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종교생활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중국 정부가 공인한 삼자교회와 감시, 척결의 대상이 되는 가정교회가 몇 년간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중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시점에서 필자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중국 정부가 원하는 방향은 결코 종교 박멸, 종교 무용론이 아니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习近平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思想)’을 구현하는 데 있어 종교가 일정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장쩌민(江泽民) 시대 이래 강조돼 왔던 ‘종교의 사회주의 적응론’은 시진핑 시대에 이르러 종교의 사회주의 적응을 넘어 ‘종교의 중국화’로 좀 더 구체화했다는 데서 이 같은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즉, 중국 정부는 종교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을 사회주의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건설할 뿐 아니라 사회를 안정시키고 민족을 단결시키는 데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조건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중국 인민들이 종교를 믿는 것은 어떤 진리에 이르는 데 궁극의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일시적, 실용적, 충동적 필요에 의해서라는 관점을 중국 정부가 갖고 있다. “平时不烧香,临时抱佛脚”, 즉 “평상시에는 불공을 드리지 않다가 급해지자 부처 다리를 잡고 매달린다”라는 속담으로 중국 관료들이 인민의 종교 현상을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종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논리 중 하나가 ‘종교의 다섯 가지 성격(宗教的五性说)’이다. 종교의 다섯 가지 성격은 1958년 제5차 전국종교업무회의에서 처음 제기된 뒤 1960년 제6차 전국종교업무회의에서 당 중앙통전부 장즈이(张执一) 부부장이 그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전면 부각됐던 이론이다. 종교의 장기성, 군중성, 민족성, 국제성, 복잡성(宗教的长期性、群众性、民族性、国际性和复杂性)을 지칭한다.
장기성이란 종교는 발생, 발전 및 소멸의 과정을 겪는데 사회주의 시기에도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속성을 갖고 있다는 논리다. 행정적인 힘만으로는 종교를 소멸시킬 수 없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종교의 과열은 방임하지 않되 냉정하게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신중하게 대책을 세워 대응해나가야 한다. 인민들이 더 이상 가난과 질병 등 개인적 이유로 종교의 힘을 빌리지 않게 될 때 종교의 시효는 끝나게 된다는 것이다.
군중성이란 신앙을 갖고 있는 이들의 숫자를 결코 적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예를 들어 종교를 믿는 이들이 1억 명에 불과할지라도 이들이 반정부 모체가 된다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여론을 형성하게 되고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는 독립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공산당의’, ‘중국공산당에 의한’ 국가 영도 및 인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종교에 대한 관리가 절대 필요하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군중성이 있는 종교는 다루기 쉬우면서도 어렵고, 해결해야 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이다. 또 모으기는 쉬우나 흩어 놓기는 어렵고, 반드시 흩어 놓고 모이지 말게 해야 하는 문제이다.
민족성이란 종교가 민족 문제와 깊이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다. 종교는 예로부터 민족을 형성하는 선행 조건은 아니며 민족을 구성하는 기본 특징은 아니기에 종교와 민족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국처럼 다민족 사회주의국가에서는 종교와 민족 문제가 종종 밀접할 수 있다. 티베트불교와 소승불교, 이슬람교는 중국 내 서로 다른 20여 개의 소수민족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민족의 언어, 지역, 경제생활과 문화와 관련돼 있다. 잘못하면 종교가 특정 민족을 단결하게 해 국론 분열의 소지를 제공해 국가이익과 국가주권의 존엄까지 침범할 수 있다. 외국 적대세력에 의해 중국 내정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포돼 있다.
국제성이란 종교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가 없고,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5대 종교만 해도 도교를 제외하고는 모두(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불교)가 국내산이 아니다. 개혁개방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제 교류는 피할 수 없지만, 외부 불순세력의 침투와 의도는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데 힘써야 한다. 구소련과 동구 공산국가들이 몰락하는 데 종교가 일조했다는 관점을 중국 정부가 갖고 있다.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 등 전도 열기가 남다른 종교의 경우 언제든지 적대세력에 의해, 또는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미국 등에 의해 국제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중국 정부의 종교정책은 전 세계 종교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마치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비문명국가인 양 호도할 위험성도 적지 않다. 이는 중국 정부가 대외선전 업무를 더욱 강화하고 반(反)중국 세력을 장기적으로 상대하고 투쟁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복잡성이란 종교가 복잡한 구조와 기능의 체계라는 것이다. 종교는 ‘정(情·종교 감정 또는 종교 체험)’, ‘식(识·종교 관점 또는 종교사상)’, ‘위(为·종교의 행위와 활동)’, ‘체(体·종교의 조직과 제도)’ 등 4대 기본요소로 구성돼 있다. 사회의 정치 법률사상, 도덕, 예술, 철학 등과 함께 작용해 독특한 종교문화를 형성하고 사회생활에서 여러 부분과 관련될 수 있다. 종교는 대부분 악을 막고, 선을 추구하게 해 사회를 회복하고 안정되게 하는 데 유리한 점도 있다. 하지만 군중들의 정서나 잠재의식에 영향을 주어 집단적, 비이성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 또한 도사린다. 특히 종교가 정치 문제로 잘못 연결될 경우 종교의 외투를 걸치고 사회 안정을 도리어 파괴하는 괴물이 될 수 있기에 중국 정부는 종교를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다.
‘종교의 다섯 가지 성격’에 대해 중국 정부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중국에서 종교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종교를 갖지 않을 자유와 함께 종교를 갖는 자유를 침범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오는 7월 창당 100년을 맞이하는 중국공산당과 국가의 이익에 더욱 부합하기 때문이다. 14가지 기본 정책으로 구성돼 있는 ‘시진핑사상(习近平思想)’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 의미를 곱씹어 보면 중국 정부가 종교를 앞으로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예상할 수 있다.
14가지 기본 정책은 다음과 같다. 1. 중국 내 모든 형태의 작업에 대해 중국공산당의 지도력을 보장한다. 2. 중국공산당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인민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3. 개혁의 종합적인 심화를 지속해야 한다. 4. 혁신적, 조정적, 친환경적, 개방적, 공유적 개발을 위한 새로운 과학 기반 사상을 채택한다. 5. 나라의 주인인 인민들과 함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따른다. 6. 법치주의에 따라 중국을 통치한다. 7.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포함한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실천한다. 8. 민생과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 발전의 1차 목표이다. 9.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정책, 지구의 생태 안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통해 자연과 공존한다. 10. 중국의 국가안보를 강화한다. 11. 중국공산당은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해 절대적인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 12. 완전한 민족 통일의 미래를 가진 홍콩과 마카오를 위한 일국양제를 추진하고 대만을 위한 하나의 중국정책, 92공식(九二共識)을 따른다. 13. 평화로운 국제적인 환경을 통해 중국인과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 사이에 공통된 운명을 설정한다. 14. 중국공산당의 기강을 개선한다.
‘시진핑사상’에 대해 종교가 적대세력이 되지 않는 한 중국 정부는 경계심을 풀지는 않겠지만 종교의 장기성, 군중성, 민족성, 국제성, 복잡성을 일정 기간 존중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교회는 이때를 골든타임으로 여기고 인민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게토화한 이질적 문화 집단이 되지 말아야 한다. 이웃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껴안을 수 있는 기독인들의 넉넉한 마음은 사회의 또 다른 기초석을 놓게 될 것이다. 종교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언급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유념해 생존 공간을 만들어 가면 중국에서 종교는 영원할 수 있다.
“모든 중국 공민은 종교를 지닐 권리가 있으며 누구든 종교를 탄압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종교활동은 반드시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하고 국가안보와 사회질서를 해치는 활동을 금지한다.”, “종교단체는 사회주의 체제에 융합되어야 하고 외국 세력의 지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종교단체를 포섭해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외국 세력들은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모든 종교시설에 상업자본이 진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이용해 수익을 챙기는 단체나 개인을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
사진 | 바이두 쑨빈 | 중국인사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