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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 통권 255호     필자 : 왕안석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중국교회도 애국주의 교육을?!

“애국주의 교육에 예외가 없다” 
향후 각급 학교의 교실 수업과 체험 활동은 물론 국가기관, 공공기관, 기업,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모든 사회 영역에서 애국주의 교육 열풍, 즉 또 다른 군중 노선인 ‘시진핑 문화사상(习近平文化思想)’이 중국 전역을 휩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10월 7∼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선전사상문화공작회의(全国宣传思想文化工作会议)에서 시진핑 문화사상을 공식화했다. 선전, 뉴스, 여론 등을 아우르는 이 사상은 앞서 등장한 경제, 외교, 군사, 환경, 법률 분야에 이은 여섯 번째 시진핑 사상이다. 시진핑 문화사상의 핵심은 당의 헌신으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고, 역사적·문화적 자신감을 토대로 실천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당 영도체제의 유일성을 앞세워 온 시 주석의 통치이념이기도 하다. 시 주석의 통치 행위와 권력 기반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중국공산당의 체제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0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 회의에서 서면 지시를 통해 선전, 이념, 문화 시스템이 당의 혁신적 이론으로 당 전체를 무장시키고 인민을 교육하는 주요 정치적 임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중국 전역에서 시진핑 문화사상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문화와 선전 담당 기관 수장들도 시진핑 문화사상을 칭송하고 향후 업무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문화사상을 실현하는 방안의 하나가 ‘중화인민공화국 애국주의교육법(中华人民共和国爱国主义教育法)’이다.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지난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린 6차 회의에서 총 5장, 40조로 구성된 중화인민공화국 애국주의교육법을 의결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양허칭(杨合庆) 전인대 법공위경제법실 부주임은 “빠르고 어릴 때부터 마음을 붙잡고 뇌와 마음을 파고 들어가야 한다”며 시 주석 사상 관철과 청소년의 애국심 고취 등이 법안 제정의 목적이라고 했다. 즉, 애국주의 교육 강화와 애국주의 정신 계승·홍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등을 위한 것이다.

애국주의 교육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泽东) 사상, 덩샤오핑(邓小平) 이론, 장쩌민(江泽民)의 3개 대표 중요 사상, 후진타오(胡锦涛)의 과학발전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 등이다. 둘째, 중국공산당 역사와 신중국사, 개혁개방사, 사회주의발전사, 중화민족발전사다. 셋째,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와 중국공산당의 인민 단결을 통해 쟁취한 중대한 성과와 역사 경험 및 생생한 실천이다. 넷째,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와 혁명문화, 사회주의 선진문화다. 다섯째, 국기와 국가(国歌), 국장(国徽) 등 국가 상징과 표지다. 여섯째, 조국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산하(河山)와 역사·문화유산이다. 일곱째, 헌법과 법률, 국가통일·민족단결·국가안전·국방 등에 대한 의식과 관념이다. 여덟째, 영웅·열사와 선진 모범인물의 사적과 이를 구현해낸 민족정신, 시대정신이다. 아홉째, 기타 풍부한 애국주의 정신 내용이다. 사회주의 체제와 혁명문화, 국가안보와 국방에 대한 개념도 포함한다. (한 국가, 두 체제의) 일국양제(一国两制) 교육을 통해 홍콩과 마카오 주민의 애국심을 높이고 국가주권, 통일, 영토보전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또 조국 통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대만을 포함한 모든 중국인이 통일 의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인식을 높여 대만 독립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중화민족의 근본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도 들어 있다.

애국주의교육법의 대상은 학생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22조에 따르면 종교단체, 종교학교, 종교 활동장소에서도 애국주의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종교 성직자와 신도들도 국가의식, 공민의식, 법치의식, 애국의식을 갖고 종교와 사회주의 사회의 상호 적응에 힘써야 한다. 다양한 사회 집단의 특성에 따라 목표가 설정되며 문화 유적지, 박물관, 각종 기념관, 과학기술관, 문화관, 미술관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교육·홍보 활동을 실시한다. 중화민족의 발전사를 강조하고 영웅·열사들의 업적과 정신을 소개하는 내용 등은 언론 매체, 문학 및 예술 작품, 정보 네트워크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확산한다. 자국민과 인터넷은 물론 홍콩, 마카오, 해외 화교 교류 등 애국주의 범위는 확대 적용된다. 

한편 홍콩에서도 애국주의 교육이 보다 강화된다. 홍콩 언론들의 10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가르쳐 온 일반교양 과목이 폐지되는 대신 인문학과 과학 과목이 2025∼2026학년도부터 도입된다. 특히 인문학 과목은 국가(중국) 정체성 고양과 애국심 고취를 위해 중국의 지리, 역사, 문화, 최근 발전에 초점을 맞춘다. 중학교 사회 과목의 경우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교육이 아닌 중국의 정치구조에 대한 기본 이해만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바뀐다. 고등학교의 경우 2021년에 시사교양 과목이 전면 개편됐다. 2009년부터 홍콩 고교에서 필수 과목으로 가르쳐 온 시사교양 과목 ‘통식(通識)’의 이름을 ‘공민사회발전’으로 바꾸고, 사회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던 기존 수업 방식을 없앴다. 대신 국가안보, 준법정신, 애국 교육을 강화했고 중국 수학여행을 의무화했다. 

홍콩특별행정구는 2024년까지 홍콩 기본법 23조의 입법을 마무리하는 일환으로 중국 정부가 2019년에 제정한 홍콩국가보안법과는 별도로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따로 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홍콩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법의 제23조는 홍콩 정부가 반역, 분리 독립, 폭동 선동, 국가전복, 국가기밀 절도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자체적으로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존 리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의 10월 25일 입법회 시정연설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는데, 2019년 홍콩국가보안법에 담기지 않은 반역죄나 국가기밀 절도죄 등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홍콩 정부는 애국교육 실무그룹을 만들어 정부 부처와 비정부기관 간 국가교육 홍보업무를 조정하고 중국 역사, 문화, 시사 문제에 관한 교육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중국문화홍보사무실을 설립해 중국 문화와 역사를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매년 중국문화축제도 개최한다. 이 밖에 항일전쟁과 관련된 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도 내년에 설립한다. 존 리 행정장관은 전 세계적인 사이버공격 위험 증가와 관련해 에너지, 통신, 교통, 금융기관 등 주요 인프라 보호를 강화하는 입법안도 내년 말까지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홍콩 교육부가 학교 운영부터 학생들의 행동 지도에 이르기까지 학교 활동의 모든 면을 아우르는 지침을 일선 학교에 하달하기도 했다. 모든 초중고는 어떻게 국가안보를 수호하고, 어떻게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매년 11월 교육부에 보고해야 한다.

하나의 중국 내러티브를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각종 입법과 조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특히 애국주의 교육은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내부 결속의 기제인 애국주의의 강화가 자국 체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기능도 있겠지만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 탈출이라는 역효과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에 대한 애국심은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개발독재 시기를 보낸 많은 나라에서 애국주의 교육이 이뤄졌다. 하지만 결국 국민적 저항을 일으켰다는 것이 각국의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종교와 사회주의의 상호 적응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애국주의 교육과 ‘종교의 중국화’를 견지하는 것이 일면 종교 성직자와 신도들에게 조국, 민족, 문화 등에 동질감과 애국심을 불러일으켜 똘똘 뭉치게 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도 오산이다. 중국 정부는 종교를 믿는 모든 중국인이 조국을 사랑하고 중국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고 헌법과 법률, 규정, 규칙, 종교 사무 관련 조항들을 준수하기를 바란다. 애국주의 교육, 종교의 중국화만으로는 중국 정부의 희망대로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종교를 갖고 있는 이들을 적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 기독교인들만 해도 중국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꿈을 꾸는 이들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와 이웃 사랑 실천에 더욱 열심을 발휘하기를 바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애국하는 기독교, 교회, 교인들을 기대한다면 복음의 본질에 보다 충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성취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국제관계와 세계 경제 교류에 있어 ‘업앤다운(up & down)’은 피할 수 없는 여정이라는 점에서도 애국주의 교육을 통해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다. 애국주의 교육의 전형으로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생가를 들 수 있다. 1961년 전국 중점문화재 보호 대상으로 지정됐고, 1951년 일반인들의 관람을 위해 개방된 뒤 누적 방문객 1억 명을 넘겼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2021년 4월 25일 후난(湖南)성 사오산(韶山)에 있는 마 전 주석의 생가는 50여 일간의 보수 공사 끝에 새롭게 공개됐다. ‘ㄷ’ 형태로 된 이 집 한쪽에 마오 전 주석 가족이, 다른 쪽에 이웃이 살았다. 가운데는 두 가족이 공유했다. 마오 전 주석은 1893년 12월 26일 이 집에서 태어나 1910년 가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이른바 마오 전 주석 생가 같은 ‘홍색 관광’ 명소에는 관람객들이 몰린다. 때마다 애국주의 영화가 상영된다. 지난 춘제(春节)에 개봉한 애국주의 영화 ‘만강홍(满江红)’이 지난해 흥행 1위를 기록한 또 다른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 수문교(长津湖之水门桥)’를 제치고 역대 중국 영화 흥행 8위에 올랐다. 반면 이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하루 앞두고 개봉한 ‘지원군: 영웅의 습격(志愿军: 雄兵出击)’은 흥행에 실패했다. 관영매체의 대대적 홍보와 초호화 캐스팅에도 흥행 수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국주의 영화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 증대, 기대감 결여와 더불어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6·25 전쟁, 항미원조(抗美援朝)의 실상을 알게 된 이들이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법적 토대를 기반으로 한 자국의 체제 우월성과 역사 강조는 내부 통제와 결집 강화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국민적 실망과 함께 주변 국가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 설명 및 출처 | (위) 핑난(屏南)현, 애국교육활동 전개(바이두 문명펑(文明风))
왕안석 | 중국인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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