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를 더욱 양분(兩分)시키고 있다. 각국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초래된 보건과 경제 위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내지 최빈국 간의 격차는 더욱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내전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나라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미얀마 내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의 자국민에 대한 통제와 핍박은 난민 문제를 야기하여 주변 인도차이나와 서남아시아 국가들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 전대미문의 이상기후 재난까지 겹쳐 치명적인 폭염과 혹한, 극심한 가뭄, 지구의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초대형 산불까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한 상황은 우리에게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을 흐리게 하거나 선교적 의무를 저버리게 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이런 선교환경의 대변화의 한가운데서 미전도종족선교는 과연 어디쯤에 서 있는 것인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감사한 것은 이러한 글로벌 팬데믹 환경이 개인과 단체의 사역자들, 동역하는 현장선교사들에게 이제는 처음의 불안을 넘어 ‘교회’ ‘선교’ ‘하나님 나라의 복음’ ‘정체성’ ‘소명’ 등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과 방향에 대해 재고(再考)하는 기회로 작용하였기에 이는 하나님의 큰 은혜이다. 본인이 대표로 사역하고 있는 미전도종족선교연대(UPMA)는 미전도종족의 신속한 복음화를 위해 교회 단체, 교단 선교현장과 협력하고 연합하여 사역하는 기관으로 1993년에 설립되어 2023년에 3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본 단체는 미전도종족선교라는 선교 과업의 특성상 연합선교를 지향하면서, 미전도종족에 대한 현장중심의 전략적인 정보를 연구하고 제공하는 것이 주요 사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중국, 인도차이나, 서남아무슬림권역, 북아프리카권역에 대한 현장중심의 연구자료를 발행해 왔다. 그 의미는 중국공산주의권, 이슬람권, 힌두권, 인도차이나 소승불교권의 선교 현황을 ‘종교권 종족관점’과 ‘도시화와 미전도종족선교의 기회’라는 측면에서 실제 전략과 과제, 한국교회가 중보기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에 근거한 기도제목을 도출하여 선교를 기도를 통해 연결하고, 실제 전략적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원래 계획했던 동남아무슬림권역(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부르나이)를 현장 리서치사역을 통해 사역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한국교회와 단체에 공유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가능해졌기에 그 대신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의 선교’라는 측면에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약 250여만 명의 이주민, 다문화, 유학생을 미전도종족선교의 관점에서 사역 현황을 파악하여 본 선교회가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디지털 잡지 〈CAS〉를 통해 한국교회와 선교계에 공유하고 있다.
이제 다시 올 2022년에는 미전도종족선교 30년을 회고하는 차원에서 사역의 주안점을 30년 동안 한국선교사들이 수행해 온 미전도종족선교 현황을 파악하고 미래의 방향을 수립하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초창기 미전도종족입양선교가 한국교회들이 세계선교에 적극 참여하도록 선교정탐과 미전도종족 중보기도, 선교사 발굴과 파송에 주력한 것이었다면 그 이후 각 선교단체와 교단을 통해 파송되어 각 미전도종족선교 현장에서 사역하는 한국선교사들의 필요와 현장의 과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동역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비전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실행 계획보다는 미전도종족선교 30년이라는 시의성에 부응하기 위해 미전도종족선교를 재고해보는 데 이 글의 주안점을 두겠다. 초점은 나와 단체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역동적이고 도전적일 수밖에 없는 선교의 태생적 본성(本性)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제 아래에 피터 와그너가 선교전략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4대 요소로 제시한 ‘바른 목표’ ‘바른 장소와 바른 시기’ ‘바른 방법’ ‘바른 사람’이라는 4대 요소를 가지고 미전도종족선교를 더 활성화하고 선교적으로 돌파해 보려고 한다.
첫째는, 목표에 대한 바른 점검 곧 ‘바른 목표’로 현 상황을 돌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래 미전도종족선교는 대위임령(마 28:18∼20)에 근거하여 ‘모든 민족으로 제자삼기’, ‘모든 민족에게 교회를’ 주창하면서 시작되었다. 랄프 윈터 박사는 한 지역 안에 서로 문화가 다른 종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종족무지(people Blindness)’라고 말한다. 따라서 선교는 국가 개념을 넘어서서 종족의 개념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복음화한 종족집단은 스스로 복음을 전할 수 있기에 굳이 선교사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선교사는 스스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교회가 없는 종족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2023년은 한국에서 미전도종족선교가 시작된 지 30년이 된다. 오늘 나와 우리 단체,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은 어디에 서 있는가? 2만 8천여 명의 한국선교사들은 파송을 받은 현장에서 스스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자생적 현지교회가 없어서, 복음에 철저하게 소외되어 미전도된 상태로 혹은 최소전도된 상태로 불명예스러운 미전도종족으로 남은 그들을 선교 우선순위 대상으로 지향하고 있는가? 처음 미전도종족선교가 한국교회와 선교계에 바른 목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당시 전 세계 선교사들 가운데 80% 정도가 이미 기독교 교회가 왕성하게 성장하거나 전도할 성도들이 있는 곳에서 사역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선교와 선교사에 대해 다시 엄밀하게 정의를 하는 일이 필요했다. 미전도종족 주창자들이 선교에 대해 “교회가 없는 사회 안에 들어가 행하는 교회의 구속적인 활동들”이라고 규정했을 뿐 아니라, 선교사에 대해서도 “교회가 없는 한 사회 가운데에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교회운동이 일어난 기존의 한 사회 밖으로 문화적인 경계들을 넘어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기존의 복음주의선교와 그 맥을 같이하지만 이 시대 가운데 대위임령에 입각한 신속한 세계복음화를 위해 ‘복음전도(Evangelism)’와 선교(Mission)’를 명확히 구분하여, 세상의 선교적 상황과 교회와 선교사의 역동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곧 ‘복음전도’는 동일한 문화를 공유하는 자신의 종족집단 안에서 행하는 교회사역으로, ‘선교’는 어느 한 문화집단 안에 복음의 초기 침투를 이루기 위하여 문화적인 경계를 넘어가는 사역이라고 규정하면서 선교와 선교사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선교역사의 지평을 넓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 비전 수립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선교의 바른 목표를 확인하는 것이다.
둘째는, ‘바른 장소와 바른 시기’ 그리고 셋째는, ‘바른 방법’에 대한 고민과 점검으로 한국의 미전도종족선교 현황을 파악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글로벌 팬데믹이라는 환경에서 미전도종족선교 부분에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조망은 선교 방법, 시기 등 구체적인 전략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피터 와그너는 성경의 씨 뿌리는 비유를 통해 씨를 뿌리는 때, 기를 때, 거둘 때는 특히 바른 장소와 바른 시기, 바른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씨를 뿌릴 때는 바른 장소(땅), 곧 비옥한 장소(땅, 준비된 사람)에 뿌려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또 누가복음 13장 6∼9절에 나오는 주님이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는 비유를 통해, 열매 곧 제자가 없는 사역은 올바른 사역이 아니라면서 사역을 점검하고 사역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이를 한국의 미전도종족선교 30년에 적용해 보고, 고민해 보려고 한다. 우선 지난 30년 동안 미전도종족에 나가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바른 장소(준비된 사람)에 복음이라는 씨를 뿌리고, 제자 재생산이라는 열매를 거두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뿐 아니라 미전도종족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고 제자를 세우는 사역을 위해 바른 방법을 사용했는지 혹 부적합한 방법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실패했는지 선교 방법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우선 WEC, GBT, OMF선교회의 대표들을 만나 미전도종족선교의 현황 파악과 동역에 대한 도움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이후 각 선교단체나 교단의 미전도종족선교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뷰와 자료수집과 리서치를 구체적으로 수행하려고 한다. 넷째는, ‘바른 사람’ 곧 사람이 가장 중요하기에 이에 집중하려고 한다. 글로벌 팬데믹 속에서 미전도종족선교의 탈출구를 찾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람’이다. 선교에 있어서 ‘선교사’라는 사람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미전도종족선교를 수행해 오고 있는 한국선교사들에 대한 멤버케어, 사역적 필요와 현지인 제자 양성 등이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에 초점을 두려고 한다. 한편 바른 사람에 대한 견해와 생각은 단체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 단체의 경우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비전에 따라 무엇보다 먼저 성령충만한 사람으로 미전도종족선교의 비전이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미전도종족선교를 활성화하고 네트워크 관련 전문 사역자들을 발굴, 양육, 팀 동역하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 내 개인과 단체 사역자들이 우리 선교사역자들에게 요구되는 ‘영성’과 ‘사역적 전문성’이라는 양날개를 가지고 현장선교사들과 동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글로벌 팬데믹 시대 미전도종족선교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미전도종족을 위한 기도운동의 활성화이다.
우선 우리 단체부터 지난 10년 동안 계속하고 있는 매주 정기 기도회를 통해 각 미전도종족 현장선교사들과 한국교회, 열방의 미전도종족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왔던 것처럼 기도에 힘쓸 것이다. 이 시대에 특히 기도야말로 제일 중요한 선교이자, 추수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일꾼을 보내주시길 강청하는 본질적 사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전도종족을 위한 연합기도합주회 형태로 다시 마음을 모을 것이다. 그리고 주님의 역사를 기대하는 여러 형태의 크고 작은 기도 모임들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든 곳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새로운 해, 새날을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과 감사로 시작한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정보애 선교사 | UPMA(미전도종족선교연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