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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5 통권 282호     필자 : 이일형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인도네시아화인교회에서 첫 성탄절을 보내며

샬롬! 동역자 여러분 평안하신지요? “슬라맛 따훈 바루(Selamat Tahun Baru: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6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한 해도 여기까지 인도해주시고,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지난해 11월 말 믈라카 해협에서 형성된 열대성 사이클론(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홍수는 인도네시아의 3개 주를 덮쳤습니다. 현지 재난 당국에 따르면 피해 주민은 약 140만 명에 이릅니다. 실종자 500여 명, 부상자 또한 수천 명에 이르고, 6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지난 2004년 수마트라 아체주 쓰나미 다음으로 큰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메단에도 일주일 내내 비가 쉬지 않고 쏟아졌습니다. 

현재 메단은 우기입니다(3~8월 건기, 9~2월 우기). 보통은 매일 1~2시간 정도 비(스콜)가 오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6일 동안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30여 년 동안 이곳에서 선교하셨던 선교사님도 처음 겪는 일이라고 합니다. 비도 많이 왔고, 배수로 시설도 거의 되어 있지 않는 등 홍수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지역이 물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물론 높은 지대의 동네는 괜찮았지만, 강과 가까운 낮은 지대는 강이 범람하여 피해가 컸고, 산간 지역은 산사태로 더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저도 그날(강이 범람할 때) 교회에 출근했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점심쯤에 귀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도로가 다 잠겨버렸고, 결국 돌고 돌아서 잠긴 도로를 천천히 통과해 1시간 반 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원래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 조금만 늦게 나왔으면 그날 집에 못 갈뻔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다행히 배수로 시설이 되어 있고, 높은 지대에 있어서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이후에 저희 소속 몇몇 교회들과 목회자, 성도들의 집이 물에 잠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배수로 시설과 홍수를 위한 대책을 세워놓으면 이렇게까지 큰 피해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살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면 당장 앞에 있는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지, 다음번에 이러한 피해를 겪지 않기 위해 원인을 찾아 개선하거나 미리 대책을 세워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홍수로 인해 어려움을 당한 이재민을 위해서 모금하였습니다. 그리고 유족과 이재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배수로 시설과 홍수 대비를 위한 대책들이 잘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인도네시아화인 감리교회에서 보낸 12월은 한 달 내내 성탄절이었습니다. 12월 2일, 첫 성탄예배를 시작해서 25일 성탄절 예배까지 12월 한 달이 정말 바빴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성탄 축하 발표회와 성탄절 예배가 있지만, 여기는 25일에만 성탄절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12월 내내 교회별로, 지방별로 성탄예배와 행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 참석할 수는 없지만 저희가 꼭 가야 하는 곳만 참석해도 많았습니다. 

12월 2일은 1 지방 실버회원(60세 이상) 성탄 연합집회가 있었습니다. 성탄예배이다 보니 집회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100∼150명이 모이는데 이날은 300명이 넘게 왔습니다. 여기에 온 대부분의 사람은 선물과 점심 도시락을 받기 위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화인이 아닌 다른 민족 사람들도 왔습니다. 저희는 화인연회이기에 최대한 화인 대상으로 모임을 진행합니다. 찬양과 기도 그리고 설교가 중국어 혹은 호키엔어(Hokkien: 중국 푸젠(福建)성 방언, 메단에 사는 화인들은 대부분 푸젠성 출신)로 하기에 화인이 아닌 다른 민족(바탁족 등)들은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온 이들을 내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 복음의 자리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와서 앉아 있으니 감사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복음의 씨앗이 그들 마음 가운데 잘 뿌리내리기를 소망합니다. 

12월 4일, 목요일 저녁에는 우리 교회에서 1 지방 목회자와 가족들을 위한 성탄예배가 있었습니다. 화인연회 감독님을 모시고 함께 예배드리고, 예배 후에는 행운권 추첨과 목회자들의 특송 그리고 목회자 자녀를 위한 선물 증정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목회자 가족들과 교제하며 목회자 자녀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있음에 참 감사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목회자 특송


그리고 12월 7일, 주일예배 뒤 오후 4시, 안디옥감리교회에서 평신도 주관으로 1 지방연합 성탄예배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도 교인 30여 명이 함께 참석하였습니다. 12월 13일, 토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성도들의 집을 돌면서 성탄의 소식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새벽송을 여기서는 12월, 성탄절 전에 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새벽송이 가능한 성도들의 가정을 미리 조사하여 총 40가정을 방문했습니다. 하루 만에 다 돌아다녀야 해서 담임목사와 제가 2개 조로 각각 20가정에 성탄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 가정에서 최대 15분 정도 말씀을 같이 읽고, 찬양하고, 말씀 나눔과 축도 그리고 간단한 교제를 하고 다음 집으로 이동합니다. 저는 축도(중국어)를 맡아 각 가정의 기도 제목을 위해 기도하고, 축도하였습니다. 

가는 집마다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주셔서 정말 배가 쉴 틈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저희 자녀들을 위한 먹을 것들도 같이 준비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온종일 돌아다니며 힘들기는 했지만, 성도들의 집을 방문하니 그들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고, 더 친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정을 방문하면서 집 안에 향을 피우는 작은 신전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희 교인 중에도 혼자서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 외 가족들은 불교 신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화인들은 불교 신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4월 말에 하나님을 믿지 않은 가족들을 초청하는 ‘가족 초청 복음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족 모두가 하나님을 믿고, 함께 교회 나와 예배드리는 믿음의 가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12월 23일, 화요일 저녁에는 우리 교회 성탄 축하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저희 아이들도 워십과 찬양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한인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워십팀에 들어가 함께 연습하였습니다. 그리고 Youth(중고등부∼청년부 연합)에서는 한국어로 “저들 밖에 한밤중에” 찬송가를 연습하여 찬양하였습니다.
 

                    ▲워십과 찬양에 함께한 자녀들

이번 발표회 때 성도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150여 명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200명이 넘게 와서 저녁 식사가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5일 오전 10시에 성탄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12월의 모든 성탄예배와 행사가 끝났습니다. 


인도네시아화인교회에서 첫 성탄절을 보내며, 이렇게 12월 내내 성탄예배와 행사가 있는 것이 참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감사할 수 있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예배와 행사가 우리가 선물을 받고, 맛있는 밥을 먹고, 공연하는 행사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도 중에는 성탄절과 이어지는 연말을 이용해 가족 여행이나 자녀들을 만나러 갑니다(싱가포르, 대만, 호주, 미국 등의 화인 자녀들 가운데는 어렸을 때 유학하러 가서 거기서 정착하여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일예배를 빠지고, 성탄예배와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매년 연말에 여행 계획을 잡는 성도들이 있는데 이 가운데는 교회 중직자들도 있습니다. 

이 땅과 이들을 위해 기도로 섬기라고 우리 가정을 보내신 줄 믿습니다. 이들이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종교인에서 벗어나, 하나님만을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참된 제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화인교회 공동체가 우리끼리의 교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아가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로 세워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다음 호에 계속) ♣








♣사진 설명 | (위) 1지방 평신도 주관 성탄연합예배
♣이일형 | MDC 화교감리교회 협력목사, 인도네시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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