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02.png) 【편집자 주】 이번 ‘선교일언’ 코너의 내용은 <북한개발소식> (2021. 3월호, 통권 185호)에서 소개되었던 ‘북한의 사이버 위협과 선교 보안’이라는 글입니다. 극도의 선교 보안이 요구되는 선교현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에서는 보안 의식이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선교회의 보안 향상에는 전 조직적인 결단과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동반되는 불편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보안 의식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선교 보안에 대한 우리 의식이 마음에 다시 한 번 각인되길 바랍니다.
최근 수년간 북한발 해킹에 대한 다양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정부 부처와 기관, 국회의원에서부터 해외단체들과 기업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해킹을 자행하고 있다. 미국의 FBI 같은 주요 정보기관과 IT보안 관련 기업들은 최근 북한이 각종 해킹의 주요 행위자가 되었음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교회와 성도들에게는 경제 상황이 열악하고 기술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북한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해킹을 한다는 것이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 일인 듯하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거나 심지어는 사건 사고의 책임을 만만한 북한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우리의 부족한 인식과는 별개로 현장에서 느끼는 사이버 위협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북한이 불편해할 만한 활동을 전개하는 기관과 단체는 모두 이러한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실제로 이메일이 해킹당하거나 각종 해킹 툴을 통해 자료가 유출되는 사례는 이미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으며 기사화, 공론화하지 않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도 상당수이다. 정보의 디지털화와 스마트폰의 발달 등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사이버 공격의 위험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한 북한 선교현장에서 이러한 사이버 위협은 신변을 보호받아야 할 주요 선교사와 선교동역자를 노출시키고 심각한 위협에 빠뜨리게 하고 있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해킹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국내에서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교지에서는 극도의 보안을 지키고자 애쓰는데 정작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조금만 노력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국내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부주의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북한 관련 사이버 위협의 실태를 중심으로 우리의 대응에 대해 나눠보고자 한다.
북한 사이버 위협 실태와 북한선교 아마 북한의 해킹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계기는 2014년에 있었던 소니픽처스 해킹일 것이다. 북한 지도자 암살을 내용으로 한 코미디 영화 《디 인터뷰》와 관련하여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이 있었다. 회사 관계자 간 개인 메일, 직원의 개인 정보, 미공개 영화 본편의 복사 등 다양한 정보가 유출되었다. 비록 북한 측에서는 그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소행으로 보고 공식적으로 사이버 보복을 실시했다. 2018년 9월에는 미국 법무부에서 소니픽처스 해킹을 포함하여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해킹의 배후로 북한 국적 해커 박진혁 씨와 그가 속한 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리고 기소하기도 했다.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은 한 국가가 민간 기업을 상대로 저지른 충격적인 사례로 사이버 보안 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다.1)
최근에도 북한의 해킹이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백신 관련 제약사들을 해킹한 정황이 보도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국내외 제약사 6곳에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3곳을 더해 9곳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자가 ‘0’명이라고 주장해온 북한이기에 북한의 제약사 해킹은 더욱 관심을 받았다.2) 북한의 해킹 공격은 계속해서 진화하여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당시만 하더라도 그저 표적을 파괴하는 데 목적을 둔 공격이었다면 이제는 원하는 대상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을 넘어서 돈을 목적으로 금융 조직을 공격하고 있다.3)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을 비롯하여 ATM 해킹에서부터 암호화폐거래소 해킹까지 북한의 해킹 표적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북한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 주요 표적은 단연 한국이다. 2019년 유엔의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사이버 해킹으로 20억 달러를 탈취했으며, 이 중 한국이 10건으로 가장 피해를 많이 입었다. 한국의 구체적인 피해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재위가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17개국 최소 35건의 해킹을 조사 중이라고 밝혀 한국의 피해 사례는 3분의 1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4) 물론 한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단순히 피해액으로만 계산할 수 없다. 북한의 남한에 대한 해킹은 당연히 정보 탈취의 목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정보 획득을 위한 해킹 시도를 다수 해왔다.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무렵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사칭한 위장 메일이 발견됐고, 2019년 1월에는 통일부 기자단 77명에게 악성 메일이 일괄 발송됐다. 2019년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미·북회담 특별좌담회 초청장’(2월 21일)을 빙자한 악성 메일이 발견됐다. 탈북민에 대한 정보탈취도 극성이다. 2018년 12월에는 탈북민 997명의 신상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5)
북한의 해킹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작년에 발생한 사례들만 살펴보아도 다수의 해킹 시도가 있었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에 대한 스마트폰 해킹6)과 지성호 의원 사무실 이메일 대상으로 한 해킹7) 시도가 있었다. 북한인권위원회(HRNK) 등의 외국계 북한인권단체8)들을 비롯하여 통일부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대한 해킹 시도도 포착되었다.9) 국내 북한 관련 단체나 활동가들에 대한 공격도 다수 포착되었다. 이러한 북한발 해킹에 선교단체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선교단체에 대한 북한의 해킹 시도 역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해킹 공격은 선교사와 현장사역자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사역에 참여하는 선교사가 주로 머물고 있는 제3국의 보안 상황은 이미 심각한 통제와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17년 사드사태를 기점으로 시작된 선교사 추방사태를 통해 중국 내 선교사들의 정보가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유출된 것을 뼈저리게 경험할 수 있었다. 당시 중국은 미리 선교사의 파송단체나 선교사 파송장 관련 정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선교사들의 집을 압수 수색하고 연행하여 조사하였다고 선교사들은 증언한다.10) 이미 상당한 정보가 유출된 것이다. 2017년 2월에 열린 위기관리포럼에서 당시 경험을 증언한 한 선교사는 온라인 해킹에 대한 정황과 우려를 언급하기도 하였다.11) 이미 선교현장에서 사이버 위협은 심각한 수준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해킹까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는 선교사와 사역자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해킹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해외에 체류해야 하는 선교사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보듯이 국내 거주 탈북자들의 정보는 북한 내에 남아 있는 친인척의 신변을 위협할 뿐 아니라 역으로 협박의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북한선교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탈북자와 조선족들의 신원이 노출된다면 안전은 물론이고 사역 전반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파송국 보안의 중요성 이상 언급한 사례들과 최근의 경향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선교사 파송국인 한국도 더 이상 보안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북한개발소식에서는 그동안 선교현장에 체류하는 선교사들의 보안과 안전에 대해서 중점을 두고 소개해왔다. 선교사들의 보안 환경이 워낙 열악하기도 하고, 한국교회가 이에 대한 인식과 기도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였다. 그렇지만 국내의 단체나 활동가들 개인에 대한 해킹 시도가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이제는 파송국인 한국에 위치한 교회와 단체들도 이미 심각한 보안 위협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전부터 본국의 열악한 보안 의식으로 인한 선교현장의 피해는 종종 거론되어 왔다. 현장에 있는 선교사들은 이미 생활 속에서 보안 위협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에 아무래도 문자 하나 전화 한 통 쓰는 것도 조심하고 인터넷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최근 주요 선교지들은 창의적 접근지역으로서 선교사 체류나 선교활동을 허용하지 않는 곳이 다수인 관계로 파송된 선교사들은 선교사로서의 신분을 숨기고 생활하게 된다. 그렇지만 본국에서 날아오는 교회적 용어와 표현이 듬뿍 담긴 문자나 연락은 이러한 선교사의 노력을 허사로 만든다. 과거와 같이 보안을 위한 조치로 특정 용어를 자음만 사용하는 수준으로는 이미 선교 국가의 정보 감시를 피할 수 없다. 특히나 북한선교와 연관된 인근 국가들은 언어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만큼 더 큰 주의가 요망되는 지역이다.
이렇듯 선교현지뿐 아니라 파송국 후원교회나 단체의 보안의식이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안 의식과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먼저 기술의 발달로 모든 정보들이 전산화하고 있으며, 이 내용들이 온라인을 통해 쉽게 전달되고 있다. 컴퓨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업무 처리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도구들 없이 업무를 하는 상황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산화, 온라인화는 해킹의 위협에는 매우 취약하다. 선교사는 신분을 잘 숨겼더라도 본국의 파송단체나 후원교회, 개인이 해킹을 당한다면 자연스럽게 선교사의 인적사항이나 연관된 현장사역자와 사역 관련 정보 유출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최근 해킹 양상은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한다. 과거에는 단체나 교회가 선교사의 기도편지를 홈페이지에 개시하는 식의 부주의와 실수로 인한 우발적인 유출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직접적으로 단체의 대표 메일이나 주요 사역자를 겨냥한 피싱 메일 등을 통해 메일의 비밀번호를 가로채기도 하고, 더 나아가 악성 코드가 담긴 첨부파일을 그럴듯한 문서 등으로 위장시켜 발송함으로서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컴퓨터가 감염되고 컴퓨터 내의 정보를 자동으로 전송하는 등의 직접적인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해킹 문자나 톡을 통해 스마트폰의 문자메시지나 주소록 등을 빼돌리는 해킹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격에 당장 내가 표적이 되지 않았다고 안도할 것이 아니라 어느 때라도 이런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미리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에 힘쓰는 것이 필요하다.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가 주창한 ‘최소량의 법칙’ 이론이 있다. 식물의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넘치는 영양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영양소라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 제아무리 좋은 환경에 다른 영양소가 풍부하더라도 어떤 영양소가 최소한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식물의 생육과 성장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최소량의 법칙은 생물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안 측면에서 보면 전반적인 보안 수준은 높더라도 그중 한두 사람 또는 기관의 보안 수준이 낮다면 전체의 보안 수준 역시 낮다고 볼 수 있다. 현지의 선교사와 동역자, 본국에서 함께하는 단체와 교회 등을 한 팀이라고 본다면 어느 한쪽만 보안 의식이 높아서는 전체적인 보안 수준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최근 보안 사고들을 살펴볼 때 본국의 IT 역량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의 보안 의식이라는 점에서 교육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산하 한국선교평가원(KMES)에서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선교보안세미나를 비롯하여 FMnC 선교회 등 전문 기술을 가지고 봉사하는 선교회 등을 통해 교육을 비롯한 전반적인 선교 보안 향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선교회의 보안 향상에는 전 조직적인 결단과 투자가 필수적이다. 보안의 향상은 기본적으로 불편과 어려움을 동반한다.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더 복잡하게 단계를 거쳐야 하고, 별도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보안에 대해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실제로 보안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되고는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에서는 보안 의식이 소홀해지기 쉽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의 결단과 투자가 필요하다.
사사기 7장에는 하나님께서 기드온과 함께할 삼백 용사를 선발하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두려워하는 이들을 모두 돌려보내고도 아직 숫자가 많다고 하신 주님은 군대를 강가로 데리고 가 물을 마시게 하셨다. 그리고 헐레벌떡 강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이들은 돌려보내고 무릎 꿇고 손으로 떠 마시는 이들만 뽑아 사용하셨다. 이 구절은 군사의 자세에 대해 교훈을 주는 구절이라고 해석된다. 즉 군인으로서 전쟁을 앞두고 항상 경계하고 주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시야를 확보하지 않고 강에 입을 대고 마신 부주의하고 깨어 있지 않은 이들은 돌려보내신 반면 경계를 늦추지 않은 이들은 사용하셨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물 마시는 일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항상 깨어 있는 이들이 하나님께 쓰임을 받았다는 교훈을 생각할 때 선교에 참여하는 우리 역시 작은 일에도 항상 깨어 있으며 경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하나님의 지상명령에 충성하는 군인의 자세로 항상 깨어서 쓰임을 받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라며 또 선교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한 형제자매의 관심과 기도가 계속되길 기대한다.
미주 1) “소니를 완전히 불태워버렸다···北 해킹능력 세계 톱5 수준”, 2019. 02. 09., 중앙일보, (검색일: 2021. 02. 15). 2) “백신·치료제 해킹 시도…범인은 북한 ‘김수키’?”, 2020. 12. 03., MBC.(검색일: 2021. 02. 15). 5) 손영동, “북한의 대남 사이버 공격 실태와 사례”, 월간 북한 2019년 7월호. 11)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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