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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3 통권 232호     필자 : 난리밍(南黎明) 프린트   이메일 
[차이나 윈도]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휩쓸다

최근 이상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 바이러스 중독자들의 공통된 증상은 바로 한국 게임에 푹 빠진 것이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바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鱿鱼游戏)》(Squid game)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총 9부작으로 지난 9월 17일부터 OTT 영상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전 세계 83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추석 기간에도 한국의 방역수칙은 여전히 최상위급인 4단계로 4인 이상은 모임을 할 수 없었기에 결국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한국인들이 시간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었다. 명절이 지나자 사람들의 화제는 온통 《오징어 게임》에 쏠렸다.  

최근 몇 년 동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도 한국인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 정도로 재미있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에 대한 한국인들의 호불호는 여느 신작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보름 만에 전 세계 각국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은 비로소 그 영향력을 인식하게 되었다. 삽시간에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모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었고,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넷플릭스 회장도 드라마 주인공의 녹색 운동복을 입고 자신을‘457번’이라고 불렀다.

사실 ‘오징어 게임’은 본래 한국 전통의 어린이 놀이이다. 놀이 방법은 바닥에 먼저 동그라미를 하나 그리고 그 아래에 삼각형을 하나 그린 후 사각형을 그리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자주 먹는 간식인 말린 오징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한 팀은 공격을 하고 다른 한 팀은 수비를 하는데 도형 밖에서는 한 발로 뛰어야 한다. 이는 중국 전통 놀이 ‘집 뛰어넘기(跳房子)'와 매우 비슷하다.

이 드라마에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게임도 없고 축구, 야구, 골프 등 스포츠 게임도 없다. 오히려 최근 몇 년 안에 한국에서 사라진 전통 ‘골목 놀이'만 있는데 예를 들면 설탕과자를 만들고, 공을 튕기고, 보물을 던지는 등의 놀이이다. 드라마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설탕과자를 만드는 ‘달고나 뽑기’인데 설탕과 소다 가루를 섞어 국자에 부어 불에 녹인 다음 눌러서 평평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위에 도안을 눌러 새기고 식힌 다음 손으로 도안을 따라 쪼개서 완전한 모양이 나오면 성공하는 것이다. 이 놀이는 실패해도 달고 맛있는 간식을 얻을 수 있고 재미가 있어 아주 인기가 많았다. 1970-80년대에 학교 앞에서 달고나 뽑기를 하는 노점은 가장 북적거렸고 학생들이 방과 후 가장 즐겨 찾는 장소였다. 극중 배우들이 하는 모든 놀이는 한국 중장년층에게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요인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간직한 가장 아름다운 것들과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부분을 결합시킨 것에 있다. 극중 게임의 규칙은 패자는 즉각 총살을 당하고 각 라운드의 게임은 순수성과 함께 피비린내로 가득 채운다. 한화 456억 원의 상금으로 456명의 참가자를 끌어 모았고, 규칙에 따라 마지막 승자만 상금 전액을 가져갈 수 있다. 이런 잔혹한 게임을 누가 참석할 수 있겠는가? 아이러니하게도 게임 참가자를 모집하는 데는 아무런 무력도 쓰지 않았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게임 경기장에 들어간다. 그들은 모두 인생의 절벽에서 막다른 골목에 처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다. 이런 설정으로 드라마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고, 극중 인물들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간의 선악과 절망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영국 BBC는 “《오징어 게임》은 노출이나 선정적인 장면 없이,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고 극찬했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열풍'이 한국으로 되돌아오면서 극중에서 사용한 소품과 글씨체로 상품 광고를 하는 등 각 분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해외의 열풍은 더욱 거세 보인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오징어 게임 체험관'을 개설하였는데, 이 체험관 입구에는   관람을 기다리는 인파로 매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반면, 한국 내에는 이러한 체험관이 없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오징어 게임을 새롭고 신기하게 여기지만, 한국인들은 오히려 해외 열풍 현상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사실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이 2008년에 완성한 시나리오다. 당시 황동혁은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사를 찾아다녔지만 스토리가 너무 기괴하다는 평가를 받고 모두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한다. 결국 13년의 기다림 끝에 비로소 드라마로 출시되어 빛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 13년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모두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체감할 정도로 황 감독이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을 알 수 있다. 중국의 한 시청자는 “9부작 드라마를 단숨에 보았는데, 중간에 화장실도 가지 않고 손에 땀을 쥐며 봤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와 드라마업계의 발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寄生虫)》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Minari)》는 올해 다시 한 번 아카데미 여러 부문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이다.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이민 열풍으로 평범한 한국 소시민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기생충》은 경쟁과 불평등을 자극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온 비극을 다룬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매우 비슷하다. 한국의 영화는 장애인, 불법으로 몸을 파는 여자, 억울하게 투옥된 소시민, 학교 폭력의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그들의 불행과 처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비참한 처지를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주인공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적극적인 자세로 그려낸다. 이런 전개 방법은 쉽게 사회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오징어 게임》도 예외가 아니다. 극중 주인공은 모두 사회적 약자이다. 회사에서 해고된 뒤 사업에 실패하고 가정마저 깨진 중년남자, 운명을 바꾸고자 선물투자(期货投资)에 뛰어들었지만 빚더미에 올라앉은 금융업계 직원, 생사를 걸고 북한을 탈출해 어린 남동생과 함께 어렵게 살아가는 소녀까지 이들은 모두 한국 사회의 약자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국 사회에서 운명을 바꾸려면 기적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절망적인 처지가 그들에게 요행을 바라며 목숨 걸고 도박에 뛰어들게 한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의 전개는 지역과 국가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며 그 어느 누구도 지금이 괜찮다고 장래에도 좋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어려운 삶의 처지를 경계하고 염려한다는 사실이 이 드라마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게 된 원인이다.

한국의 문화예술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한국 사람들은 흔히 ‘한국은 큰 나라도 아니고 광산자원도 없으며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부지런함과 두뇌뿐이다'라고 말한다.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중국 경제가 부상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한국은 그 틈새에서 지위 확보를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예로부터 노래와 춤에 능한 민족이다. 한국에는 노래방이 즐비하고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모여 댄스를 하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고, 한국에서 노래와 춤을 모르면 친구를 사귀기도 쉽지 않다. 1990년대 초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처음으로 중국에 수입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한국드라마’와 ‘K-pop’은 하나의 문화 유형이 되어 아시아를 휩쓸고 서양과 아랍 국가에까지 이르렀다.

할리우드와 경쟁하는 한국 영화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미국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업계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 시장을 강제로 열었다. 한국 영화는 링에 올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해야 했다. 당시 한국 영화업계 인사들은 미국에 대한 영화와 드라마산업 개방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나는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후 한국의 영화는 제작 단계부터 할리우드를 경쟁 상대로 염두에 두었으며 그 결과 한국 영화산업은 할리우드에 밀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승승장구하였으며 영화관을 찾은 한국 관객들은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보다 자국 영화를 더 선호했다.

넷플릭스의 발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이 직간접적으로 가져오는 경제 효과는 9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넷플릭스가 2천만 달러를 투자한 《오징어 게임》이 4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은 일부 부작용도 가져왔다. 한국인 김 모 씨의 말에 의하면 집에서 막내딸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했는데 막내딸이 “아빠, 졌어요. 쓰러져야 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 어린이 전통놀이가 공포스러운 존재로 변해버린 것이다. 최근 미국, 영국, 벨기에, 호주, 브라질, 태국 등의 많은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의 《오징어 게임》 시청을 엄격히 제한하라는 통지를 보냈다고 한다. 사실 《오징어 게임》의 시청 제한 연령은 ‘18세 이상’이다. 하지만 극장 상영이 아닌 OTT 인터넷망을 통해 집에서 시청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의 시청을 막기가 쉽지 않아 분별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무조건 모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벨기에의 한 학교 학생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놀이인 ‘1,2,3 태양’ 게임을 하고 놀았는데 패자를 구타하는 규칙이 있었다고 한다. 영국의 한 학교 학생들도 운동장에서 총 쏘기 놀이를 했다고 한다.  


얼마 전 한 대만 친구가 SNS에 ‘○□△’그림이 그려진 카드와 함께 ‘식당에 와서 밥을 먹는데 책상 위에 이런 카드가 놓여 있었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유튜브(Youtube)와 샤오훙수(小红书)에서 주인이 강아지와 함께 ‘1, 2, 3 나무사람' 과 비슷한 놀이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영상을 흔히 보게 된다. 심지어 한 미국 대학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며 퍼지고 있다. 동영상에서 학생들은 황급히 길을 건너다가 경찰차 안에서 한국 동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순간 마술에 걸린 듯 꼼짝 않고 그 자리에 멈춰 선다. 이뿐만 아니라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핼러윈' 키워드를 검색하면 검은색 가면, 숫자가 표시된 녹색 운동복, 갈색 설탕과자가 핼러윈 인기 아이템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미국의 어떤 빵집에서는 집과 우산 모양의 도안이 새겨진 설탕과자를 판매하는데 손바닥만한 상자 하나가 5달러 가까이에 팔리고 있다. 








출처 | <亞洲週刊> 35卷45期(2021/11/8-11/14)
번역 | 하늘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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