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习近平)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중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통해 제3기 시진핑 총서기 ‘1인 천하’를 대내 외적으로 천명한 데 이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실질적인 대관식(?)을 예정한 가운데 찜찜했던 요소들이 적지 않았는데 그중 하나가 결국 터진 것이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집요하게 집착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 ‘칭링(清零)’에 대한 국민적인 반발과 본격적인 저항이 시동이 걸린 듯하다. 이번 사태는 지난 11월 24일 신장(新疆)우루무치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났는데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봉쇄 때문에 진화와 주민 대피가 지연돼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로 전파되면서 촉발됐다. 그 다음날 분노한 우루무치의 시민 수백 명이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6일 상하이(上海)의 위구르인 거주지인 우루무치중루에서 수천 명이 항의 시위를 한 데 이어 베이징(北京), 광저우(广州) 등지에서 ‘백지(白纸) 시위’가 연쇄적으로 발발했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경찰견을 대동한 공안은 행인들의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중국의 인터넷 방화벽을 우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이나 중국에서 금지된 트위터, 텔레그램 같은 앱을 설치했는지 조사했다. 상하이 지하철에서 공안이 승객들의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널리 유포되기도 했다.
공안, 무장경찰(武警) 등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중국 곳곳에 던져져 있는 듯하다. 중국의 앞마당인 홍콩에서는 반정부 집회 자체가 공식적으로 불가한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대학생과 시민들이 ‘백지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 때문에 중국의 대외관계도 악화일로에 있다. 특히 지난 11월 27일 상하이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 에드 로렌스 기자가 연행돼 몇 시간을 구금돼 있는 동안 공안에게 구타와 발길질을 당한 뒤 풀려나는 사건이 발생하자 영국 정부는 대노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28일 “영국과 중국 간의 ‘황금시대(Golden age)’는 끝났다”고 선언하고 주영 중국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했다. 영국 정부는 원전사업에서 중국 기업을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정부는 영국을 향해 “난폭한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지만 중국의 평화적 시위, 언론 자유와 민주를 보장하라는 연대 압박이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도 앞서 27일(경제·군사적 우위를 이용해) 강압적 행위를 하고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는 등 중국을 “세계질서를 파괴하는 국가”라고 규정하고 ‘인도·태평양 전략문서(CIPS)’를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우리는 노예가 아니라 시민이다” “우리는 독재를 원하지 않고 선거를 원한다” “물러나라, 시진핑”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진핑 퇴진 요구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중국 출신 학생들은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면 중국에 있는 가족이 보복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한 듯 마스크를 착용했다. 백지로 얼굴을 가리거나 선글라스를 쓰거나 후드나 모자로 얼굴을 숨기기도 했다. 미국 대학가도 들썩이고 있다.
유사한 시위가 28일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있었고, 다른 대학들에서도 계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채 유리한 증거만 갖고 봉쇄를 고집하고 있다”고 중국의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국제통화기금도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세계 경제는 물론 중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통제 불가능한 소셜미디어의 세력화가 시민들의 들끓는 분노와 저항과 꾸준히 합쳐져 그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항의 시위 행렬이 1989년 톈안먼(天安门) 광장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지만 아직까지 체제 위기 내지 붕괴를 일으킬 정도까지는 확대되지 않았지만, 마오쩌둥(毛泽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시진핑 총서기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20차 당 대회를 사흘 앞둔 10월 13일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쓰퉁차오(四通桥) 다리 난간에 걸린 현수막에는 “핵산(PCR) 검사가 아닌 밥, 봉쇄 말고 자유, 영수(위대한 지도자) 말고 투표권, 노예가 아닌 시민”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 “독재자이자 나라의 반역자인 시진핑은 물러나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브리지 맨(Bridge man)’이라고 불린 40대 중반의 시위자는 군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이 현수막을 내건 뒤 바로 시커먼 연기를 하늘 위로 피워 올렸다. 현장을 급습한 공안에 의해 이 사내는 어디론가 끌려갔다. 이후 ‘반 시진핑 정서’가 화장실 낙서나 벽보 등 중국 곳곳에서 발견됐지만 그 기세가 오래가지 못하고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지적 시위가 아니라 전국적 시위로, 시위 가담자가 특정 지역 주민을 넘어 노동자, 학생 등으로 확대되고 소수민족과 한족 구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불길한 징조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에서 보였던 백지 시위가 다시 등장했다는 점도 영 개운치 않다. 당시 정부가 정치적 구호에 대해 경고하자 많은 사람이 아무런 글도 쓰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백지만 들었다.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이나 글이 필요하지 않다는 백지 시위의 의미와 무게는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산당 타도’라는 구호는 중국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주장이다. 그동안 지방 정부나 기업체를 대상으로 반감을 표시한 시위는 적지 않았지만 체제 교체, 전복을 목표로 하는 조직적인 반정부 정치투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아직 제로에 가깝다.
지난 11월 11일 해외 입국자의 시설격리를 7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 함부로 PCR 검사 범위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등 방역 완화 방안이 담긴 20개 조치가 발표된 뒤 감염 확산 속도가 늘어나면서 중국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 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가는 형국이다.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합동 방역 통제기구는 29일 노인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또다시 밝혔다. 이 기구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0%를 넘어섰지만 연령이 많을수록 접종률이 낮았다. 80세 이상은 65.8%가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부스터 샷을 맞은 80세 이상은 40% 수준에 불과했다. 80세 이상 노인과 백신 미접종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다.
중국 내 의료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 극도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현재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완전 철회를 선언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불가해지는 부동산 시장의 위기 확산, 외출 불가와 도시 봉쇄에 따른 소비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계속되는 경기침체, 통제 불가능한 소셜미디어의 세력화가 시민들의 들끓는 분노와 저항과 꾸준히 합쳐져 그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이 같은 전례 없는 도전이 계속되면 정설이 되고, 결국 천심이자 민심이 돼 뒤집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크리스천도 ‘중국의 안녕’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중국 크리스천도 같은 처지에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안녕’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혼란은 누구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위정자들이 정책적 결정을 올바르게 하고 모든 시민들과 힘을 합쳐 코로나19에 따른 국난을 하루속히 끝낼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이라면 국가가 시민들을 적대시하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마중물이 돼야 할 것이다. 또 개인의 사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사회가 아니라 시민들 간의 연대의식을 추구할 줄 아는 공동체 사회, 파편화하고 원자화한 개인주의자들이 넘치는 사회가 아니라 시민들끼리 상호 존중과 미덕을 발휘할 줄 아는 공동체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가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 | 경향신문(위)→news1(가운데)→픽사베이(아래) 왕이 | 중국인사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