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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3 통권 263호     필자 : 프린트   이메일 
[신간도서]
10년 후 중국! 차이나 키워드 & 어떤 불시착 외

10년 후 중국! 차이나 키워드
최헌규 저 | 뉴스핌 | 2024년 06월 17일 | 300쪽 | 정가 19,000원

미중 패권 경쟁으로 살벌한 시대지만 잘만 대응하면 이는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과 동맹관계를 굳히면서도 중국과 멀어지지 않는 실리 외교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국과 친하다고 중국을 배척할 이유가 없고, 중국과 교류한다고 해서 미국과 소원해질 이유도 없다.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라는 점을 명심하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근린 국가로서 우리는 중국과 수천 년 동안 문화 인문적 가치를 공유해 왔다. 한중 관계가 차갑게 식었지만 서울에선 중국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마라탕과 탕후루 가게가 인기다. 관광을 비롯한 인적 왕래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문화, 예술, 관광, 학술 등 인문 분야 교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반증이다. 한중 관계가 더 이상 멀어지지 않게 잘 관리를 하고 상생의 접점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륙의 주인 공산당의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뚫고 팍스시니카를 향해 여전히 무서운 기세로 돌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한반도의 운명을 향해 점점 더 거친 풍랑으로 다가오고 있다. 격변의 시대, 우리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독자들과 그 방법론을 놓고 함께 고민하고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감히 고대한다.


기억의 장례 문화대혁명 이후의 나날들
타냐 브레니건 저 | 박민희 역 | 마르코폴로 | 2024년 06월 15일 | 440쪽 | 정가 25,000원

타니아 브래니건은 “문화대혁명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썼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마오이즘 광신주의가 10년 동안 지속되는 동안 아이들은 부모에게 등을 돌렸고, 학생들은 교사를 비난했다. 무려 200만 명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수천만 명이 배척당하고 투옥되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 잔혹하고 끔찍한 시기의 기억이 비어 있는 공간처럼 남아있다. 공식적인 탄압과 개인적인 트라우마가 공모하여 국가 기억 상실을 초래한 것이다.

《기억의 장례》는 제가 가디언의 중국 특파원으로 베이징에서 보낸 7년 동안 공산당의 정치, 풍자 소설, 농촌 개발, 페미니스트 운동, 홍콩의 시위, 자연재해 등에 대해 쓴 첫 번째 책입니다. 저는 문화대혁명의 자장 안에 있는 예술가와 재벌부터 공장 노동자, 농부 그리고 중매인으로 변신한 미사일 연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대혁명을 제대로 알지 않고서는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
조관희 저 | 한국문화사 | 2024년 06월 24일 | 238쪽 | 정가 20,000원

루쉰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는 저명한 작가이자 사상가 그리고 무엇보다 당대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간 투사였다. 그의 저작은 소설 작품부터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담은 잡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그중에서도 놓칠 수 없는 것은 그가 중국 최초의 소설사를 쓰고 이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 중국 고대소설 작품들을 수집 정리했다는 사실이다. 곧 만년의 투사 이미지가 강한 루쉰의 시작점은 성실한 고대소설 연구자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의 경우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것은 루쉰에 대한 연구가 주로 현대문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기에 고대소설 분야는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고, 또 고대소설 연구자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연구 영역에 매몰되어 있었기에 루쉰에게까지 오지랖을 넓힐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루쉰의 고대소설 연구에 대한 분야는 묘하게 공백 상태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내가 루쉰의 고대소설 연구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중국소설사 분야의 기념비적인 저작 《중국소설사략》을 번역한 데 있었다. 약 5년여에 걸친 시간을 들여 번역한 《중국소설사략》의 출간은 나의 개인적인 학문 역정에서도 하나의 분기점을 이룬 일대 사건이었다. 《중국소설사략》을 번역하면서 중국소설사 전반을 조망할 수 있었고,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면서 중국 고대소설 작품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중국소설사략》의 번역을 하나의 출발점 삼아 루쉰이 이루어 놓은 고대소설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된 것은 애초에는 생각지 못한 망외의 소득이라 한 수 있다. 

그렇게 바늘 한 땀 한 땀 놓아가듯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분야에 대한 성과를 검토해 나간 게 바로 이 책에 실린 각각의 논문들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별개의 논문으로 시차를 두고 발표되었지만, 사실 이것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하나의 주제는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에 대한 개괄적인 검토이다. 이 말은 이 글들이 안고 있는 한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곧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제 첫걸음을 뗀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시작이 있는 법이니 여기서 제기된 문제들을 출발점 삼아 향후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어떤 불시착 22년 차 북한이주민 청년 대표, 우리가 선 경계 이야기
정서윤 저 | 다른 | 2024년 05월 30일 | 272쪽 | 정가 16,800원

“1998년 4월, 10살인 나는 삼촌의 등에 업혀
두만강을 넘어 중국 땅을 밟았다”

이 책은 어느 탈북자의 처절한 탈출 스토리도, 고된 남한 정착 스토리도 아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성장 서사이자, 어떤 이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만한 한 청년의 이야기다. 

저자 정서윤은 10살에 삼촌 등에 업혀 두만강을 건넜다. 당시 북한에 몰아친 고난의 행군으로 굶주림이 덮치자 가족이 모여 내린 결단이었다. 가족은 함께 중국에서 4년간 불법체류자로 숨어 살아야 했다. 영민했던 10살 소녀는 중국어를 빠르게 익혔고 또래 집단에 잘 스며들었다. 덕분에 신분을 감춰야만 했던 가족에게 소녀는 세상과 자신들을 희미하게 연결하는 끈이었고, 때로는 어린 보호자였다.

14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남한 땅을 밟았다. 북에서 남으로 4년 2개월이 걸린 셈이다. 2002년 월드컵으로 한국의 청년들이 광장에서 뜨겁게 축제를 즐길 때, 그녀는 국정원 시설에서 약 한 달간 조사를 받았다. 낯선 땅에 불시착한 듯 눈앞의 나라는 상상과 전혀 달랐다.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버티며, 혼돈의 십대 시절을 보냈다. 그때 비로소 자신들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혐오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같은 학년보다 2살이나 많았지만 한글조차 몰랐다. 학업에 대한 갈증, 떳떳한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단 열망은 학구열로 이어졌다. 검정고시를 통과해 이화여대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이어 북한학으로 석사 학위를 이수, 30대 중반인 현재는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저자가 지금도 이토록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자신의 배움을 첫째로 탈북청소년을 위해 쓰고자 결심한 데에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의 연구원을 시작으로, 민주평통 사무처 공무원, 남북 청년의 교류를 위해 직접 설립한 NGO 단체 유니피벗까지. 그녀의 행보는 한 번도 흔들림이 없다. 분단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일, 갈라진 두 개의 한국을 잇는 일에 모든 열정과 시간을 바치고 있다. 만약 우리에게 ‘탈북자를 바라보는 어떤 고정된 시선’이 있다면, 그녀가 들려주는 울고 웃었던 지난 시간들은 그 시선의 방향성에 많은 오류가 존재함을 알려줄 것이다.


차별 없는 세상이 너무 멀어: 차별 다정한 하루 2
오찬호 저 | 김선배 그림 | 다정한시민 | 2024년 06월 10일 | 128쪽 | 정가 14,000원

입장 바꿔 생각해 봐! 정곡을 찌르는 비유
좋은 얘기를 들어도 기억에 오래 남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상대방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데도 반박 논리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다. 정말 ‘입이 트이는’ 훈련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오찬호 작가는 정곡을 찌르는 비유를 통해 뇌리에 콕 박히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대구 사람이 사투리로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데, 서울 사람이 재밌다고 하면 참으로 이상하지 않겠냐며, 중국 동포의 억양을 흉내 내지 말라고 한다. 탈북민을 좋은 뜻으로 새터민이라고 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는 사람들에게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만 따로 모아서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로 부르면 그게 배려겠냐고 되묻는다. 우리는 일상 이야기를 주로 나누면서 탈북민에게는 왜 자꾸 북한 이야기만 하냐고 묻고,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은 분명 한국인인데, 왜 자꾸 “엄마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어리석은 질문을 하냐고 질책한다. 이슬람교를 배척하는 사람들에겐 외국에 유학 간 한국 학생들에게 그 동네 사람들이 ‘자살할지도 모르는 한국 사람이 같은 동네에 사는 건 안 된다’면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현수막을 걸면 좋겠냐고 묻는다. 진지한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전달하는 작가의 통찰력에 공감하게 된다.

다정한 시민이 되는 법,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이 책에는 다정한 시민이 되는 법이 나온다. 중국 동포의 말투를 흉내 내지 않기, 편견을 없애 주는 다양성의 힘을 믿기, 무슬림의 신앙생활을 존중하기, 흑인의 피부 색깔을 가지고 농담하지 않기, 이주 노동자에게 한국의 문화를 강요하지 않기, 탈북민과는 ‘북한’ 이야기를 하지 말고 그냥 일상 이야기를 하기 등이다. 전혀 어렵지 않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내용이다. 또 궁금한 이야기와 명쾌한 답변을 통해, 원래 인종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 주고, 차별을 이겨 내라고 강요하지 말고, 역차별 아니냐고 투덜거리지도 말자고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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