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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6 통권 227호     필자 : 쑨빈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1921년 중국 : 2021년 중국

장면1 
지난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베이징 톈안먼(天安门) 광장. 기념행사 시작에 앞서 헬기 29대가 창당 100주년을 상징하는 숫자 ‘100’ 대형으로 톈안먼 광장 상공을 비행하며 중국공산당의 위용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기와 함께 ‘위대한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위대한 중국공산당 만세’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달고 축하 퍼레이드를 벌였다. 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대열이 창당 기념일인 7월 1일을 뜻하는 ‘71’ 모양으로 하늘을 수놓았다. 의장대는 톈안먼 광장 중간의 인민영웅기념탑에서 무대인 톈안먼 성루 앞까지 행진도 했다. 100발의 예포도 울려 퍼졌다.

‘노 마스크’의 7만여 명 앞에 중국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이 회색의 인민복 차림으로 톈안먼 성루에 모습을 드러내자 커다란 함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시 주석은 1시간여 연설에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중화민족은 5천 년이라는 유구한 문명과 역사를 갖고 인류 문명 발전에 불멸의 공헌을 했다. 그 어떠한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하는 것을 중국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누가 이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들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18대 당대회(2012년 가을,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신시대에 접어들었다.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도로를 따라 인민과 당이 힘을 합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

“중국 인민은 낡은 세계를 파괴하는 능력도 있지만,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능력도 있다.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으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세계에 엄숙히 선포한다.” 

“우리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와 고도의 자치 방침을 관철해야 한다. 중국 중앙정부는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전면 관리를 통해 사회 안정을 지켜야 한다.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역사적 임무이자 중화민족의 염원이다. 누구도 중국 인민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존을 지키는 굳은 결심과 확고한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발전의 법칙”이라는 시 주석의 사자후는 중국이 하나의 100년 목표(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인 샤오캉(小康) 사회 실현이라는 바탕 위에서 또 하나의 100년 목표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을 향한 전진이 계속돼 중국몽(中国梦)이 결국 실현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1921년 7월 23일 중국 상하이(上海) 프랑스 조계지에서 제1차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갖고 13명의 대표와 53명의 당원으로 출발한 중국공산당이 그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국제 코민테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지식인, 노동자, 농민들로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한편 절대 열세 속에서 2차례 국공합작과 내전을 거친 끝에 국민당과의 체제 경쟁에서 대역전극을 만들고 국민당 정부를 대만으로 몰아냈다. 이후에도 적잖은 질곡의 터널을 지나야 했지만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전대미문의 개혁개방정책을 올곧게 편 결과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키웠다. 창당 100년 만에 현재 중국공산당은 9514만 8000여 명의 당원을 가진 세계 최대 집권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당 중앙지도부가 전날 공개한 <당내 통계 공보>에 따르면 2019년 말에 비해 323만 4000여 명이나 늘어나는 등 시 주석 집권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중국은 1938년 창당 기념일을 7월 1일로 정한 후 관행에 따라 매년 이날을 창당 기념일로 기리고 있다. 



장면2
“첫째, 전국 신자들은 중화인민공화국의 헌법을 옹호하며 사회주의 건설에 노력한다. 둘째, 전국 신자들은 제국주의의 침략을 반대하며 세계의 지속적인 화평을 추구한다. 셋째, 전국 신자와 교역자들은 애국주의 사상을 학습하며 청 제국주의의 영향을 말소한다. 넷째, 자치의 정신을 관철하며 교회 내의 단결을 추구한다. 다섯째, 교회의 자양 문제를 연구하며 교회가 자양을 완성하도록 협력한다. 여섯째, 상호 존중의 원칙하에 자전활동을 연구하며 청 제국주의의 독소를 말소하고 순전한 복음을 전한다. 일곱째, 애국애교 정신을 관철시키며 애국과 교회의 순결을 제창한다.” 

지금으로부터 67년 전, 1954년 7월 22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기독교전국회의에 참석한 지역과 교회, 단체 대표 294명은 우야오쭝(吴耀宗)의 보고를 통해 중국교회의 7대 방침을 듣고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을 펼쳐나갈 것을 가결했다. 

우야오쭝은 기독교 신앙의 정신인 사랑 실천은 개인이 처한 환경과 사회에서 분리될 수 없다면서 항일운동에 적극 나섰고, 공산 혁명까지 지지했다. 1943년에는 ‘하나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책을 펴내고 기독교의 사명이란 진보적인 혁명 과정의 동력, 누룩이자 빛과 소금이라고 했다. 중국 기독교의 신앙과 사상은 미국식 기독교의 복사판이라고 여긴 그는 기독교가 제국주의와 문화 침략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일갈했다. 신중국 성립 이후 우야오쭝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야 하지만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동조했다. 종교 내면에 숨겨진 부패와 악습, 제국주의 요소를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하고 이를 위해 공산당과의 적극적인 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인사들과 함께 1950년 5월 저우언라이(周恩来) 정무원(현재 국무원) 총리와의 좌담회를 통해 자립, 자양, 자전의 3대 원칙을 결의하고 8차례의 수정을 거쳐 7월 28일 이른바 ‘삼자선언’, 즉 ‘신중국 건설에 있어서 중국 기독교의 노력의 길’이라는 문건을 발표했다.



“중국교회 및 단체는 반드시 최대한의 노력과 유효한 방법을 통해 교회 신도들에게 제국주의의 죄악상을 알리고 제국주의와 그들의 음모를 경계시켜야 한다. 동시에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추구하며 정부의 토지개혁정책을 철저히 숙지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중국교회와 단체는 반드시 유효한 방법으로 일반 신도들에게 애국민주의 정신과 자존 자신의 심리를 배양해야 한다. 중국 기독교가 제창한 삼자애국운동의 원리를 성취해야 한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삼자선언에 철저하게 동조했다. 5년 내 삼자 원칙의 목표를 완성하고 정부의 토지개혁 실시를 지지하며 신시대의 지식을 배우고 구제하는 일에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운동을 지지하고 반제국주의와 반미주의, 애국정신과 신중국 건설에 최대한 역량을 결집하는 게 기독교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와 애국정신 천명은 제국주의가 기독교를 이용해 중국을 침략하려는 음모에 대한 공개 고소고발(控诉)대회로 이어졌고, 1952년 9월 말까지 전국 124개 도시에서 169차례 열렸다. 이에 앞서 중국 최고 지도자의 종교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 1927년 마오쩌둥(毛泽东)은 종교 세력에 대해 “화살을 죄지 말고 활을 힘껏 당겨라, 그리고 긴장하라”며 “공산당원도 어느 유심론자, 심지어 종교 신도와도 정치 행동상의 반제반봉건의 통일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그들의 유심론 또는 종교 교리를 찬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0년의 과거를 활용해 100년의 미래를 설계한 중국공산당은 국내에서는 ‘권위주의’ 통치와 ‘애국주의’ 감정에 기대여 디지털 사회주의 문화강국을 선도하고 있다. 밖으로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경제 영토와 영향력 확대, 군사력, 반도체와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과 우주개발, 코로나19 백신외교 등으로 대국의 굴기라는 야심을 드러내고 때에 따라 주변국과의 갈등과 군사적 긴장을 일으키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앞선 지도자들의 ‘도광양회(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와 ‘화평굴기(평화롭게 부상한다)’는 외교정책도 온데간데없다. 요즘 중국의 외교는 성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무력과 보복 등으로 공세적인 외교를 펼친다고 해서 ‘전랑(战狼) 외교’로 불린다. 전랑은 중국의 인기 영화제목으로 늑대 전사라는 뜻으로, 늑대처럼 강한 힘을 과시한다고 해서 중국의 외교전략을 지칭한다. 




전랑 외교의 어투 사례다. “오늘의 중국은 120년 전 중국이 아니다. 열강들이 대포 몇 대로 대문을 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의화단 사건으로 인해 청나라가 1901년 9월 7일 미국, 영국, 독일 등 열강과 맺어야만 했던 ‘신축조약(辛丑条约)’을 거론하며 화춘잉(华春莹)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달라진 중국의 위치를 상기시켰다. 지난 3월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EU)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관료에 대해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한 데에 따른 것이었다. “우리는 외국인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만족하는지 여부를 갖고 우리의 일을 평가한다.”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중국은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자국의 발전에 유리하도록 우선순위를 반영하며 내부와 외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지금 중국 전역의 거리에는 오성홍기와 창당 100주년을 축하하는 문구가 새겨진 붉은 현수막이 내걸려있다. 향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몽을 이루는 데 기독교가 도움이 된다면 고난의 행군 중인 중국 크리스천들의 생존 공간은 지금보다 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샤오캉 사회에서도 여전히 불우한 이웃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교회가 백 마디의 말보다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복음전파라는 점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또 다른 100년의 목표가 이뤄지는 2049년에 교회가 희망의 공동체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꿈꿔보는 게 헛된 상상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 삼자애국운동을 대체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삼자회 출범 95주년 되는 그때까지 중국교회가 보다 자발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까지 살아 그것을 보고 싶다. “外势欺负, 头破血流”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 위 연단에 등장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자신감의 결과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벌써 궁금해진다. 







사진 출처 | 신화망, 바이두(위에서부터)
쑨빈 | 중국인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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