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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3 통권 222호     필자 : 석은혜 프린트   이메일 
[한국어 사자성어를 중국어로 번역하기]
형태는 다르지만 의미는 같은 사자성어

한국어 사자성어를 중국어로 번역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국립국어원이 간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우리말에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57% 정도라고 한다. 그중에 간결하고 독특한 언어형식인 사자성어도 한자어의 일부분으로서 한국으로 전파되었다. 따라서 양국의 사자성어가 ‘동형동의(同形同义)’인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라 하더라도 모든 성어가 중국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양국의 사자성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개념과 형식, 용법, 의미가 각각 변화되고 발전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동형이의(同形异义)’와 ‘이형동의(异形同义)’인 사자성어도 있다. 또한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한국 고유의 사자성어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형태는 다르지만 의미는 같은 사자성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특별히 이형동의 중에서도 한 글자나 두 글자가 다른 사자성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어부지리(渔夫之利): 어부지리는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서로 다투는 사이에 엉뚱한 제3자가 애쓰지 않고 이익을 가로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도요새가 무명조개의 속살을 먹으려고 부리를 조개 안에 넣는 순간 무명조개가 껍데기를 꼭 다물고 부리를 놔주지 않자, 서로 다투는 틈을 타서 어부가 둘 다 잡아 이익을 얻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여기서 조개와 도요새가 서로 양보하지 않고 다투는 것을 ‘방휼지쟁(蚌鹬之争)’ 이라고 한다. ‘방휼지쟁을 틈타 어부지리를 한다’라는 말은 ‘남들이 싸우는 틈을 타서 이득을 취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성어는 《전국책(全国策)》의 〈연책(燕策)〉에서 나온 말이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渔翁之利’ [yú wēng zhī lì]이다. 한국어 성어에서는 부(夫) 자를 쓰고, 중국어 성어에서는 옹(翁) 자를 쓴다. 한국어의 방휼지쟁과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鹬蚌相爭’ [yù bàng xiāng zhēng]이다. 한국어의 방휼(蚌鹬) 이 중국어에서는 휼방(鹬蚌)으로 글자 위치가 바뀌었고, 한국어의 지(之)가 중국어에서는 상(相)으로 되었다. 따라서 중국어에서는 ‘鹬蚌相争, 渔翁得利’ [yù bàng xiāng zhēng,yú wēng dé lì]라고 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2. 반포지효(反哺之孝): 반포지효는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성(孝诚)’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란 후에 부모를 봉양하고 은혜를 갚는 효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이밀(李密)의 《진정표(陈情表)》에서 나온 말이다. 이밀은 진(晉) 무제(武帝)가 자신에게 높은 관직을 내렸지만 늙으신 할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관직을 사양한다. 그의 행동을 불경스럽게 받아들인 무제가 크게 화를 내자 이밀은 자신을 까마귀에 비유하면서 “까마귀가 어미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조모가 돌아가시는 날 까지만 봉양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이 성어는 ‘反哺之情’ [fănbŭ zhī qíng]과 ‘反哺之私’ [fănbŭ zhī sī]이며, 여기에서 사(私)는 개인적인 감정을 가리킨다. 한국어 성어에서는 ‘효(孝)’를 쓰고, 중국어 성어에서는 ‘정(情)’이나 ‘사(私)’를 쓰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3. 호사다마 (好事多魔): 호사다마는 ‘좋은 일에는 흔히 마(魔)가 낀다’는 뜻으로, 좋은 일에는 방해가 많이 있거나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마란 ‘일이 잘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부리는 요사스러운 장애물’을 말한다. 이 성어는 금(金)나라의 동해원(董解元)이 지은《서상(西廂)》에서 나온 것으로, ‘이른바 좋은 시기는 참으로 얻기 어렵고, 좋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真所谓佳期难得, 好事多魔)’ 라는 문구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好事多磨’ [hǎoshì duō mó]이다. 한국어 성어는 ‘마귀 마(魔)’를 쓰고, 중국어 성어에서는 ‘갈 마(磨)’를 사용하는데,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4. 괄목상대(刮目相对): 괄목상대는 ‘눈을 비비고 다시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재주가 깜짝 놀랄 만큼 크게 성장했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삼국지(三国志)》의 〈여몽전(吕蒙传)〉에서 나온다. 삼국시대 동오(东吴)에서 과거에 비해 아주 해박해진 여몽을 보고 노숙(鲁肃)이 크게 놀라자 여몽이 “선비란 사흘만 떨어져도 눈을 비비며 다시 대해야 합니다(士別三日, 即更刮目相待).”라고 한 대답에서 유래하였다. 원문은 ‘刮目相待’ [guā mù xiāng dài]이지만 한국에서는 ‘刮目相对’로 쓰고 있다. 원문의 대(待)가 한국어에서는 대(对)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刮目相看’ [guā mù xiāng kàn]이다. 한국어 성어는 ‘대(对)’를 쓰고 있는데, 중국어 성어는 ‘간(看)’을 사용하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5. 삼천지교(三迁之敎): 삼천지교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迁之敎)’ 의 줄임 말로,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씩이나 이사하면서 아들을 가르친 교훈’이라는 뜻이다. 맹자가 어렸을 때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더니 장례(葬礼)지내는 흉내를 내고는 했다. 그래서 맹자의 어머니는 시장 근처로 이사했더니 이번에는 물건을 파는 흉내를 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당 근처로 이사를 하니 맹자는 비로소 글을 읊는 소리를 따라하다가 학문에 입문한다. 그가 오늘의 맹자가 되기까지 배후에는 바르게 가르치려는 어머니의 열정이 있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열녀전(列女传)》의 〈모의전(母仪传)〉에서 나온 말이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孟母三迁’ [mèng mǔ sān qiān]이다. 한국어에서는 세 번 이사했다는 ‘삼천(三迁)’을 강조했고, 중국어에서는 ‘맹모(孟母)’를 사용하여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애쓰는 모정을 강조하였다.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6. 역지사지(易地思之): 역지사지란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 본다’는 뜻으로, 남의 입장을 나의 처지로 맞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역지사지는 《맹자(孟子)》의 <이루편(离娄编)>에서 유래한 것이다. 맹자는 우(禹: 중국 하나라의 시조로 치수에 성공한 인물) 임금과 후직 (后稷: 순이 나라를 다스릴 때 농업을 관장한 인물)은 태평성대에 세 번이나 자기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아 공자가 그들을 어질게 여겼으며, 공자의 제자인 안회(颜回)는 난세에 가난하게 살면서도 안빈낙도(安贫乐道)의 태도를 잃지 않아 공자가 그를 어질게 여겼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맹자는 우와 후직, 안회는 모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 ‘서로의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그러했을 것(易地則皆然)’이라고 평하였다. 이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易地而处’ [yì dì ér chǔ]이다. 한국어 성어는 ‘사지(思之)’로 쓰고, 중국어 성어에서는 ‘이처(而处)’로 쓰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7. 청천벽력(靑天霹雳): 청천벽력은 ‘맑게 갠 푸른 하늘에서 치는 날벼락’이라는 뜻으로, 갑자기 일어난 큰 사건이나 변고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남송(南宋)의 대시인 육유(陸游)의《검남시고(剑南诗稿)》중 〈9월 4일 계미명기작(九月四日鸡未鸣起作)〉에서 나온 말이다. 육유는 어느 가을날, 병상에서 일어나 자신이 즐기는 술을 몇 잔 마시고 그 술기운으로 붓을 휘갈겼다. 그때 자신의 필세(笔勢)를 ‘맑은 하늘에 갑자기 울러 퍼지는 뇌성(靑天飛霹雳)’으로 표현하였는데, 청천벽력은 이 말에서 유래하였다. 원래 청천벽력의 의미는 붓을 움직이는 형세의 놀라움을 표현한 것으로 좋은 뜻인데, 현재는 돌발적인 사건이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일,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한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晴天霹雳’ [qíng tiān pī lì] 이다. 한국어 성어에서는 ‘푸를 청(靑)’을 사용하였는데, 중국어 성어에서는 ‘갤 청(晴)’을 사용하였다.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8. 문전성시(门前成市): 문전성시는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집 문 앞이 시장을 이루다시피 한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한서》의 <정숭전(郑崇传)>에서 유래한 것이다. 한나라 애제(哀帝)는 어린 나이로 제위에 올랐다. 외척이 정권을 쥐고 있어 꼭두각시에 불과하였지만 그에게는 정숭(郑崇)이라는 어진 신하가 있었다. 그러나 간신들이 정숭을 질투하여 기회를 잡아서 왕에게 그를 모함하였다. 그래서 임금이 정숭을 꾸짖으면서 말하길, “그대의 집은 시장과 같다고 하니(君门如市人), 어찌하여 짐(朕)과의 관계를 금하여 끊으려 하는가?” 그러자 정숭이 대답하기를 “신의 집은 시장과 같으나 신의 마음은 물과 같습니다(臣门如市, 臣心如水)”라고 하였다. 그러나 애제는 정숭의 말을 믿지 않고 정숭은 결국 옥사하고 말았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门庭若市’ [mén tíng ruò shì]이다. 이 말을 직역하면 ‘대문门)과 마당(庭)이 마치 시장처럼(若市) 사람들로 붐빈다’는 뜻이다. 한국어 성어 문전성시(門前成市)와 두 글자가 다르지만 그 의미는 동일하다. 

9. 기호지세(骑虎之势): 기호지세는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형세’라는 뜻으로, 이미 시작한 일을 중도에서 그만둘 수 없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수서(随书)》의 <독고황후전(独孤皇后传)>에서 유래한 것이다. 남북조 시대 말엽에 북조의 마지막 왕조인 북주(北周)의 선제(宣帝)가 죽자, 재상 양견(杨坚)은 즉시 입궐하여 국사를 총괄했다. 외척이지만 한족이었던 그는 일찍이 선비족이 세운 왕조를 타도하고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가 모반을 꾀하고 있을 때, 이미 양견의 뜻을 알고 있는 그의 아내 독고(独孤) 부인이 글을 보내왔다. “당신은 이미 호랑이를 올라타고 달리는 기세이므로(骑虎之势), 도중에서 내릴 수 없으니 끝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양견은 나이 어린 왕을 폐위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문제(文帝)라 일컫고 국호를 수(隋)라고 했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骑虎难下’ [qí hǔ nán xià]이다. 한국어 성어인 ‘기호지세’(骑虎之势)와 두 글자가 다르지만 그 의미는 동일하다. 

10. 등루거제(登楼去梯): 등루거제는 ‘다락에 오르도록 권한 후 사다리를 치워 버린다’는 뜻으로, 사람을 꾀어서 함정에 빠지게 하고 퇴로를 차단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조선후기 학자 조재삼(赵在三)의 《송남잡식(松南杂识)》에서 나온다.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순(舜) 임금이 군주가 되기 전 그의 아버지 고수와 배다른 형제 상(像)은 순 임금을 죽이려고 계획하고 순에게 지붕에 올라가 부서진 곳을 고치라고 명했다. 순 임금이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자 두 사람은 사다리를 치우고 불을 질렀다. 평소 총명했던 순 임금은 아버지와 배다른 아우가 혹시 자기를 해코지해 살인의 누명을 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올라갈 때 큰 삿갓을 가지고 올라갔다. 그래서 큰 삿갓을 낙하산 삼아 무사히 밑으로 피할 수 있었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요(堯) 임금이 순의 지혜로움에 탄복하여 자기 후계자로 순을 택했다고 한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上楼去梯’ [shàng lóu qù tī]이다. 한국어 성어에서 ‘등(登)’을 사용했고, 중국어 성어에서는 ‘상(上)’을 사용하였지만 그 의미는 한국어 성어와 동일하다. 








사진출처 | 바이두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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