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21세기,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의 등장에 전 세계는 놀라 움츠러들었고 각국은 서둘러 문을 잠가 걸었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오자 우리는 두려움에 떨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 여기저기 부정확한 이야기가 넘쳐났고 이런저런 가짜뉴스는 사람들 사이에 두려움과 혐오감을 자극했다. 심지어 그릇된 이념과 신념으로 자신과 타인을 질병 속으로 빠뜨린 예들도 등장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중 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정책에도 개인의 자율권 침해라 여기는 일부 사람들이 마스크 거부 시위를 벌이거나, 확진자 폭증으로 도시 봉쇄를 감행한 도시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이들이 도시 봉쇄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콧대 높던 선진국조차 갑자기 등장한 이 작은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쩔쩔맸다. 물론 우리나라도 희생이 많았다. 감염 뒤 격리와 치료로 무사히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역병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 19 감염자만이 어려움을 당한 것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했다. 얼마 전 아끼던 후배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장례식도 치르지 못했다. 후배는 자신의 상태를 느꼈는지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자음과 모음이 아무렇게나 찍힌 메시지를 보고 가슴이 내려앉았다. 면회가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요양원으로 찾아갔다. 유리창 너머로 홀쭉해진 후배와 마주했을 때 전염병이 너무 야속했다. 가까이 가서 안아주고 싶었다. 힘줄이 빼곡한 작은 손도 다정히 잡아주고 싶었다. 두 번째 유리창 면회였지만 여전히 적응할 수 없었다. 이전 면회에서는 내 실없는 농담에 웃어주기라도 했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커다란 눈만 힘없이 감았다 뜨는 후배의 표정은 오히려 평안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후배를 보냈다. 코로나19 시대…. 그 두 번째 겨울을 맞는다. 백신 개발과 함께 치료 약이 나오면서 상황이 점차 나아졌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긴 봉쇄의 시간을 보내던 세계 각국이 이제 서서히 국경을 열기 시작했다.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방법을 찾아내고 상황이 허락되는 곳부터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완전 퇴치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비록 완전한 극복은 어렵더라도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비록 앞으로도 여전히 감염자는 나올 것이고 심할 경우 사망자도 나오겠지만 이 역시 현대 인류가 감당해야 할 가혹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털고 일어나야 한다. 무기력했던 우리의 주변을 잘 갈무리하고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해야 한다.
중국에서도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될까 하여 그곳에서 지내는 분들에게 문의해 보았다. 중국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다. 여전히 감염자가 나오는 곳도 있고 안정적인 곳도 있다. 외부 유입의 경우도 있고, 현지 발생의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중국 정부는 여전히 강력한 방역을 시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환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거의 봉쇄수준으로 격리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이 확진되면 해당 아파트를 봉쇄하고, 여행 팀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하면 격리와 검사로 몇 주 동안 귀가도 못하고 있다는1) 보도와 함께 얼마 전 핼러윈 데이에 디즈니랜드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관람객과 직원들 모두 코로나19 검사(核酸采样[hésuān cǎiyàng])를 받아야 했다는 뉴스도 있었다.2)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격리와 치료를 통해 뿌리를 뽑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강력한 격리가 지속되면 피로감이 심해진다. 중국인들은 정부의 정책에 큰 불만이 없더라도 외국인들은 불편함을 많이 느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중국이 경제 발전을 위해 실시하는 双招双引([shuāngzhāo shuāngyǐn] 해외 인재와 투자를 유치하는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인의 자유를 민감하게 여기는 외국인들은 강압적이고 폐쇄적인 일 처리에 심리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국경을 들고나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던가? 자유롭게 다니던 때가 그립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지금도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있다. 이번 학기 입학한 신입생들과도 온라인으로 상견례를 했다. 온라인 수업은 품은 많이 드는데 만족도가 낮다. 교수자나 학습자나 모두 수업 내용에 아쉬움을 느끼고 대면 수업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전 세계가 점차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고 있다. 어서 전 세계 국경이 다시 열리고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지길 고대한다. 미주
사진출처 | 바이두 박애양 | 중문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