가 내렸습니다. 경험하신 분들이 많겠지만, 백두산은 기상변화가 심해 천지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백 번 가야 두 번 맑은 날씨를 만나 천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백두산이라고 합니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생겼습니다. ‘아, 이번에는 천지를 보지 못하겠구나!’ 했는데, 정상에 올라가니까 쌍무지개 밑에 천지가 유난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쌍무지개를 배경으로 천지를 본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비 내리는 날씨가 이런 복을 가져다 준 것입니다. 우리, 복음화한 중국, 기독교화한 중국이라는 맑은 하늘과 쌍무지개를 바라보며 한 걸음씩 꾸준히 올라갑시다! “어렵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난 여름에 저는 시간 차이를 두고 중국 내륙에서 일하는 선교사 몇 분의 선교보고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두 젊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은 공통으로 사드 문제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한 분은 평소 주변의 중국인들과 좋은 교제를 나누며 지내 왔는데, 그리고 그것을 선교로 발전되는 것 같았는데, 사드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중국인들이 자신과 인사를 나누기를 꺼리며 피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하였습니다. 한 분은 대학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사드 문제 이후에는 찾는 중국인들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무겁고 어두운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한 분은 “돌아보면 제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모두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별로 걱정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이 하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로버트 모리손이 중국으로 갈 때 선원들이 “이보오 젊은이, 젊은이가 과연 중국을 변화시킬 수 있겠소?” 조롱조로 물었다고 합니다. 모리손은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모리손의 대답을 다시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죠나단 고프트가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슥 4:6)라는 말씀을 붙들고 선교를 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생각 났습니다. 한 분은 “저는 참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시키시는 일이니까요.”라고 하였습니다. 표정은 말없는 밀고자라는 말이 있는데 그분의 표정이 그 말이 사실임을 밀고(?)하고 있었습니다. 진지한 현장경험에서만 나올 수 있는 고백들이었습니다. 이런 고백을 모두가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호에는 존 로스 선교사를 더 깊이 알아보는 글을 기획으로 올렸습니다. 로스 선교사는 중국 동북지역 선교의 거목이고, 한국교회에도 선한 영향을 많이 미친 분인데, 이 기획을 통해 그분의 존재가 더 잘 부각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이렇게 외치자는 말로 이번 호 ‘발행인 통신’을 마칩니다. 기 죽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유관지|중국어문선교회 고문, 본지 발행인. 성화감리교회(분당) 원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