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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9 통권 145호     필자 : 한수아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물질주의, 소비주의 사회 속에서의 중국교회의 신학화

지난 7, KWMA 주관으로 세계선교전략회가 열렸다. 대회의 주제는 ‘자신학과 자선교학’으로  한국 내 선교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주제를 다루기는 처음이었다. 이 회의를 통해 한국교회의 자신학과 자선교학의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 전략회의에서는 중국의 자신학화 상황이 어떠한지, 혹은 중국선교를 하는데 있어서 중국교회의 자신학이나 자선교학 수립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탐색할 수 있었다. 본 글을 통해 그러한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중국교회는 기독교 선교가 우리보다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침략의 상황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기독교신앙의 자주성을 강조하거나 토착화하려는 노력이 한국교회보다 훨씬 먼저 있어왔다. 특히 사회주의 정부수립 이후에 관방교회는 삼자신학을 개발하였고 가정교회에는 신학적인 체계화는 없었지만 극심한 핍박과 가난 속에서 일종의 십자가의 신학, 고난의 신학이 교회에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가정교회의 신학적 경향이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핍박이 약해지고 경제적 번영이 이루어진 현재의 상황에 점점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중국교회의 중심은 과거의 농촌교회에서 이제 도시화 현상에 따라 도시교회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회의 중심을 이루는 사회 계층도 농민이나 하급 노동자에서 점차 도시 중산층으로 변화되어 갈 것이다. 중국의 도시는 이미 강력한 소비주의 사회가 전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도시)교회는 과거의 핍박과 가난이라는 도전보다 이제 물질주의, 소비주의라는 새로운 도전에 더 많이 직면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도전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중국교회 가운데 재물과 건강 및 변화된 사회적 관계를 다루는 하나님나라의 신학이 공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이미 그런 도전을 경험한 한국교회에서 얻은 교훈에 근거한다. 필자는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는 바로 신학적 위기라는 일부 신학자들의 지적에 공감하며 그 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서 신학적 전환을 제때에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에도 극한 가난과 핍박 속에서 십자가 고난의 신학이 있었으며 이 신학은 구한말, 일제시대, 그리고 6·25 전쟁 및 전후 가난의 시기를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만나게 해 주었고 위로와 격려를 해 주었다. 그러나 그 후 급속한 경제성장기와 맞물려서 교회가 빠르게 성장하게 되면서 고난과 십자가의 신학은 더 이상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고 오히려 능력, 축복, 성장을 강조하는 신학이 힘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점점 한국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게 되고 경제 및 정치권력을 지닌 집단과 동일시되었지만, 사회적인 책임이나 하나님나라에 대한 비전을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하면서 사회적인 적실성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기독교가 다른 종교보다 많은 사회 봉사활동이나 선교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신학적인 한계는 지도자의 타락과 같은 여러 가지 악재와 더불어 사회적 공신력을 상실하고 기독교를 점점 이익집단으로 비치게 하였다. 즉 교회가 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자체의 확대를 목표로 삼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낙인찍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교회가 더 커져갈수록 사회적인 영향력은 반대로 줄어드는 기이한 국면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조직신학자 김동춘 교수는 한국기독교의 역사를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요약한다. 첫째는 분리형, 둘째는 변혁형, 셋째는 적응형이다. 1950년대까지의 한국기독교는 세속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변혁시키려고 하거나 혹은 그것에 동화하려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면에서 분리형 패러다임으로 본다.[1] 그는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주로 에큐메니칼 진영의 진보적인 기독교와 일부 복음주의권 기독교에서 변혁적인 기독교 패러다임을 발견한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 현재 한국기독교의 패러다임은 적응주의 기독교라고 말한다. 적응의 기독교는 세상문화와 질서에 교회가 적절히 협력하며 보조를 맞추며 살아가도록 한다. 그는 “적응형 기독교는 복음의 본질과 현세적 관심 사이를 신속히 결합하면서 복음을 현세적 필요와 공존시키려 한다. 여기서는 하나님을 향한 초월적 신앙이 인간을 위한 세속적 욕망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한국교회 내에서 오순절주의는 단순한 십자가 고난의 신학, 분리주의 패러다임을 극복한 대표적인 적응주의 신학이다. 이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신앙을 극복하는데 일정부분 기여하였다. 필자는 때로 순복음교회의 삼중축복신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 그것은 전후시기 가난과 질병, 악령의 고통 속에 있던 한국인들에게 예수를 믿으면 영적인 구원뿐만 아니라 삶이 변화되는 일종의 총체적인 복음을 제시한 순기능적인 측면이 있다.

 

그것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서 매우 타당한 신학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실 순복음교회가 아니어도 부흥사들은 교단불문하고 대략 이런 경향의 신학을 지니고 있었다. 그 신학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현세적인 차원의 구원을 강조하였고 이것이 인간의 타락적 성향과 맞물려서 번영신학의 길을 열게 되었다. 그 신학이 하나님나라의 신학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올바른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바뀌지 않게 되자 세속적인 기복주의적 혹은 성공주의적 신앙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게 가난과 질병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신학이 이제 교회로 하여금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의 결여로 인해 문제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였던 것이다. 

 

중국기독교는 어떤가? 삼자교회는 공산당의 통치에 순응하는 정치적 적응형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가정교회는 명백한 분리형 패러다임 속에 위치해 있었지만 이제 다른 모델을 찾아가야 할 전환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난과 가난 속에서 중국 (가정)교회가 성장하였지만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 빠른 경제성장 과정에서 한국과 비슷한 도시화, 산업화, 물질주의화의 세속화 과정을 겪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도시) 교회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다.

기독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통제 및 정치적인 탄압은 중국교회가 한국교회와는 달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지 못하게 하거나 개교회의 대형화 등 확장에 몰두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인 울타리가 있더라도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신학적인 기반이 없으면 윤리적 기반이 약한 물질주의적이고 기복적인 신앙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자본주의적 세속화를 철저하게 용인하는 상황에서 현재 중국 사회는 물질적 성공과 소비를 서구사회나 심지어 한국 사회보다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분리주의적이며 오순절주의적 색채가 강한 중국교회는 한국교회와 같이 세속 사회에 대한 적응형 기독교가 되어 갈 수 있고 이렇게 된다면 중국교회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교회처럼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예수 믿으면 천당 가고 복을 받는다는 단순한 신학적 패러다임은 중국교회로 하여금 새로운 환경 속에서 계속적으로 소금과 빛을 역할을 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다. 그것은 핍박 속에서 천국소망을 갖도록 하고 가난 속에서 희망을 갖도록 도왔지만 핍박이 줄어들고 경제적 부가 증대된 상황 속에서는 신학적 적합성을 점점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선교가 중국교회의 건전한 자신학화를 돕는 길은 한국교회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물질주의 및 소비주의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윤리적 기반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강화시키는 하나님나라의 신학과 기독교세계관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교회의 강점인 십자가 고난의 신학은 개인적 구원과 영성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성경적인 청지기 의식과 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선교사들은 앞으로 중국교회를 돕고자 할 때 과거에 비해 좀 더 깊이 있고 총체적인 신학적인 무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이런 논의가 지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되고 기존의 십자가의 신학과 강력한 성령운동 및 선교운동과 잘 결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하나님나라 신학이 중국교회가 지닌 영적인 역동성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교회에 자리매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아 | 선교사, 무슬림미전도종족 사역



[1]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에 기독교는 사회변혁과 국가독립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김 교수가 1950년대 이전을 단순히 분리형 기독교로 분리하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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