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중국 대륙 TV드라마 《광표(狂飚)·맹렬한 폭풍》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치열한 논쟁도 일고 있다. 부정부패 척결, 소흑제악(扫黑除恶, 어둠을 쓸어버리고 악을 제거한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중앙 정부의 반부패 정의를 선도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드라마가 담고 있는 이러한 암시적 내용이 민영기업가들을 몹시 불안하게 하고 민영경제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했다.
《광표》의 영향력은 드라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밖 현실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지린(吉林)성 공안청 부청장 리하이빈(黎海滨)과 퉁화(通化市)시위원회 정법(政法)위원회 서기 자오정쥔(赵正军) 모두 ‘엄중한 규율위반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는 정법위원회가 내부 규율을 정비하는 형세를 보여준 것이다. 《광표》에서 악당 멍더하이(孟德海, 삼국지에서 ‘멍더(孟德)’라는 인물을 그린 것으로, 이는 조조의 자(字)이며, ‘두 얼굴의 남자’라는 뜻이다)가 결국 자수한 것처럼 극중에서 그는 정법계의 고위층임에도 가족의 암흑세력의 연루 혐의에 대해서는 눈감아 준다.
중국 내에서 《광표》의 시청률이 치솟고 있다. 올해 초 방영을 시작한(39부작)《광표》는 강한 인상을 주며 인터넷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아이치이(爱奇艺, 중국 OTT 플랫폼)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본편의 유효한 시장점유율은 이미 65%를 넘기며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지만 《광표》의 평가는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미있고, 시원 통쾌하다”, “인민의 명의(人民的名义, 후난위성TV, 2017년 작품, 저우메이썬(周梅森)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드라마가 여전히 선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중앙 정부의 반부패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고 선전하는 “자다쿵(假大空, ‘假话(거짓말)’·‘大话(큰소리)’·‘空话(헛소리))’의 합성어”은 별로 재미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예상과는 달리 호평이든 악평이든 일반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크게 다르게 다가왔다. “드라마의 대사는 항상 인민의 이익, 인민의 손실, 인민의 승리를 이야기한다. 또 어느 퇴직 노간부의 벽에는 ‘인민의 공복(公僕)’이라는 글이 걸려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내 눈에 보인 것은 모두 돈과 권력의 게임 그리고 조직 내부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정돈운동(整顿三风, 1942년 중국공산당이 전개했던 학풍(学风)·당풍(党风)·문풍(文风)에 있어서의 정풍운동)이었다. 인민은 이 모든 게임에서 시종 공석이며, 수동적이며, 침묵하고 있다.” 또 “여론의 ‘광표’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광표》가 현재 중국이 이미 ‘상하이탄(上海滩, 상하이의 별칭)’으로 변했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민영기업가들의 배궁사영(杯弓蛇影)1) 20여 년 전을 돌이켜보면 때마침 많은 민영기업이 부상하는 시기였고, 2000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이하 WTO)에 가입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 당시 중국은 10여 년간의 지속적인 발전을 거치면서 과잉생산, 국영기업은 부채에 시달렸고, 지방 정부는 자금난을 겪었다. 하는 수 없이 국영기업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하였고, 대도시에는 정리해고자들로 넘쳐났다. 농촌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후베이(湖北)성 졘리(监利)현의 한 향당(乡党)위원회 서기 리창핑(李昌平)은 당시 국무원 총리였던 주룽지(朱镕基)에게 편지를 써서 ‘삼농(叁农)’ 문제(농업 생산 문제, 농촌 경제의 낙후성 문제, 농민 권리 보장과 농민 수입 증가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WTO가입을 통해 세계화 산업시대에 부합하는 것은 중국 경제 발전의 생명줄이 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시장이 획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법치의 불완전성, 민영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민영기업은 시장의 틈새에서 힘겹게 성장했다. 《광표》는 당시의 환경에서 밑바닥부터 매우 성실하게 장사를 하여 부자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며, 탈세를 하지 않고 빈틈을 노리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한 가지 사실을 반영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민영기업가들은 기본적으로 합법적이고 준법한 경영을 하고 있으며, 영화 속 쓰촨(四川)의 최고 부자였던 류한(刘汉)이나 조폭 세력의 수장 가오치창(高启强)처럼 한 지역을 독차지하고 조직폭력배적 성격을 띤 기업인은 소수에 불과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난 20년간 민영경제는 중국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주체였다. 민영경제는 중국 경제 세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했으며, 중국 경제 GDP의 60% 이상에 기여했다. 또한 민영경제는 중국 경제의 기술혁신 성과의 70% 이상을 기여했으며, 민영경제는 도시 노동 취업의 80% 이상을 기여했다. 민영경제 기업의 수는 9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는 민영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약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 《광표》에서 구현된 ‘2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조사’는 의심할 여지없이 민영기업가에게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따라서 《광표》는 부패와 악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면서도 민영경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현재 중국의 아주 기괴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열을 올리는 한편 단단히 목을 조르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혈에 열을 올리면서도 여전히 목을 조르고 있다.
여하튼 현재 중국의 드라마 시장에서 《광표》는 여전히 볼 가치가 있으며,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좋은 메시지가 되었다. 적어도 광둥(广东)성 장먼(江门)의 한 관광지인 카이핑(开平)누각과 촌락의 인기를 높였다. 비록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여러 해가 되었지만 카이핑 누각과 촌락은 그다지 인기가 없었지만 《광표》가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자 촬영지인 카이핑 누각과 촌락도 덩달아 인기가 상승하여 전체 관광 예약의 전월 대비 121%나 증가했다.
* 본고의 내용은 웹진 <중국을주께로>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역자 주 1) 杯弓蛇影 [성어] 공연한 의혹으로 고민을 하다. [진대(晋代) 악광(樂廣)이 손님을 청하여 주연을 베풀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벽에 걸린 활 그림자가 술잔에 비친 것을 뱀으로 잘못 알고 뱀을 삼켰다고 생각하여 병이 난 고사에서 온 말]
출처 | <아주주간(亚洲周刊)> (2023/3/6-3/12) 번역 | 하늘브릿지·자원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