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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3 통권 260호     필자 : 김종구 프린트   이메일 
[기획]
중국의 새로운 패러다임

글을 시작하며 
“지금부터 2020년까지 소강사회(小康社會, 이하 샤오캉사회)1) 건설 완수를 위해 노력하고, 2020년부터 21세기 중엽까지를 2단계로 나누어, 제1단계인 2035년까지 샤오캉사회를 바탕으로 진일보된 사회주의 현대화를 이룩하고, 제2단계인 21세기 중엽까지 부강하고, 민주적이며,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한다.” 이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중국이 강력한 의지로 G1을 향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은 2013년 집권 이래 유독 ‘신(新)’이 들어가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신창타이(新常態)’, ‘신형대국관계’, ‘신형국제관계’, ‘신시대’ 등이다.2) 중국이 일본은 물론 미국을 넘어 G1 국가가 될 것이며, 세계 최강의 패권(覇權)국이 되는 기반을 마련하여 새로운 중국(New China)을 건설하겠다는 굳은 의지요 강력한 도전이며, 신중국의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다. 


1. 중국의 대외 관계 패러다임
 
싱가포르 전 총리 이광요(李光耀, 이하 리콴유)는 중국을 꿰뚫어 본 사람이다. “지금 중국 지도부는 가까운 미래에 아시아에서 미국을 대체하는 지배세력이 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대담했다.

“물론이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왜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국가, 나아가 시간이 더 지나면, 세계 최강대국이 되려고 하지 않겠나?” 이 대답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면, 시진핑이 2017년 10월 19차 당대회에서 한 연설3)과 2018년 6월 22~2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외교정책회의(中央外事工作會議)에서 한 연설4)을 보라. 요컨대 중국은 아시아의 지배세력이 되고자 한다. 중국은 아마 지금 이렇게 말할 것이다. “글쎄. 하지만 투키디데스 역학5)으로 우리를 설명하지 마라. 우리는 신흥 세력이 아니라, 부활하고 있는 기존 지배세력이다. 너희 서양인들이 200년 전 기술력을 들고 나타나 우리를 착취하기 전까지 4000년간 우리가 누렸던 자리. 그러니까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너희가 물러날 차례이고 우리는 세계의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다.”6) 

리콴유의 직설적이고 대담한 표현을 중국이 가지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국가 경제발전에 대한 계획,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의 추진 등에 작용하고 있는 새로운 중국의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답변에서 언급하였던 외교정책회의(中央外事工作會議)가 2018년에 이어 2023년 12월 17∼18일 5년 만에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중국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 추진할 대외 업무의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 회의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의 대외 업무에서 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중국 외교전략의 자주성이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반드시 투쟁정신을 발휘하여 모든 형태의 강권 정치에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별히 미국이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을 알 수 있다.7)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양대 강국 간의 많은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며, ‘마찰’과 ‘충돌’이 미·중 관계의 신창타이(New Normal)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진핑 주석의 2024년 신년사에서 중국을 대국으로 자칭하며 대외정책을 이렇게 선언한 바 있다. 


중국은 자국의 발전뿐만 아니라 세계를 적극 포용하며 대국(大國)의 책임을 담당합니다. 우리는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주요 외교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저 역시 일부 국가를 방문했고,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오랜 친구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중국의 입장을 공유하며, 상호 공감대를 심화했습니다. 변화무쌍한 세계 정세 속에서 평화 발전은 시종일관 대세이며, 협력 윈윈 역시도 확고한 이치입니다.


시진핑은 적극적인 대외 ‘포용의 길’을 제시한 것이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세계를 포용하겠다는 다짐은 기존 ‘옛 친구’와의 관계는 관계대로 풀어가고, ‘새로운 파트너’를 발굴하여 적극적으로 ‘포용의 길’을 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새로운 전략 공간을 창출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

중국이 대외관계에서 갖는 패러다임은 리콴유의 “왜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국가, 나아가 시간이 더 지나면, 세계 최강대국이 되려고 하지 않겠나?” 하는 대답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2. 대외관계의 패러다임 

1991년 12월 26일 소련의 붕괴는 세계 양강 구도에 변화를 가져왔고, 한동안은 미국의 독주체제가 되었다. 그러나 잠자던 중국이 각 분야에서 특별히 경제 분야에서 급속한 성장을 하면서 독주하던 미국의 경쟁대상 국가로 부상하였다. GDP 규모와 구매력 평가로 계산한 GDP 규모도 미국을 추격하고 있거나 이미 추월한 부분도 있다. 

2023년 미국의 GDP는 약 26조 8,545억 달러, 중국의 GDP는 126조 582억 RMB(약 19조 달러)이다.8) 양국을 구매력 평가로 비교하면 이미 중국은 2016년에 미국 GDP를 앞섰으며, 2023년 현재로 보면 중국, 미국의 GDP는 각각 25.7조 달러, 21.6조 달러로 2022년 기준 중국이 미국보다 19%나 규모가 더 크다.9)

이러한 통계에서 보듯이 전체적인 개념으로 본다면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체다. 미국과 중국은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거나, 어떤 분야는 통계상 이미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 분야도 있다. 이것은 양국 간 관계에 있어서 큰 변화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군비 지출에서도 2023년 2,227억 9천만 달러10)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이다. 첨단기술 분야도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거나 대등한 분야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경제는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3년 12월 제조업구매관리자 지수(PMI)는 49.0에 불과했다. 11월 대비 0.4%P 줄어든 수치다. 3개월 연속으로 경기 하강을 의미하는 50선을 하회했다. 부동산 불황에 따른 수요 부족이 이어지고 대규모 폭설로 경제 활동이 위축을 받았다고 중국 매체들이 분석한 것을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도 전례 없이 2024년 신년사에서 중국이 ‘풍파를 겪고 있다’는 표현으로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다. 


앞을 향해 나아갈 때 풍파를 겪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일부 기업이 경영 압박에 직면하고, 취업과 생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고, 홍수와 태풍과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겪는 지역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이 모두 마음에 걸립니다. (…) 인민은 어려운 모든 도전을 이겨낼 수 있는 영원한 최고의 의존입니다.


중국이 현재 경제적인 침체 국면에 처했다고 해도 국가의 경제 규모와 빠른 경제발전으로 국내외적으로 자신감을 보여주었으며, 대외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시진핑이 시작한 일대일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업무 10대 임무11)는 과학기술 발전과 침체 국면의 경제 문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대외관계의 우위 점령에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임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 

 
글을 맺으며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국제정치, 국제경제, 외교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외의 다른 분야의 관계와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미·중 양국 정치제도의 차이 또는 간극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정치 권력이 점점 집중되고 있는 반면에 권력이 분산된 미국과는 선명하게 대비되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이데올로기 관점에서 볼 때 미·중 간의 차이가 점차 확대되거나 두드러지고 있다. 셋째, 미·중 양국이 서로 행동을 바라볼 때 점점 더 나쁜 관점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짐작하려는 경향이 있다. 미·중 양국 관계에 대해 미국과 중국 내 정치적 기류가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양국 정부가 예방적 성격의 조치를 취해 상대방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12)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난 10년간 미국과 중국 사이의 힘과 힘의 행사에 변화가 있었다. 중국은 이제 미국과 대등한 위치를 점령하고 있다. 양국이 가지고 있는 힘과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지,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가 지구촌의 큰 관심사이다. 모쪼록 그 막강한 힘과 에너지들이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과 발전을 추구하는 패러다임 안에서 사용되기를 바랄 뿐이다. 


미주  
1) 샤오캉사회(小康社會)는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발전이 특정 단계에 이를 때의 사회발전 수준을 의미하는 용어로서 국민생활의 질이 제고되고 의식주가 풍족한 사회, 즉 국민 대다수가 중산층 정도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2) 황순택, 《신중국책략》, (서울, 틔움출판, 2018), 29.
3) 김예경, “시진핑 주석의 중국 19차 당대회 보고 주요 내용과 시사점”, 〈이슈와 논점〉(제1370호), (국회 입법조사처, 2017년 10월 24일), 첫째,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 제기 이번 당 대회 보고에서는 시 주석의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개념이 향후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통치 사상으로 천명되었다. 이 개념은 1980년대 덩샤오핑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을 제기한 이래 등소평 이론, ‘3개 대표’ 중요사상 과학적 발전관 등의 계보를 이으며 ‘중국특색 사회주의 이론 체계’의 일부로 포함된 것을 의미한다. 둘째, 2050년 세계 선도국 실현 시 주석은 중국이 종합 국력과 국제영향력에서 선도적 국가가 되는 목표 시점을 ‘2050년’으로 상정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면적인 소강사회가 완성되면 2035년까지 15년을 1단계로 해서 사회주의 현대화를 달성하고, 2035년부터 2050년까지를 2단계로 해서 15년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군사력 강화 강조 인민해방군은 2020년까지 군대 기계화·정보화를 실현하고, 2035년까지 국방 및 군대 현대화를 달성하여, 2050년이 되면 세계 일류군대를 건설한다는 3단계 발전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등이다.
4) 최진백, 《중국 일대일로 2.0의 기원과 그 함의》, (서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0), 5. 중국 공산당은 2018년 6월 22일과 23일에 개최된 중앙외사공작위원회(中央外事工作委員會)에서 ‘시진핑 외교 사상’을 수립했다. 여기에서 인류운명공동체를 수립하기 위해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내용의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화시키는 한편 주권, 안전, 발전, 핵심이익에 있어 국익을 지속적으로 보호한다는 외교방침으로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의 수동적 국제관에서 벗어나 소위 ‘신시대’를 맞아 적극적 실천 단계로 진입했음을 강조하였다. 즉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넘어 국제영역에 대한 적극적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중국 주도의 신국제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리고 향후 대외정책의 기본방향을 정한 ‘10개의 견지(十個堅持)’를 천명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중국 특색의 대국 외교, 인류운명공동체, 중국특색 사회주의 실현에 대한 전략적 자신감 및 일대일로 정책 추진이다. 
5)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주장된 것으로, 투키디데스는 기존 맹주 스파르타가 신흥 강국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이에 두 국가는 지중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오늘날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 무역 강국이 기존 구도를 흔들면 기존의 무역 강국과 신흥 무역 강국 간에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https://ko.wikipedia.org/wiki/%ED%88%AC%ED%82%A4%EB%9
4%94%EB%8D%B0%EC%8A%A4%EC%9D%98_%ED%95%A8%EC%A0%95
6) 그레이엄 앨리슨 외 22인, CHINA NEW PARADIGM II, 《중국, 새로운 패러다임 II》, 김민정 외 2인 번역, (경기 파주, 최종현 학술원, 2020), 23. 
7) 이동률, “EAI 이슈 브리핑 중국 2024년 양회: 체제 강화, 기술 자강, 다극화”, https://eai.or.kr/new/en/project/view.asp?intSeq=22447&board=kor_issuebriefing 에서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의 대중국 억제 전략이 지속되면서 미중관계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중국의 관점에 투영되었다는 것이며, 투쟁 정신을 강조하고 강권 정치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온전히 미국 혹은, 현재의 미·중 관계를 겨냥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 같은 기조에 미중 관계의 현 상황이 어느 정도는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 고위층이 이번 회의에서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 역할을 하면서 인류 운명공동체를 만들어가며 대외 확장이나 이데올로기의 수출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중국의 대외정책은 더욱 실무적인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회의에서 중국이 자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호소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한 만큼 두 나라의 대립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8) 중국국가통계국, 2023년 주요 경제통계 발표.
9) 이코노미21 (http://www.economy21.co.kr).
10) 《2023년도 중국 국방비》 증가율과 함의 [제1422호], 한국군사문제연구원. 
11) 2024년 중국 정부 업무 10대 임무: (1) 현대화 산업 체계 구축을 대폭 강화해 ‘신품질생산력(新質生産)’ 발전을 가속화한다. (2) 과학 교육을 통한 국가 발전 전략을 실행해 ‘고품질발전(高質量發展)’의 기반을 강화한다. (3) 내수 확대를 통한 경제 선순환에 총력을 다한다. (4) 확고한 개혁 심화로 발전의 내생적 동력을 강화한다. (5)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대해 상호 이익을 강화한다. (6) 발전과 안전의 통합을 강화해 중요 분야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한다. (7) ‘3농(三農, 농업·농촌·농민)’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농촌의 전면적 진흥을 실현한다. (8) 도시와 농촌 간 통합과 지역 균형발전을 추진해 경제 구도를 대폭 최적화한다. (9) 생태 문명 건설을 강화해 녹색·저탄소 발전을 추진한다. (10) 민생 개선에 대한 확실한 보장으로 사회 거버넌스 혁신을 강화한다.
12) 자칭궈(賈慶國), “미중관계: 변화와 지속”, 그레이엄 앨리슨 외 22인, CHINA NEW PARADIGM II, 《중국, 새로운 패러다임 II》, 김민정 외 2인 번역, (경기 파주, 최종현 학술원, 2020), 33-39.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김종구 선교사 | BM 연구원장, Ph.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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