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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3 통권 223호     필자 : 장요한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순례자의 삶을 사는 ‘제주안디옥중국인교회’ 이야기

할렐루야! 주님의 은혜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가족이 중국에서 와서 제주도에 정착한 지 이제 일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제주도에 온 첫날 밤 교회 컨테이너에서 자게 되었는데 밖에서 찬 겨울바람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습니다. 12월 중순경이었는데 너무 추워서 이불 하나로 모자라 두 채를 덮었습니다. 제주도도 춥구나 하는 것이 저의 제주도에 대한 첫인상이었습니다. 그날 밤 꿈을 꾸었습니다. 드문드문 별빛이 반짝이는 캄캄한 밤하늘을 보았습니다. 꿈을 깨어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하나님을 묵상하였는데, 마치 제주도의 영적 상태를 보여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 땅에서 거룩하고 의롭게 순례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하시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주님이 허락하신 곳에서 복음을 전하며, 별처럼 반짝이며 이 땅을 비추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저희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몸담고 정들었던 사역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아직도 애착과 아픔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하나님이 안디옥중국인교회로 인도해 주시고 새 사역을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왠지 이곳 저희의 사역은 조금도 낯설지 않고 마치 지난 사역이 연속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교회와 성도들에게서 큰 위로를 받으며 기쁨을 누리고, 새 힘을 얻어 빠르게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아래에 저희 사역현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안디옥중국인교회는 3년 전에 장요셉 목사님이 서귀포시 모슬포의 한 주택을 임대하여 ‘사랑의 집’ 공동체를 세움으로 시작되었고, 현재 60여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한국에서 믿게 된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돈 벌 목적으로 제주도에 왔다가 여기 안디옥중국인교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한 초신자들입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성도 수가 좀 줄었지만 예전에는 끊임없이 들어온 새신자들의 신앙고백을 받고 매달 세례를 베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짧은 3년 사이에 약 200여 명이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또 신앙의 핍박으로 인해 피난을 온 분들도 있는데 그중에는 사역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현재 교회의 신실한 동역자가 되어 섬기고 있습니다. 

안디옥중국인교회가 있는 한경면은 농업중심지로서 한 해에 2모작 혹은 3모작을 하며 겨울에는 귤 수확 등 사시장철 할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인구 노령화로 일손이 턱없이 모자라 부득불 외국 인력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들은 한가할 틈이 별로 없습니다. 언제나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서 앞이 희미하고 침침할 때 일을 시작해서 해가 질 무렵에야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를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일을 나갑니다.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 이국생활을 이겨 내고 평안 가운데 거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교회가 이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그들에게 있어 교회는 그들의 고향이고 안식처입니다. 주일에는 흩어졌던 성도들이 교회에 모입니다. 그들은 중국 전역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같은 언어 다른 방언으로 교제할 때를 보면 참으로 신기합니다. 이는 우리 교회의 사역이 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예배와 양육을 통하여 신앙이 성장하고 성숙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장차 고향으로 돌아가 민들레 꽃씨처럼 복음을 각지에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방역기준을 2단계로 격상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도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였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배당은 성도들로 꽉 찼습니다. 

우리 교회는 상황상 어쩔 수 없이 낮에 일하고 밤에 주일예배를 드리지만 예배는 항상 뜨겁습니다. 귀에 익은 찬양이 울려 퍼질 때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지만 마치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 같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성도들의 주님을 향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이, 말씀을 사모함이 초대교회가 이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처럼 성도들은 찬양과 예배를 통하여 안식을 얻고 지친 피로를 풀고, 어디에선가 누구에게 받았을 상처를 치유하고, 기쁨과 평안을 누리며 새 힘을 얻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돈 벌 목적으로 교회에 왔다가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구원의 은혜를 깨닫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기쁨으로 예배를 드립니다. 

우리 교회의 또 하나의 특색은 신앙공동체 생활입니다.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생활하다 보니 가까운 가족 같습니다. 성도들은 서로 돕고 배려하며 물건을 공용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합니다. 마치 시편 133:1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말씀과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새로 온 사람도 금방 친해지게 하고 잘 적응하게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집에서 육신의 강건함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연습합니다. 

성도 수가 늘어남에 따라 10개 처소로 분산하였는데 자연스럽게 10개의 소그룹이 만들어졌습니다. 소그룹은 주일에는 교회에 모여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평일은 각자의 처소에서 모임을 갖습니다. 각 소그룹에는 리더가 세워져 있는데 매일 저녁 7시가 되면 찬양을 인도하고 말씀을 나누고 기도를 합니다. 리더교육은 바쁘고 힘들지만 주간에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성도들은 소그룹 모임과 훈련을 통하여 영육의 강건함을 얻어 승리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또한 우리 교회는 예배와 말씀뿐만 아니라 선교와 구제에도 힘을 씁니다. 교회를 세울 때 ‘안디옥교회’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선교하는 교회가 되기 원하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A국선교의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A국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기에 중국인들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선교비전을 심어 주기 위하여 2년 전부터 비전트립 팀을 구성하여 성도들과 함께 A국 땅을 직접 밟고 그 땅을 위하여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A국선교에 헌신하고자 하는 사역자들을 제주도로 초청하여 언어훈련을 계획하였습니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중단되었지만 교회 자체 십여 명의 헌신자를 중심으로 선교단체와 여러 선교사님들의 협력으로 언어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한 가족이 모두 헌신하기도 하였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을 줄로 믿습니다. 

그 외에도 제주도에 있는 일부 중국신학교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습니다. 또한 선교사와 목회자들을 힘 닿는 데까지 돕고 있습니다. 이렇게 섬길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 교회에 부어 주신 축복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역이 평탄하지는 않습니다. 교회에도 당면한 어려움이 있고 헤쳐 나가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성도의 유동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제주도는 무비자입국이라는 특혜가 있지만 그 기간이 한 달이라는 제한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끊임없이 새신자가 들어오고 또 수시로 귀국하는 분들로 북적북적합니다. 또 교회에 왔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신자 성경공부나 체계적인 양육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게다가 힘든 노동으로 휴식이 필요한 분들에게 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의료 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교회 성도들은 거의 의료보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비싼 약값과 치료비 때문에 아파도 참고 견디는 게 다반사입니다. 이는 제주도에 있는 수많은 외국인근로자들의 가슴 아픈 현실이기도 합니다. 의료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임금체불이나 산재처리 등에서 불법이라는 이유로 겪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지 주민들과 화합(和合)도 문제가 됩니다. 사실 외국인근로자와 제주도민들은 상생과 호혜의 관계입니다. 현지인들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근로자가 필요하고 근로자들은 일거리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근로자들을 받아 주지만 그들과 어울려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언어소통의 문제, 문화와 생활의 차이로 오해를 하고, 오해를 사서 서로에게 상처를 생기게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고용주들이 일손이 모자라 어쩔 줄 몰라 할 때면 마음이 괴롭습니다. 또 성도들이 일은 힘들게 하고 일당을 제대로 받지 못할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현재 고용주들과 오랜 협업관계로 인해 인근에서는 ‘중국인교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교회는 그들의 수용과 도움이 필요하지만 교회 또한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성도들의 빛과 소금의 삶이 인근 주민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도들은 일터에서 ‘할렐루야’로 통합니다. 마을 이장님이 예수님을 영접하였고, 해녀님들 중에도 예수님을 영접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복음을 거부하는 마음에 이방인 성도들로 인해 빛이 임하고 복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온전한 화합의 길은 아직 멀게 보이지만 개척자의 심정으로 나아갈 때 점점 더 활짝 열릴 것으로 믿고 기도합니다. 

제주도에서 중국인사역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입니다. A국선교 또한 우리 교회의 사명입니다. 목사님이 ‘B에 안디옥교회를 세우는 게 꿈’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그 꿈을 향하여 함께 오늘도 힘차게 달려 갑니다. 






사진 | 픽사베이
장요한 | 제주안디옥중국인교회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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