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국에서 고아원 사역을 7년 동안 섬기고, 지금은 한국본부에서 선교사 훈련을 섬기고 있다. 사역현장에서 독신이고 게다가 여자이기에 깊은 시골이나 오지에 들어가는 여행에는 자유롭지 못했다. 때론 현지인 이성들의 관심대상이 되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정도 이상으로 과하게 다가올 때 부담스럽고 불편하기도 했다. 더불어 외로움과 주변에 외국인으로 노출되어 있어서 위험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독신선교사는 자신과 사역에서 만나는 현지인들과의 관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이동이 가능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스스로 결정하고 통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가정이 있는 선교사는 자녀와 배우자와의 시간도 배려해야하기에 독신보다는 관계의 범위가 넓다고 생각된다. 어떤 관계에서든지 서로의 입장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데 원만한 관계가 되느냐 갈등의 관계가 되느냐의 중요한 요소는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특별히 독신여성선교사로서 사역의 어려운 점 중의 하나인 관계의 부분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자녀양육 중인 선교사 가정과의 관계 주로 현장에 파송 받고 한 텀이 지나지 않은 신참 선교사들은 나이가 젊은 부부선교사들이 많고 대부분 자녀양육을 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정착하는 과정에서 언어를 배우면서 현지 적응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돌봄이 많이 필요한 어린 자녀들을. 독신선교사 특히 나이가 20대인 선교사들을 보모처럼 여기고 맡길 때가 종종 있다. 물론 서로 돕는 관점에서 돌봐주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고, 충분히 도와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주말에 독신선교사들을 식사에 초대해서 아이들을 돌보라는 압력(?)을 은근히 가하는 경우도 있으며 미리 말하지 않고 부부끼리 외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미리 얘기를 하고 요청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은 일방적인 경우에는 불쾌하게 만들고, 그 선교사의 집에 방문하고 싶은 마음까지 사라지게 한다.
시니어 선교사들과의 관계- 의사소통의 통로를 정하라. 한 텀을 지난 선교사들은 현장에 대한 적응이 어느 정도 되어있어 사역을 시작할 단계에 접어드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자녀들도 성장기에 이르면서 부인선교사들이 사역에 동참하고 의사결정자의 역할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은 단지 독신선교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동역하는 현지 사역자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사소한 의사 결정에도 부인선교사와 남편선교사의 의견이 다를 때, 함께 일하는 독신 선교사는 혼란스럽게 된다. 남편선교사의 결정대로 따라서 일을 진행했는데, 나중에 부인선교사가 그 일의 결정에 대해 반박하고 나서면 독신선교사는 난처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남편선교사와 부인선교사의 의견이 다를 때 다시 가서 묻고 두 사람의 의견을 수렴해서 말해주기를 요청했다. 계속 이런 방법을 통해서 사역하면서 사소한 결정은 부인선교사와 결정을 하고 중요한 결정사항들은 남편선교사와 함께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방법으로 분분한 의견을 모으는데 힘들지 않았다.
한 예로 MK교사를 훈련하여 선교지에 파송했던 경험을 나누고 싶다. 주로 남편선교사와 의사소통을 한 교사는 취학아동 중심의 교육계획을 세워서 현장에 갔는데, 자신이 돌봐야하는 어린 자녀가 한명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선교사는 취학아동만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했고 부인선교사는 건강이 좋지 않아서 교사가 오면 오전엔 어린 자녀를 맡길 생각이었는데, 부부간의 의사소통과 결정을 하지 않아서 이런 경우가 생기게 되었다. 이때 교사선교사가 지혜롭게 대처하고 선교지의 사정과 그 가정의 사정을 이해하고 남아있는 아이도 시간을 정해서 돌보긴 했지만, 이런 부분에서 융통성이 없는 교사선교사의 경우 서로 불편한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부인선교사와의 관계 몇 년 전 선교사 대회에서 독신여성선교사와 부인선교사와의 관계가 한 가지 이슈로 다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선교현장에 대한 한 책에서도 남편선교사와 독신여성선교사의 미묘한 관계에 대한 실제상황을 소개한 글을 읽었다. 부인선교사와 독신여성선교사와의 관계라 힘들 수도 있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입장이 다르더라도 서로 보완하고 도울 수 있다면 외로운 선교현장에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부인선교사입장에선 사역의 진행과 결정이 남편선교사와 독신여성선교사 위주로 되어 갈 때 소외감을 느낄 수가 있다고 들었다. 독신여성선교사의 자세도 중요하다. 자녀양육과 가사에 독신선교사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인선교사가 사역 면에서 독신선교사보다 더 모를 수도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는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독신선교사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같은 여자로서 부인선교사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남편선교사에게 업무가 있어서 집을 방문했을 시 남편선교사가 없으면 그냥 나와 버리는 경우가 있는 데 그럴 땐 부인선교사에게 간단하게 이유를 설명한다. 부인선교사 입장에선 간접적인 사역의 결정과정을 알게 됨으로 오해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부인선교사와 관계없는 일로 찾아갔더라도 온 이유를 설명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눈 뒤 집에서 나온다. 이런 방법들이 서로간의 친밀감과 동료의식과 함께 부인선교사와의 관계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에 대해서 선교사로 오랜 시간 사역을 하고 있으니 독신주의가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나는 독신으로 살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나의 삶의 과정에서 주의 부르심을 확인하고 그 길을 순종하기로 선택한 것뿐이다. 나를 사역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 보고 지나온 삶에 대해 이해하며 마음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결혼을 할 것이다.
선교사이기에 소개로 만나게 되면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시선이 많다. 아니면 가르치려 하든지 너무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그동안 하나님께 시간을 드리고 섬겼는데, 결혼하는 문제에 걸리게 되니 하나님은 왜 이러시나??? 고민이 되기도 한다. 부모님께도 죄송한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배우자에 대한 기준이 높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데, 나이가 찼다는 이유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독신형제만 있으면 무조건 연결 하려는 분위기에 마음이 많이 상하기도 한다. 정말 걱정해준다면 진지하게 기도하고 개인적으로 소개를 하는 것이 독신여성사역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선교지망생들은 독신으로 사는 게 두렵지 않냐며, 결혼시기를 놓치는 게 두렵다고들 한다. 결혼에 대해 해결되지 않은 이유로 부르심은 있지만, 선교지로 나가지 않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어떤 모양이든지 주께서 부르신 것에 확신이 있다면, 현장에 나가라고 권하고 싶다. 나의 젊음과 시간을 드릴 수 있는 것은 특권이고, 그 안에 큰 축복이 있기 때문이다.
김미란 선교사 | GP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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