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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3 통권 221호     필자 : 석은혜 프린트   이메일 
[한국어 사자성어를 중국어로 번역하기]
2020년 한국을 대표하는 사자성어 중국어로 번역하기

 

 

그동안 한국어 속담과 관용어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호부터는 ‘한국어 사자성어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한국어 사자성어는 모두 중국어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사용하는 한자도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두 나라의 사자성어가 ‘동형동의(同形同义: 동일한 한자와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음)’인 경우가 매우 많다. 그러나 두 나라의 사자성어는 자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개념과 형식, 용법이 각각 변화되고 나름대로 발전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동형이의(同形异义: 동일한 한자이지만 뜻이 다름)’ 와 ‘이형동의(异形同义: 한자는 서로 다르지만 뜻은 같음)’인 사자성어도 있다. 또한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한국어 사자성어도 있기 때문에 그와 일치하는 중국어 사자성어를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번 호에는 ‘2020년 한국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중국어로 번역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자성어는 구어체보다는 문어체에서 자주 사용하므로 통역보다는 번역할 때 더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대학교수협회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는데 2020년에 선정된 사자성어 1위는 ‘아시타비(我是他非)’라는 것이다. 이 말은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뜻으로, 한국 정치가들을 풍자한 신조어이다. 두 번째로 선택한 사자성어는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의 ‘후안무치(厚顔無恥)’와 ‘신을 신은 채 발바닥을 긁는다’는 뜻으로 하는 행동에 비해 효과가 너무 적다는 의미의 ‘격화소양(隔靴搔癢)’이다. 세 번째로 선택한 사자성어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갈수록 어려움이 악화되는 상황’을 빗댄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또한 ‘인크루트’ 라는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2020년 한 해의 사자성어’를 뽑았는데 그 결과, 1위는 ‘근심과 걱정 그리고 질병과 고생’을 일컫는 ‘우환질고(憂患疾苦)’였고, 2위는 ‘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고생스러움’을 뜻하는 ‘간난신고(艱難辛苦)’, 3위는 ‘바람에 병들고 더위에 상함’을 일컫는 ‘병풍상서(病風傷暑)’가 선택되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세파에 시달리고 고생스럽게 한 해를 보냈음을 드러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아무런 의욕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의 ‘고목사회(枯木死灰)’와 ‘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다’는 ‘진퇴양난(進退兩難)’ 등의 사자성어가 2020년을 대변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분골쇄신(粉骨碎身)’ 하도록 애썼지만 결국은 ‘온갖 노력에도 보람이 없었다’는 ‘노이무공(勞而無功)’도 뒤를 이어 선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고생을 견뎌내며 부지런히 노력했다’는 ‘각고면려(刻苦勉勵)’, ‘힘든 일도 해내고야 말겠다’는 ‘마부위침(磨斧爲針)’, ‘백 번 꺾여도 굴하지 않겠다’는 ‘백절불굴(百折不屈)’도 선택되었다.

 

위의 문장에서 언급된 사자성어는 모두 14개이다. 그럼 아래에서 이 한국어 사자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사자성어가 있는지, 어떻게 중국어로 번역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아시타비(我是他非): 아시타비는 같은 사안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가지고 평가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한국 정치가들을 풍자한 우리나라의 신조어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없으며, 등가물(같은 의미)이 같은 중국어는 ‘双标’ [shuāng biāo]이다. 이 말은 ‘서로 다른 잣대(双重标准)’로 나와 다른 사람을 평가하거나 어떤 사건을 평가하는 것을 일컫는 중국 신조어이다. 다시 말해 자신에 대한 잣대와 남에 대한 잣대가 달라서 남에게는 항상 자신보다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双标狗’ [shuāng biāo gŏu]는 ‘이중 표준을 가진 개’라는 뜻으로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자기의 이익에 부합하면 찬성하고 자기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반대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말이다. 한국어 사자성어와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둘 다 신조어이고, 의미면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2. 후안무치(厚顔無恥): 후안무치는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라는 뜻으로, 뻔뻔스럽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사자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厚颜无耻’ [hòu yán wú chǐ]이다. 이 성어는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원래 《시경(诗经)》의 <소아·교언(小雅·巧言)>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동형동의로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3. 격화소양(隔靴搔癢): 격화소양은 ‘신발을 신은 채 가려운 곳을 긁는다’는 뜻으로, 일을 하느라고 애는 무척 쓰지만 정곡을 찌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수박 겉핥기’란 표현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隔靴搔痒’ [gé xuē sāo yǎng]이다. 이 성어도 ‘일을 할 때 핵심을 찾아내지 못하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헛수고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원래 송나라 엄우(严羽)의 《창랑시어·시법(沧浪诗语·诗法)》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동형동의로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4. 첩첩산중(疊疊山中): 첩첩산중은 한국 교유의 사자성어로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여러 산이 겹치고 겹친 매우 깊은 산골’을 이르는 말이다. 다른 하나는 ‘어려운 일을 당한 상황에서 또 다시 어려운 일이 겹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일이 순조롭지 못하고 갈수록 꼬여 가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层峦叠嶂’ [céng luán dié zhàng]이다. 이 성어는 ‘산이 첩첩이 겹쳐서 있는 모양’을 이르는 것으로 원래 육구연(陆九渊)의 《여왕겸중서(与王谦仲书)》에서 나온 말이다. 이 중국어 성어는 한국어 성어와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첩첩산중의 첫 번째 것과 동일하며, 비유적인 의미로 파생되지 않았다. 첩첩산중의 두 번째 의미를 가진 중국어 성어는 ‘每况愈下’ [měi kuàng yù xià]이다. 이 성어는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거나 형편이 날로 악화되는 것’을 뜻하며,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첩첩산중의 두 번째 것과 비슷하다. 그러므로 문장 안에서 첩첩산중이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에 따라서 중국어 번역이 달라질 수 있다.  

 

5. 우환질고(憂患疾苦): 우환질고는 ‘근심과 걱정과 질병과 고생’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한국 교유의 사자성어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饱经忧患’ [bǎo jīng yōu huàn]이다. 이 말은 ‘근심과 환난을 두루 다 경험한다’는 뜻으로 곽말약(郭沫若)의 《사도·사마·사공(司徒·司马·司空)》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는 한국어 성어와 이형동의로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동일하다.

 

6. 간난신고(艱難辛苦): 간난신고는 ‘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고생스러움’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艰难困苦’[jiān nán kùn kǔ]이다. 이 말은 ‘상황이 어렵고 몹시 고생스럽다’는 것을 이르는 말로, 청나라 이록원(李绿园)의 《기로등(歧路灯)》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어 성어의 세 번째 한자는 ‘辛(신)’인데 반해, 중국어 성어 세 번째 한자는 ‘困(곤)’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이형동의로 형태는 약간 다르지만 그 의미는 동일하다.

 

7. 병풍상서(病風傷暑): 병풍상서는 ‘바람에 병들고 더위에 상하였다’는 뜻으로, 고생스러운 세상살이에 시달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饱经风霜’ [bǎo jīng fēng shuāng]이다. 이 말은 ‘바람과 서리를 두루 경험했다’는 뜻으로, 온갖 어려움과 고난을 다 겪었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중국어 성어는 조정화(曹靖华)의 《35년은 얼마 동안인가(三五年是多久)》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이형동의로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동일하다.

 

8. 고목사회(枯木死灰): 고목사회는 ‘겉모습은 마른나무와 같고 마음은 재와 같다’는 뜻으로, 생기와 의욕이 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枯木死灰’ [kū mù sǐ huī]이다. 이 말은 ‘형태는 고목과 같고 마음은 불이 꺼진 재 같다’는 뜻으로, 생기를 잃은 쇠잔(衰殘)한 모습이나 풀이 죽고 비관적인 모습을 이르는 말이다. 이 중국어 성어는 장주(庄周)의 《장자·제물론(庄子·齐物论)》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어 성어는 생기와 의욕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인데, 중국어 성어는 생기가 없고 비관적인 ‘모습’을 가리킨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동형이의로 형태는 같지만 뜻은 약간 다르다.

 

9. 진퇴양난(進退兩難): 진퇴양난은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进退两难’ [jìn tuì liǎng nán]이다. 이 말은 ‘전진과 후진이 모두 어렵다’는 뜻으로, 어떤 것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정덕휘(郑德辉)의 《주공섭정(周公摄政)》에 나오는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동형동의로 형태와 그 의미가 동일하다. 그러나 중국어에는 진퇴양난과 같은 뜻을 가진 성어가 또 있는데, 그것은 바로 ‘进退维谷’ [jìn tuì wéi gǔ]이다. 이 중국어 성어는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진퇴양난과 동일하다.

 

10. 분골쇄신(粉骨碎身): 분골쇄신은 ‘뼈를 가루로 만들고 몸을 부순다’는 뜻으로, 정성으로 노력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粉骨碎身’ [fěn gǔ suì shēn]이다. 이 말은 목숨을 걸고 있는 힘을 다한다는 뜻으로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그 의미가 동일하다. 이 중국어 성어는 당(唐)나라 장방(蒋防)의 《곽소옥전(霍小玉传)》에서 나온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를 가진 중국어 성어는 ‘粉身碎骨’ [fěn shēn suì gǔ]이다. 이 말은 ‘몸이 가루가 되고 뼈가 부서진다’는 뜻으로 그 의미는 분골쇄신과 동일하다. 삼국시대 조식(曹植)의 《사봉견성왕표(谢封甄城王表)》에서 나온 것이다. 이 ‘粉身碎骨’는 신문화운동 이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성어로 ‘粉骨碎身’보다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이형동의로 형태는 다르지만 의미는 동일하다.

 

11. 노이무공(勞而無功): 노이무공은 ‘애는 썼으나 보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劳而无功’ [láo ér wú gōng]이다. 이 말은 ‘노력하였으나 공이 없다, 헛수고를 하다’라는 뜻으로, 《관자(管子)》의 <형세편(形勢篇)>에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동형동의로 형태와 그 의미가 동일하다.

 

12. 각고면려(刻苦勉勵): 각고면려는 ‘고생을 무릅쓰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열심히 노력하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무척 애를 쓰면서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노력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가 없기 때문에 등가물이 같은 중국어 성어를 찾아야 한다. 중국어 성어 ‘勤学苦练’ [qín xué kǔ liàn]은 ‘부지런히 배우고 열심히 연마하다’는 뜻이다. 또한 중국어 성어 ‘发奋图强’ [fā fèn tú qiáng]은 ‘목표를 향해 힘써 분발하여 강해지기를 꾀한다’는 뜻이다. 이 두 중국어 성어가 한국어 성어 각고면려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3. 마부위침(磨斧爲針): 마부위침은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磨杵成针’ [mó chǔ chéng zhēn]이다. 이 말은 ‘쇠몽둥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명대 학자 진인석(陈仁锡)의 《잠확류서(潜确类书)》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이형동의로 형태는 다르지만 의미는 동일하다.

 

14. 백절불굴(百折不屈): 백절불굴은 ‘어떠한 난관에도 결코 굽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의지가 매우 강인하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百折不屈’[bǎizhé bùqū]이다. 이 말은 ‘수없이 좌절하더라도 결코 굽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의지가 견고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청나라 운경(恽敬)의 《〈탁충의공유고(卓忠毅公遗稿)〉후서(书后)》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와 한국어 성어는 동형동의로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이와 동일한 뜻을 가진 한국어 성어로는 ‘백절불요(百折不撓)’가 있다. 이 말은 ‘어떠한 난관에도 결코 굽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백절불굴’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한국어 성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百折不挠’ [bǎi zhé bù náo]이다. 이 말은 ‘수없이 꺾여도 결코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성어는 한나라 채옹(蔡邕)의 《태위교현비(太尉乔玄碑)》에 나온 것이다. 이 중국어 성어도 한국어 성어와 동형동의로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사진 | 바이두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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