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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3 통권 241호     필자 : 왕빈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중국을 얼마나 아십니까


장면 1
지난 8월 24일 한중수교 30주년 기념행사가 서울과 베이징(北京)에서 각각 열렸다. 행사에서 대독된 축하서신을 통해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기반해 미래 30년간의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를 희망한다”면서 고위급 교류 활성화, 공급망을 비롯한 경제안보·환경·기후변화 등 실질 협력 분야의 구체적 성과 달성,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과 대면 협의 등을 제안했다. 중국의 시 국가주석은 세계가 새로운 동요와 변혁의 시기에 들어섰다고 전제한 뒤 “윤 대통령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방해를 배제하며 우정을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상호 존중과 협력에 대한 양국 정상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메시지였다. 

장면 2
지난 8월 24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한국무역협회, 코트라(KOTRA)와 공동으로 서울과 베이징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한중 경제협력 30년 평가와 과제, 미래 그린산업 협력 논의 등을 위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중한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기를 희망한다”며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경제 세계화 방향을 견지하며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 개방의 대문은 항상 열려 있고 갈수록 크게 열릴 것이며 시장화·법치화·국제화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각국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한국 총리는 “앞으로 다가올 30년은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 현안에 대한 협력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한중 협력의 시대를 여는 데 경제인 여러분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난 30년간 우리 두 나라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성숙한 관계로 발전했듯이 앞으로도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더욱 단단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포럼 발제자들은 양국 간 우호적인 감정의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며 인적 교류의 복원과 확대가 절실하다고 했다. 또 양국 기업은 신산업(4차산업), 신규범(ESG), 신질서(국제통상 질서)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기술, 자본, 시장을 적절히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미중 갈등의 지속과 중국의 ‘3불1한(한국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 사드 운용을 제한한다)’ 압박의 고조 속에서 한국과 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이했다. ‘화이부동(和而不同·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룬다)’, ‘군자신이성(君子信以成·군자는 믿음으로써 이룬다)’은 현재의 상황에서 양국이 협력과 상호 존중, 신뢰로 나아가기 위한 말이다. 

잠시 지난 30년을 생각해보자. 전 세계적인 탈냉전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북방외교정책 추진과 6·4 톈안먼(天安门)사태 이후 새로운 국제관계를 모색하는 중국의 전략과 이해관계가 맞물려 한중수교는 필연과 같았다. 오랜 우방이었던 대만에게서 “은혜를 잊고 의리를 저버렸다(忘恩负义)”는 얘기를 들으면서까지, 한중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되기까지 대립과 갈등 기간보다 허니문 기간이 더 길었다. 수교 당시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26억 5400만 달러(한화 약 3조 5165억 원), 수입액은 37억 2500만 달러로 1억 71만 달러 적자였다. 그러나 이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흑자를 기록했다. 2021년 기준 대중 수출액은 1629억 1300만 달러로 61배, 수입액은 1386억 2800만 달러로 37배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2003년 이후 18년째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고, 2007년 이후 14년째 최대 수입상대국이다. 

상호 보완적 분업을 통해 동반 성장을 일궜던 한중은, 그러나 2017년 사드 배치와 이후 미중 대립 확대 여파로 인해 더 이상 과거처럼 밀월관계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역사 논쟁과 언론 보도 행태는 양국 국민의 서로에 대한 호감도를 더욱 나빠지게 했다. 설사가상으로 중국선교를 꿈꾸던 한국교회는 2000년대 초부터 중국 안에서 한랭전선이 폭넓게 확대되는 것을 감지하더니 급기야 추방 또는 비자발적 철수를 선택해야 하는 데까지 내몰리게 됐다. 특히 ‘종교의 중국화’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중국식 종교자유와 인터넷 관리 감독을 내세우며 교회를 “새장 속에서만” 활동하게 하고 문제의 교회와 연계되거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선교사에 대한 ‘핀셋 추방’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한국교회를 비롯해 세계교회는 자국 내 중국선교 열정이 급속하게 식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시진핑 시대가 더욱 완성될수록 “정책에는 대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이 결코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

최근 들어 눈여겨볼 사안이 있다. 첫째, 중국 정부는 당분간 제로코로나 칭링(清零)정책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심보다는 방역 우선 정책은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공허하게 만든다. 인구 2100만 명이 거주하는 청두(成都)가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오는 4일까지 사흘간 전면 봉쇄됐다. 공공 서비스 제공 업체를 제외한 모든 기업은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생필품 판매 업소를 제외한 상업시설의 운영이 중단됐다. 매일 가구당 한 명만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이 가능하다. 24시간 이내 받은 PCR 검사 음성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둘째, 중국 정부의 온라인 콘텐츠 통제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는 것이다. 빅브라더(Big Brother)가 될 수 있는 기틀을 착착 만들어가고 있다. 텍스트와 사진 정보가 위주이던 시절에는 검열을 통해 삭제 위주의 통제전략을 구사했지만 영상 콘텐츠가 대거 유통되고 기존 문자 키워드 검색만으로 통제가 어려워지자 알고리즘을 장악해 여론 흐름을 주도하려는 듯한다. 이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인터넷 감독기구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国家互联网信息办公室·CAC)의 8월 12일 공고를 통해 공개된 텅쉰(腾讯·Tencent)·알리바바(阿里巴巴)·바이두(百度)·쯔제탸오둥(字节跳动·ByteDance)·샤오미(小米)·메이퇀(美团) 등 중국의 대표적 빅테크가 제출한 핵심 알고리즘 목록이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텅쉰의 웨이신(微信·Wechat)과 검색포털 바이두,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新浪)의 웨이보(微博), 알리바바의 쇼핑플랫폼 티몰(Tmall)과 타오바오(淘宝), 짧은 동영상 플랫폼 쯔제탸오둥의 더우인(抖音·중국판 틱톡), 샤오미의 류란치(浏览器·Browser),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퇀 등 빅테크 24곳의 30개 앱과 웹사이트 등이 포함됐다.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과 중국인을 좀 더 깊이 묵상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중국 내 소식뿐 아니라 중국의 대외관계와 관련된 정보를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의 파워 엘리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는 것도 필요하다. 상대방이 파악할 수 있는 선교적 움직임은 지양하면 좋겠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 8월 30일 회의에서 제20차 당 대회를 오는 10월 16일부터 베이징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19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에 건의하기로 하고 당 대회 준비를 매진하기로 했다. 중앙정치국은 이번 회의에서 “20차 당 대회는 전 당과 전국 각 민족 인민들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새 여정을 향해 나아가고 두 번째 100년(신중국 성립 100주년) 목표를 향해 진군하는 관건적 시기에 열리는 매우 중요한 대회”라고 강조했다. 당 대회에서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내실 있게 추진하고 적극적으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추동하며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 추진하는 문제 등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시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오는 10월과 중국 정부를 이끌 엘리트 라인업이 확정되고 임기 1년차를 시작하는 내년은 ‘행동하는 자’가 아니라 ‘관찰자’가 돼야 한다. 주요 국정 의제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를 방해할 수 있는, 위협요소가 될 만한 것들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간 숨고르기를 하면서 중국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파악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준비태세를 갖출 골든타임으로 간주해야 한다. 상대의 정보를 분석하고 주요 문제를 숙지하며 필요를 파악해야 한다. 중국교회의 전체와 부분을 감안해 상호협력의 토대를 만들어 멀리 보고 인내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중국의 30여 개 행정구역별 특징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성격과 사회적 분위기도 살펴봐야 한다. “一方水土养一方人” 왜냐하면 지역에 따라 사람들의 성격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지역과 사람들을 제대로 읽어내면 ‘복음으로 살아 움직이는’ 현지 중국교회들과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오늘은 바꿀 수 없다. 오늘의 모습은 과거의 모습의 결과이다. 그러나 오늘은 미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오늘을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오늘이다. 만일 재조정한다고 하면 언제가 적기일까. 바로 오늘이다. 내일의 모습이 오늘의 모습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과거 엄혹한 환경 속에서 복음을 위해 옥에 갇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중국교회의 결기가 여전히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비롯해 세계교회들은 지레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봐야 한다. 중국 정부의 ‘기독교의 중국화’에 힘에 겨워하면서도 지혜롭게 생존공간을 만들어가는 중국교회와 연대를 맺되 보일 듯 말 듯한, 그러나 명확하게 잡아내지 못할 투명한 끈을 연결시켜나가야 한다. 향후 중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중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중국 정부가 공인하는 삼자교회와 교류 또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식적인 협력 플랫폼을 만드는 데 주저하지 말고 빈번한 인적 교류도 해나가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실사구시라는 큰 틀을 갖고 다양한 분야에서 젊은 중국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선교를 전제하지 않고 중국을 알고 중국과 협의하고 중국과 윈윈구조를 만들 수 있는 인재들을 오늘부터 중국과 국내에서 조직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시진핑 시대의 흐름은 최소 5년, 영향력은 최소 10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10년 투자는 매우 값진 열매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얼마나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면 좋겠다. 절제, 용기, 지혜로 무장한 기독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가 오게 될 것이다. 적기에 우리는 나서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주되신 것과 또 예수를 위하여 우리가 너희의 종 된 것을 전파 함이라”(고후 4:5)







사진 출처 | (위)픽사베이/ (가운데)한겨레/(아래) 픽사베이
왕빈 | 중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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