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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4 통권 216호     필자 : 왕시쯔(王夕子) 프린트   이메일 
[차이나 윈도]
한국전쟁 70주년, 영화계 총결산

올해 6·25전쟁(이하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 북한, 중국, 미국 4개국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영화를 단 한 편도 제작하지 않았다. 남북을 주제로 한 작품에는 각국이 남북에 대해 담아낸 고유한 입장을 찾아볼 수 있는데, 한국은 열정적이고, 북한은 미스터리하고, 미국은 냉담하며, 중국은 뜨거운 관심을 보이다 담담해 졌다. 

한국 관객들은 지난해 9월 한국전쟁의 역사를 다룬 한 편의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다. 이 영화는 1950년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에 평균 나이 17세의 한국 학도병들이 단 2주의 군사훈련을 받고 장사리 해변에서 북한 인민군의 이목을 돌리며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펼쳐진 기밀작전에 참여해서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이야기이다. 

한국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인 최민호가 주연급으로 출연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이 배경인 것과 학도병들이 주인공인 설정은 9년 전의 한국 작품인 《포화 속으로》를 생각나게 한다. 두 영화의 중복된 설정은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사실상 한반도에 전쟁이 일시적 중단 상태로 들어간 뒤로 남북을 주제로 한 작품은 전쟁에 참여했던 한국과 북한, 중국, 미국 등 각 나라의 영화 제작자들에게 창작 의욕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각국의 영화계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영화산업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베트남전쟁 그리고 최근 중동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에게 항상 총애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할리우드는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한 통계에 따르면 남북 휴전 후 60여 년 동안 할리우드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다룬 영화는 30여 편에 불과하다. 그중 전쟁 이후 10년 동안 제작된 작품이 가장 많고, 대부분 슬픈 사랑 이야기나 난세 속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홍콩 영화 《첨밀밀(甜蜜蜜)》에서 언급되고 홍콩에서 촬영한 《생사련(生死恋), 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은 아시아와 유럽의 혼혈 여성 작가인 한쑤인(韩素音)의 자서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을 맡은 윌리엄 홀든(威廉‧霍尔登, William Holden)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전선으로 발령을 받게 되고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할리우드의 6.25전쟁에 대해 냉담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대승리와 베트남전쟁의 잔인하고 처참한 패배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과 북한, 중국 이들 세 나라의 한국전쟁 관련 이야기에 대한 총애는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 한국영화사에서 최초의 키스신을 선보인 영화 《운명의 손》은 남북이 휴전협정을 체결한 지 1년 만에 북한 여간첩과 남한 청년 사이의 슬픈 사랑 노래로 수많은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 영화가 활발하게 제작되던 1960년대, 한국전쟁이 개인과 가정, 사회에 가져다준 상처의 후유증에 대해 세밀하게 그려 내는 제작자들도 있었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고, 영화정책 수립과 엄격한 검열을 통해 영화 소재를 규제할 때까지 남북 관련 소재는 여전히 영화 제작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미스터리한 북한 영화
중국과 한국 관객들이 북한 영화에 대해 느끼는 미스터리함은 수십 년간 지속되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정책적 제한으로 남한 관객들이 북한 영화를 볼 수 없는 것에 비해 중국 관객들이 북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중에 1980년대 창춘(长春)영화제작사가 번역하고 더빙한 북한번역물 시리즈인 《무명영웅(无名英雄)》은 중국 관객들에게 최초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1978년부터 1981년 사이에 시리즈로 촬영한 이 영화는 총 20부로 한 편의 TV 연속극의 분량과 비슷하다. 이 영화는 1952년 북한 공작원 위린(俞林)이 서울에서 뛰어난 계략으로 정보를 캐낸 것과 그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그려 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남북을 주제로 한 영화에 대해 열의를 보이던 한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온도차를 경험하게 된다. 마치 한국 영화 《국제시장》에서 새겨 놓은 것처럼 말이다. 1980년대 남북 휴전 30주년을 맞아 남한의 KBS방송은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전쟁 중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 결과 1985년 제1차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완화되었다. 그 후 남한 영화는 전쟁이 빚어낸 민족 분열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 1994년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은 동명(同名)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태백산맥을 주제로 대립되는 형제를 남북관계로 비유하면서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려 하면서도 슬픔을 잃지는 않았다.  

《쉬리》

1999년 한국 영화 《쉬리(Shiri)》는 흥행에서 할리우드 대작을 물리친 역사를 썼을 뿐 아니라 한국 영화에 신기원을 확립했다. 남북 관련 소재는 한국 영화의 상업화와 유형화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부터 《인천상륙작전》까지, 별천지 같은 《웰컴 투 동막골(Welcome To Dongmakgol)》에서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스윙키즈(SwingKids)》 등에 이른다. 거의 매년 한국 영화 시장에는 한국전쟁과 남북관계를 배경으로 다룬 영화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쟁을 직접 경험하고, 이산의 아픔을 겪은 세대는 시나브로 저물어 가더라도 70년 전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는 여전히 영화 속에서는 새롭고 가슴이 저린다.
 



홍콩 감독의 작품 연기
최근 한국전쟁을 다룬 중국 영화는 2016년에 나온 《나의 전쟁(我的战争)》이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홍콩 감독 류웨이창(刘伟强) 연출의 《빙혈장진호(冰血长津湖)》는 현재 중국 동베이(東北)지역에서 원활하게 촬영되고 있다. 한국전쟁의 장진호 전투를 각색한 이 영화는 2021년 개봉 예정이며, 지난해에 이미 랴오닝(辽宁)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적어도 금년 겨울까지는 연기해야 설경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중국 관객들은 70년 전에 사라진 포연을 다시 경험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 <아주주간> 2020年 28期(2020/7/13-7/19) 
번역 | 노은혜•본지 중국어자료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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