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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3 통권 228호     필자 : 강진구 프린트   이메일 
[중국 사회와 문화 이야기]
중국의 차(茶) 문화에 대한 스타벅스(星巴克)의 도전

차(茶)는 중국인의 생활의 도(道)
중국에는 오래전부터 ‘개문칠건사, 시미유염장초차(开门七件事, 柴米油盐醬醋茶)’라는 말이 내려온다.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면 일곱 가지 일이 있는데 곧 땔나무, 쌀, 기름, 소금, 간장, 식초, 차이다’란 뜻이다. 이 문구는 남송(南宋)시대에 살았던 오자목(吳自牧)의 《몽양록(梦梁录)》에 나오는 말인데, 당시의 시대상을 봤을 때 중국인의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들이 언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식생활 필수품에 차가 들어 있는 점이 흥미롭다. 차는 우리에게는 기호식품으로서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데 중국인에게는 밥과 같은 필수 음식의 범주에 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차의 종주국답게 지금도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차는 결코 빠질 수 없다. 우리가 생수병을 들고 다니며 마시듯 중국인들은 목이 마를 때 차를 마시고, 차병을 들고 다니며 거리에서든 차(车) 안에서든 능수능란하게 차를 우려내 마시곤 한다. 그러나 차는 물과 다르다. 목마를 때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생수와도 다르고 목구멍을 자극하며 순간의 쾌락에 빠지게 만드는 탄산음료와는 격을 달리한다. 차는 혼자 마실 때는 정신세계를 열고 함께 마실 때는 관계를 돈독히 만들어 생활의 도(道)를 걷게 하는 중국 문화의 정수(精髓)라 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직장이나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차 한 잔은 마음의 여유를 갖게 만들고, 다른 사람과 차를 함께 마시면 원활한 대화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차를 마시는 문화는 시를 짓고 국사를 논하는 유교의 사대부들의 문화이기도 했고, 세속을 떠나 자연을 벗 삼아 놀던 도교의 도인들에게는 즐거움을 주었고, 선불교(禅佛教)가 받아들여 승려들의 정신수양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오늘날 무신론이 지배하는 공산주의 사회가 되어버린 중국에서 차 문화는 세속을 초월하여 이상을 바라보게 하는 숭고함이나 종교적 역할은 탈색이 되어버린 채 생활에 즐거움을 주거나 생활의 일부로만 남아 있는 듯하다.

이것은 마치 서구 가톨릭 교회의 포도주에 비견될 수 있다. 성경에서 포도주는 성만찬 때 제자들에게 주었던 예수 그리스도의 피(막 14:24)였고, 가톨릭 신부들은 선교지가 어디든 미사에 사용할 포도주를 얻기 위해 포도나무를 가져가 심었었다. 오늘날 중남미의 주요 포도주 생산지들은 가톨릭의 전파와 그 역사를 같이한다. 포도주는 기독교와 깊이 연관되어 있지만 오늘날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포도주 안에 담긴 기독교 신앙의 의미를 잊어버린 채 즐기고 있지 아니한가! 중국의 차 역시 종교와 깊은 관련이 있지만 중국인 가운데 차를 마시며 종교적 깨달음에 도달하려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중국인의 차 문화는 보다 깊이 연구할 가치가 있다. 그만큼 역사적 문화적으로 중국인을 중국인답게 하며 중국의 종교 문화를 풍부하게 만든 자양분이 차 문화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에서 선교나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중국어를 배움과 동시에 차 문화를 즐기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차(茶) 문화를 바꾼 스타벅스(星巴克)
미국의 커피 문화를 대표하는 세계적 브랜드 스타벅스(Starbucks)의 중국 진출은 1999년 1월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국무역센터에서 비롯되었다. 2021년 6월 말 현재 중국의 매장 수는 5,135개에 달하며 금년에만도 600개의 새로운 매장을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세계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8,897개이며 그 다음이 중국 그리고 3위는 놀랍게도 대한민국(1,570개)이 차지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중국은 곧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타벅스 매장을 보유한 나라로 등장할 전망이다.

스타벅스가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2천 년대에 들어서면서 중산층이 대거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생수보다 10배 이상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중국의 중산소비층은 자본주의 경제의 혜택을 가장 손쉽게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스타벅스를 택했다. 

1인당 GNP로 따지자면 1998년 당시 829달러에 불과했지만, 중국경제의 고속성장과 거대한 인구의 힘을 믿었던 하워드 슐츠 회장의 예견력 덕분에 스타벅스는 지속적인 확장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더군다나 1999년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인들의 차를 즐겨 마시는 문화에 도전장을 낼 만큼 간이 큰 다국적 커피브랜드는 없었다. 경쟁자가 없는 곳에서 스타벅스는 자신의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며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또한 원하는 종업원을 마음껏 고용할 수 있을 만큼 인건비가 저렴했던 것도 스타벅스가 도전장을 내도록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 스타벅스에 입사하기를 원하는 중국의 젊은이들은 줄을 섰고 그들 중 상당수는 고학력자들이었다.




선교를 하려면 스타벅스의 전략을 배우라 
서구 세계에 대해 양면성을 가진 중국인과 중국 정부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낸 점은 우리가 스타벅스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워드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의 혁신과 도전을 기록한 저서 《온워드》(Onward, 2011)에서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스타벅스를 받아들인 첫 번째 이유 역시, 우리 매장이 다른 나라의 소비자들과 같았다. 고객과 유대감을 형성함으로써 한 차원 높은 커피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스타벅스의 능력에는 언제나 보편적 호소력이 있다.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커피를 즐길 뿐만 아니라, 우리 매장을 그들의 집이나 직장과 연장시켜 생각한다. 물론 이는 서양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중국은 이러한 경향이 훨씬 더 강한 것 같다. 중국의 가옥은 무척 작고 아파트는 놀라울 정도로 좁다. 때문에 깨끗하고, 넓고,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의 스타벅스 매장은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장소다. (‘온워드’, BO, 473쪽)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을 ‘제3의 장소에서 느끼는 특별한 경험’으로 요약하고 있다. 집이나 학교, 집이나 직장과 더불어 세 번째 발걸음을 습관처럼 옮길 수 있는 곳이 스타벅스이며, 그곳에서의 경험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의자나 테이블은 다양한 연령층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이 되어 있고, 종업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유로움 그리고 세련된 음악과 청결한 화장실 등은 중국인과 세계인 모두 스타벅스를 즐겨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마윈은 스타벅스가 커피만 팔았다면 분명 실패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스타벅스가 판 것은 커피가 아니다(星巴克卖的不是咖啡)” 이것이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인 마윈이 보는 스타벅스다. 마윈이 내놓은 성공분석은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 그리고 생활방식이었다.

서비스(Service)는 기독교인들에게는 ‘예배’의 의미로 먼저 다가온다. 경험(Experience)은 교회에서 예배 중에 느끼게 되는 특별한 체험일 수 있다. 중국인들은 그들과는 다른 기독교인들의 새로운 생활방식(New Life Way)을 보고 함께 누리며 예배당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한마디로 스타벅스는 기독교를 베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초대교회로부터 최근에 부흥하는 교회의 좋은 점들을 모아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대신 커피를 먹이며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선교에 관심이 있다면 중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한 이유를 알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 차이나 1호점이 개설되었을 때 직장인들 사이에 유행했던 광고 문구가 있다. “나는 스타벅스에 있거나 아니면 스타벅스로 가는 중이거나(我不是在星巴克, 就是在去星巴克的路上)” 

2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중국인들은 스타벅스에 있거나 아니면 스타벅스로 가는 중에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스타벅스를 연구하지 않고 단지 커피만 마시고 있을 것인가?








사진 | 바이두
강진구 | 고신대 국제문화선교학과 교수,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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