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래불사부활절(復活節來不似復活節)이네”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부활절이 들어 있는 달을 흔히 ‘부활의 달’이라고 부르지요. 올해는 부활절이 4월에 들어 있으니까 4월이 부활의 달입니다. 그런데 올해의 부활절은 한마디로 해서 ‘쓸쓸한 부활절’입니다. 재작년까지는 부활절이 다가오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사순절 특별 기도회를 진행하면서 부활절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찬양대는 부활절 특별 음악예배 준비를 하느라고 분주했습니다. 부활절 새벽에는 지역마다 넓은 야외 장소에서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서울의 경우, 1980년대에는 여의도 광장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는데 이 예배는 한국교회의 하나된 모습을 잘 보여준 자랑스러웠던 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각 교회의 음악예배도, 지역별 연합예배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활절을 앞두고 방역 담당기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활절 예배가 있어서 감염자 증가가 우려됩니다. 특별히 조심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보내서 교인들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들었습니다.
부활절은 일 년 가운데 교인이 많이 나오는 주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평소에는 교회에 잘 나오지 않던 분들도 부활절에는 깨끗한 옷을 입고 웃는 얼굴로 교회에 나오는 일이 많았지요. 그래서 부활절에는 교회당이 꽉 차고는 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좌석수의 20%만 허용함!’이라는 제한이 시퍼렇게 살아 있어서 그런 광경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재치 있는 말을 잘 만들어내는 친구 하나가 ‘부활절래불사부활절(復活節來不似復活節)이로다!’ 하더군요. ‘부활절은 왔는데 부활절 같지 않도다’ 하는 뜻이지요. 두 말할 것 없이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虬)가 왕소군(王昭君)의 슬픈 사연을 노래한 <소군원(昭君怨)>에 나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도다)”을 패러디한 것이지요.
주님을 만나고 그 음성을 듣는 부활절 저는 올해 부활절이 ‘외빈내실(外貧內實)의 부활절’이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외빈내실(外貧內實)?’ 처음 듣는 말인데 무슨 뜻입니까 하실 텐데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말을 아시지요?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나 속으로는 빈곤하고 부실함”이라는 뜻인데, ‘외빈내실’은 그것을 뒤집어 만든 말입니다. ‘겉은 빈약해 보여도 안은 실속이 있음’이라는 뜻이 되겠지요. 외화내빈을 그대로 뒤집으면 ‘외빈내화’가 되어야 하겠지만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글자 하나를 바꿨습니다. 사전에는 내실이 “내부의 가치나 충실성”이렇게 풀이 되어 있는데, 알기 쉽게 말하면 ‘안으로 실속이 있다’ 이렇게 되겠지요.
올해 부활절이 ‘외빈(外貧)의 부활절’인 것은 이미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내실의 부활절’은 어떤 부활절일까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부활절이 내실의 부활절입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눅 24:36) 하시는 음성을 듣는 부활절입니다.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는 음성을 듣는 부활절입니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눅 24:48)는 음성도 드는 부활절입니다. “내 어린 양을 먹이라”(요 21:15) “내 양을 치라”(요 21:16) “나를 따르라”(요 21:19)라는 말씀에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로 답하는 부활절입니다.
<중주> 가족의 2021년의 부활절이 이런 부활절이 되고, 이 같은 말씀에 순종하며 부활절 이후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중국교회의 부활절은 어떨까? 올해 중국교회는 부활절을 어떻게 맞이하고 또 보냈는지 궁금해지네요. 중국교회의 부활절도 활기가 넘치는 모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몇 해 전부터 당국의 규제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데다가 코로나19 문제가 겹쳤으니 말입니다. 중국의 성도들도 외빈내실의 부활절을 보냈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니, 그러리라고 믿습니다.
할렐루야 우리 예수 부활 승천하셨네 세상 사람 찬양하니 천사 화답하도다 구주 예수 부활하사 사망 권세 이겼네 구주 예수 부활하사 사망 권세 이겼네
또,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날 위하여 오시었네 내 모든 죄 사하시려고 십자가 지셨으나 다시 사셨네 살아계신 주 나의 참된 소망 두려움이 사라지네 사랑의 주 내 갈길 인도하니 내 모든 삶의 기쁨 늘 충만하네
이 찬송들이 중국 성도들의 가슴에서 우렁차게 울려 퍼지고 있으리라고 확실히 믿습니다.
이번 호의 기획 글은 빌리온선교회의 김종구 대표께서 집필해 주셨습니다. 김종구 대표께서는 <중국을주께로>에 많은 글을 기고해 주시는, 중요 필진 가운데 한 분입니다. 김 대표님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언제나 한결 같은 사랑으로 <중주>를 아껴주시는 <중주> 가족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사진 | 국민일보, 바이두(위에서부터)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겸 웹진〈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