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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 통권 230호     필자 : 석은혜 프린트   이메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중국의 사교육 ‘지와(鸡娃)’
얼마 전 중국에서 〈샤오서더(小舍得): A Little Dilemma〉라는 텔레비전 연속극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42부작으로 방영되었다. 이 드라마는 중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초등학생 자녀의 교육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고민을 다루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년 전에 교육 문제를 다룬 드라마 <SKY 캐슬>을 방송한 적이 있다. 〈샤오서더〉는 중국판 <SKY 캐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소재가 현재 중국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사교육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다소 과장된 부분도 없지 않지만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논쟁에 불을 붙였다. 

<샤오서더>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열성적으로 자녀 교육을 위해서 뛰어다니는 엄마들을 ‘지와마마(鸡娃妈妈)’ 라고 부른다. 여기에 나오는 ‘지와’라는 단어는 최근에 중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이다. ‘지와’는 “부모가 ‘아이(娃)’에게 ‘닭(鸡)’의 피를 주사한다(打鸡血)”는 뜻으로, 자녀들의 성적 향상과 좋은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서 학원에 보내고 과외를 시키는 등 학부모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현재 중국 사회에 만연한 지나친 교육열풍과 입시 지상주의로 인해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사교육 열풍을 ‘지와 현상(现象)’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왜 ‘사교육 열풍’을 일컫는 말에 ‘지(닭)’라는 글자를 사용한 것일까? 문화대혁명(1966-1976년) 기간이었던 1967년부터 중국 사회에는 살아있는 닭의 피를 뽑아서 사람 근육에 주사하면 불로장생한다는 미신이 널리 퍼졌다고 한다. 중국 통지대학(同济大学) 문화비평연구소(文化批评研究所)의 주다커(朱大可) 교수가 쓴 “1967년의 닭 피 전기(1967年的鸡血传奇)” 라는 글에 의하면, 당시 해방군의 군의관이 ‘침술 마취’에서부터 ‘계혈(鸡血) 요법’까지 각종 요법을 발명하여 보급했다고 한다. 

주다커 교수의 글에 의하면 “그때 당시 아버지는 거리에서 작은 책 한 권을 싼값에 구입했다. 그 책에 ‘계혈 요법’은 한 해방군 병원의 위대한 연구 성과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닭의 피는 고혈압, 뇌졸중, 위궤양, 감기, 가래, 기관지염, 부인병, 마른버짐, 무좀, 탈장, 치질, 발기부전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써 있었다. 아버지는 혼자서 자신의 몸에 닭 피 주사를 놓아 보았지만 별효과가 없어서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닭 피 주사를 맞기 원하는 민중의 열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우리 집 근처 동네병원의 주사실 입구에는 매일 뱀처럼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줄을 서 있는 사람마다 닭을 담은 바구니나 그물망을 들고 있었다. 간호사가 나오기를 기다라는 동안 그들은 서로 닭 피 주사를 맞은 경험담과 닭 피 주사에 대한 소문을 주고받았다. 땅바닥 곳곳에는 온통 더러운 닭털과 닭똥이 널브러져 있었고, 곳곳에서 닭의 울음 소리도 들렸다. 닭 피 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의 공포와 두려움은 마치 전염병 같아서 세대를 걸쳐 전염되었다.”

당시 문화대혁명으로 혼란을 겪고 있던 중국은 한쪽에서는 사상범을 학살하는 총성이 울리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닭 피 주사를 맞으려는 열기가 갈수록 더해져서 과학과 이성이 마비된 사회로 변해 버렸다. 곳곳에서 닭 피 주사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무성했다. 닭 피 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마치 흥분제를 맞은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슈퍼맨 같은 활력이 생기고, 늙은 사람은 회춘을 하고, 젊은 사람은 하늘을 날 듯한 놀라운 기력이 생긴다는 미신이 과학처럼 퍼져 나갔다. 이런 광적인 민간요법이 유행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문화대혁명으로 인한 박해와 죽음의 공포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고, 살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것이기도 했다. 

이 닭 피 주사는 1970년대 말, 문화대혁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신시대의 국민들 사이에서는 건강을 위해 보다 안전하고 간편하면서도 어떤 물질이 첨가되지 않은 식수요법, 맨손요법 같은 민간요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현재 중국 사회에서 닭 피 주사라는 말이 은유나 비유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자녀 교육을 위해 열심을 내는 부모들에게 “자녀에게 닭 피 주사를 놓고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갑자기 흥분하거나 어떤 일에 들떠서 떠드는 사람에게 농담으로 “너 닭 피 주사 맞았니?”라고 하면서 놀리기도 한다. 

문화대혁명 당시 의사들이 환자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닭 피를 주사했던 것처럼, 자녀들에게 닭 피를 수혈하듯 온갖 좋다는 학원에 다니게 하고, 개인과외를 시키는 등 사교육을 통해서 자녀의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애쓰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의 각종 학습 스케줄까지 다 짜주고 학원을 등록해 주면서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도록 격려해서 입학 경쟁에서 승자가 되도록 아주 적극 돕고 있다. 현재 중국 학부모들의 자녀를 위한 사교육 열정은 전염병처럼 중국 사회를 집단 감염시키고 있다. 이것은 예전과는 다른 의미의 닭 피 주사전염병에 걸린 듯하다.   

부모가 제공하는 닭 피 주사인 지와 혜택을 누리는 아이들은 대부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광저우(广州) 등 대도시의 중산층(中产阶级)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각종 사교육을 통해 닭 피 주사를 맞고 있다. 대시도의 초등학교는 교육 수준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중학교부터는 명문 학교와 일반 학교 간의 교사, 학교 시설, 교육 철학 등에서 격차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녀가 더 좋은 학교에서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자녀들을 명문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 지와 교육 방법도 이 때문에 유행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지와라는 말에는 수학 영재를 뽑는 ‘수학 올림피아드(Mathematical Olympiad)’가 늘 따라다녔다. 학부모의 세심한 계획 아래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 올림피아드 학원을 몇 군데나 다니면서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석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올라갈 때 상장을 많이 받으면 좋은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입장권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중국 교육행정부는 ‘수학 올림피아드 금지령’을 내렸다. 따라서 지와 현상도 사라져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좋은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지와 현상이 여전하고 그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사교육 기업들을 규제한다 하더라도 부모들은 개인 과외 등 다른 형태의 사교육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와 현상 뒤에는 극성스러운 ‘지와마마’ 혹은 ‘지와부모’가 있다. 이런 부모들은 대부분 교육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얻은 사람들로서 그들은 자신의 자녀가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자라는 것과 자기보다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들 대부분은 교육을 통해서 농촌에서 도시로, 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이사를 왔고, 신분 상승에 성공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지와를 결코 포기할 수 없고 지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른 집 아이가 학원 3개를 다니면 내 아이는 4개를 다니고, 심지어 학원을 8개 이상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베이징 하이뎬(海淀)구는 베이징대학(北京大学)과 칭화대학(清华大学) 등 중국 최고의 명문 대학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곳이다. 베이징 지하철 4호선과 10호선이 만나는 하이뎬 황좡역(海淀黄庄站)은 아주 유명한 베이징 교육 일번지이다. 한국으로 치면 강남 대치동 학원가이자 8학군 밀집지역이다. 황좡역의 출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거대한 빌딩숲이 나오는데 그곳에는 온갖 족집게 과외 학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리고 그 일대는 명문 대학들과 베이징에서 입시 성적이 가장 좋기로 소문난 이른바 명문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해 있다. 따라서 베이징의 지와마마들은 지하철 황좡역 일대에 결집해 있다. 하교하는 학생들은 교문 앞에서 대기하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서 황좡역 부근의 학원으로 간다. 그들은 밤 10시까지 각자 성적에 맞는 맞춤형 과외 공부를 한 뒤, 다시 학원 앞에서 대기하는 부모들과 같이 ‘별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최근 들어 중국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지와를 하는 과목은 학교 공부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요즘은 자녀가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할리우드나 브로드웨이 스타가 되길 꿈꾸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무대 뒤에서 매니저처럼 자녀를 지켜본다는 뜻에서 ‘우타이마마(舞台妈妈, stage mother)’라고 부른다. 우타이마마들의 특징은 자녀의 학교 성적이 우수하거나 스포츠에서 두각을 보이게 만들어 자녀를 잘 길렀다는 주위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또한 그들이 자녀에게 요구하는 유일한 것은 성공이다. 자신의 자녀가 항상 1등을 해야 하고, 주인공의 배역을 맡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자신의 자녀와 옆집 혹은 아는 사람의 자녀와 비교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머니는 자신이 우타이마마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타이마마는 자녀에게 지나치게 극성을 부리는 어머니라는 말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2021년 현재 중국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15조 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의 확산은 가뜩이나 높은 중국의 교육열과 결합하여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켰다. 중국과학원(中国科学院)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온라인 사교육 규모는 2013년 85억 위안(약 1조 5,000억 원) 수준에서 2020년 884억 위안(약 15조 7,000억 원)으로 10배 넘게 뛰었다. 구매 연령은 30대 부모(55%)가 가장 많았고, 도시에 거주하는 연 평균 수입 20만-50만 위안(약 3,500-8,800만 원)이 주된 고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 밖에 없는 자녀를 잘 가르쳐서 성공하도록 돕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2021년 7월 24일,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中共中央办公厅)과 국무원판공청(国务院办公厅)이 합동으로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의 과제 부담과 과외 부담을 줄이는 의견”을 발표하면서 사교육을 전면 금지시켰다. 법과 규정에 따라 상응하는 자질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심사를 거쳐서 비준을 받지 않은 장소에서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 밖의 사교육 기업을 엄격히 조사하여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사교육억제책을 통해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외의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조례를 발표한 이후 많은 중국 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微博)에도 노골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부자들은 지금도 월 4만 위안(약 700만 원)씩 주고 가정교사를 고용해서 과외를 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발했다. 이번에 발표한 사교육금지정책이 사교육이 보편화된 중국에서 지와 부모들의 경쟁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와 교육이 아이의 성적 향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부모들의 절박한 바람과 끊임없는 압력에 아직 더 자라야 하는 어린 학생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의 목적은 성공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격이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참고 자료>
https://zhidao.baidu.com/question/1582954946265303620.html
https://zhidao.baidu.com/question/1802269652257455747.html
https://zhudake.blog.caixin.com/archives/28983
https://baijiahao.baidu.com/s?id=1700871312103950528&wfr=spider&for=pc







사진 | 바이두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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