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jpg) 전도의 문이 닫힌 올림픽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7월 23일에 개막된 제32회 도쿄올림픽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도쿄올림픽은 ‘콜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우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진행되는 올림픽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분위기가 냉랭한(cold) 가운데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거의 전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경기장을 뒤흔드는 함성이 없고, 응원의 열기도 없습니다. 올림픽이 열리면 올림픽 특수(特需)가 일어나고 올림픽과 관계있는 행사들도 많이 열리고, 응원단, 관광객도 몰려들어 뜨거워지는데 이번 올림픽은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 하나, 도쿄올림픽은 전도의 문이 닫힌(close) 올림픽이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이 열리면 세계의 선교단체들이 올림픽이 개최되는 도시에 몰려들어 선수와 임원들, 보도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방법과 다양한 모습으로 전도활동을 펼칩니다. 올림픽은 정말 선교의 호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이런 일에 앞장서던 한국올림픽선교회에서도 이번에는 현지에 선교단을 파송하지 못하고 경기 일정에 맞춰 중보기도 팀을 운영하는 선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인선교사들은 지난해에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20여 개 찬양 팀과 연합해 찬양전도집회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가 미루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와 함께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여론, 반한감정 때문에 선교활동을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은 “그동안 올림픽이 선교의 장이었지만 도쿄올림픽에서는 사실상 선교의 길이 막혔”고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쿄올림픽과 선교에 관련된 소식은 미국 남침례회선교부(IMB) 소속 동아시아선교사들이 일본교회 기독교인들과 함께 전도지를 나누는 것 등의 방법으로 전도하고 있다는 것 정도가 들리고 있을 뿐입니다.
올림픽선수촌에는 종교관을 반드시 설치해서 운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종교관이라고 하지 않고 ‘종교활동장소’라고 불렀지요. 그런데 도쿄올림픽선수촌에 종교관이 설치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하고 탐문을 해보아도 제가 부족한 탓인지 올림픽이 거의 끝나가는 이 시간까지도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냉랭한 분위기, 전도의 문이 열리지 않음, 모두 반갑지 않은 일들인데요, 올림픽의 운영과 경기진행, 특히 위생에서 깨끗한(clear) 모습을 보여 ‘콜림픽’이라는 별명이 좋은 의미로도 해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환등 보러 왔어요” 1988년에 열렸던 제24회 서울올림픽은 ‘솔림픽’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솔림픽은 그 때 제법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말이었으니 <중주> 가족들 가운데에서도 이 말을 기억하는 분이 계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솔’은 ‘soul’, ‘영혼’이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러니까 직역을 하면 ‘영혼의 올림픽이 됩니다. 서울올림픽에 이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기독교 단체들이 전도에 열심을 기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돌이켜보면 ‘극성맞게’ 전도를 했습니다. 한 올림픽 참가자가 쇼핑을 하러 이태원에 나갔는데, 100m를 걸어가는데 열 한 사람으로부터 전도지를 받느라고 쇼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불평한 일이 매스컴에 보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마침 ‘서울올림픽’을 빠르게 말하면 ‘솔림픽’이 되기 때문에 이 말은 더 쉽게, 빠르게, 넓게 퍼져 나갔습니다.
88서울올림픽 2년 전에 열린 86아시안게임(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 때에 중국이 참가했는데 그렇게 많은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온 것은 6.25전쟁 후 최초의 일이었습니다. 수교 이전인 그 때는 ‘중공’이라고 불렀습니다. 중국 선수들이 메달을 딸 때마다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가 게양되었는데, 서울의 하늘에 오성홍기 이렇게 휘날려도 좋으냐고 문제를 제기한 일간지도 있었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시아선수촌 안에 신축된 초등학교 건물에 개신교관을 비롯하여 가톨릭관, 불교관, 이슬람관 등이 설치되었는데 언제나 제일 왁자지껄한 것은 개신교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슬람권에서 온 선수들이 구태여 종교관까지 오지 않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있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메카를 향해 절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아시아에서 이슬람의 세력이 이렇게 강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네!’ 하며 충격을 받았지요. 처음에는 중국 선수나 임원들이 종교관에 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금지령이 내려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종교관에서 12대의 환등기를 사용하여 지금으로 말하면 동영상 효과가 나는 영상물을 상영하는 ‘멀티 슬라이드 프리젠테이션’을 자주 했는데 그 때만 하더라도 그것이 무척 신기하게 여겨졌습니다. 자연풍경 같은 것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중국 선수와 임원들이 그것을 보러 오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와서 “우리는 환등을 보러 왔다”고 애써 강조하곤 했습니다.
개신교관 운영 요원[chaplain] 가운데 대만에서 온 선교사가 한 분 있었습니다. 이분이 중국어가 대단히 능숙하여 선수촌의 중국어 통역 요원들이 이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중국인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고 외모도 비슷한 데가 있어서 중국선수단과 가깝게 지냈습니다. 그래도 전도는 금물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종교관 운영 요원 가운데 하나였는데 어느 날 저녁예배에 설교를 맡은 분이 오지 못해서 제가 급하게 ‘땜질’ 설교를 했습니다. 예배가 끝난 다음에 그 선교사가 제게 와서 귀에 대고 “오늘 중국 선수 여러 명이 와서 저 구석에 앉아 예배를 드렸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심각한 얼굴로 듣더군요. 제가 통역을 했습니다.” 하더군요. “거봐요, 대타(代打)가 홈런 치는 일이 많지 않아요?” 하면서 함께 기뻐했습니다.
‘성령, 중국에서 정말 강하게 역사하시네!’ 88서울올림픽 때는 종교관이 두 곳에 설치되었습니다. 선수촌 운영본부에서 선수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신축된 창덕여자고등학교 건물을 종교관으로 지정하고 각 종교의 담당 기관에 시달하고 운영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다른 종교들은 그 말에 따랐는데 개신교의 올림픽 선교를 담당한 한국스포츠선교회는 거기는 너무 멀어서 선수나 임원들이 오기에 불편하다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운영본부에서는 선수들의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지어진 오륜초등학교 3층이 어떻냐고 했고 한국스포츠선교회에서는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종교들이 입주한 건물에는 ‘종교관Ⅰ’이라는 간판이 세워졌고, 개신교가 입주한 건물에는 ‘종교관Ⅱ’라는 간판이 붙었습니다.
88서울올림픽 때는 86아시안게임 때의 경험을 가지고 종교관 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종교영화를 자주 상영했습니다. 중국 선수나 임원들과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저는 말로는 자유롭게 의사를 소통할 자신이 없어서 주로 필담을 했습니다. 2년 사이에 중국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신앙적인 대화도 주고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문장이 오죽이나 엉성했겠습니까만 그래도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진지하게 물어오는 일을 경험하면서 ‘성령, 중국에서 정말 강하게 역사하시네!’ 새롭게 확인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올림픽은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이 있는데 2022년 2월 4일부터 20일까지 베이징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우리는 여섯 달 뒤에 다음 올림픽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코로나19 문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이번에 하지 못한 전도를 그때는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올림픽은 추운 때 추운 나라에서, 더구나 교회에 대해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는 나라에서 열리지만 전도의 열기가 뜨거운 ‘홀림픽(Hot Olympic)’이 되면 좋겠습니다. Hot Olympic을 합하면 ‘거룩한 올림픽(Holympic)’이 되네요.
지난 7월호는 ‘수난호(受難號)’였습니다. 누전으로 인한 정전으로 발간 기일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일부 원고는 발간 후에 추가로 게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거듭 죄송스럽게 생각하면서 8월호부터는 ‘순적호(順適號)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번 호의 특집은 그동안 진행된 ‘2021 중어권선교 On Sharing 콘퍼런스’ 마지막 편입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중국인교회의 유정근 선교사님, 싱가포르 레인보우중국인교회 박노민 선교사님, 대만 가오슝반석교회 임채석 선교사님 그리고 KMAC 도미환 회장님의 총결산 내용을 실었습니다.
디아스포라선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매주 발송해 드리는 ‘주간 중국을 위한 기도’에서 계속해서 알려 드리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그것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일보>에도 ‘디아스포라 신학’ 면이 마련되고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라는 글이 연재되는 것을 보면서 ‘디아스포라선교가 정말 중요하구나!’ 깨닫고 있습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의 변함 없는 사랑에 감사드리며 평강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사진 설명 & 출처 | 2020년 도쿄올림픽 로고, 2020 도쿄올림픽 공식 웹사이트에서 캡처(위 오른쪽) | 19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왼쪽)와 대회 엠블럼, 국민체육진흥공단(중간) | 픽사베이(아래)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겸 웹진 〈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