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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滅中共(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 “홍콩인이여 복수하라” 중국 대륙인들이 들었을 때 경악할 팻말과 구호가 홍콩에서 난무했다. “光復香港 時代革命(홍콩을 광복시키는 게 이 시대 혁명이다)” 지난 2019년 8월 홍콩 인간 띠 시위에서 사용되던 주요 구호의 재등장과 함께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하고 수백 명을 연행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홍콩 민주화에 대한 열기와 지지는 꺼질 줄 몰랐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던 중국 양회(两会·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지난 5월 21일 베이징(北京)에서 시작된 가운데 전인대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홍콩 국가보안법’ 직접 제정이고, 6·4 톈안먼(天安门) 사태 31주년도 앞둔 시점이라 홍콩 상황은 중국인들만의 문제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최근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2기 체제가 출범했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의 압력 또한 과거보다 매우 거셌기 때문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5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홍콩인들의 시위에 대해 공개 지지를 표했다. 그는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 홍콩의 민주 자유, 사법 독립의 핵심가치는 엄중하게 타격을 받고, ‘홍콩 제도 50년 불변’ ‘홍콩인의 홍콩통치’ ‘고도의 자치’ 약속도 파산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만의 ‘홍콩·마카오 관계법’ 60조에 따라 홍콩 정세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홍콩인들에게 주는 특혜를 면제할 수 있다고 시사하며 “대만 각계각층은 홍콩의 핵심가치를 수호하려는 홍콩 인민들에게 큰 관심과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영국의 마지막 홍콩 총독 크리스 패튼(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총장)도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시진핑(习近平) 주석이 전임자들의 정책을 뒤집었다”며 “신장 위구르족을 가뒀던 중국이 지금은 홍콩에 대해 나사를 조이고 있다. 시 주석의 통치는 국제법과 협정에 대한 무시로 규정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초기에 내부고발자(휘슬 블로어)였던 용감한 의사들이 있는 중국 국민은 믿을 수 있지만 시 정권은 신뢰할 수 없다”며 시 주석과 중국 국민은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5월 22일 영국, 호주, 캐나다 외무장관은 “그런 법을 제정하는 건 일국양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23∼24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케빈 해싯 경제 선임보좌관 등이 연이어 중국에 대해 말 폭탄을 퍼부었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면 중국과 홍콩에 경제제재를 가할 것이고, 이는 금융권 엑소더스(대탈출)로 이어져 홍콩이 아시아 금융 허브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은 특별행정구 자격으로 2047년까지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사법 자율권을 보장받았다.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의 법률은 기본적으로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제정된다. 하지만 중국 의회인 전인대는 홍콩의 법률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28일 전인대 대표단 2885명은 제13기 3차 전체회의에서 마침내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의결했다. 찬성 2878명, 반대 1명, 기권 6명이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최종 입법 절차를 마무리 짓고 홍콩 정부가 움직이면 효력을 갖게 된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과 관련한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활동 처벌, 외국의 내정간섭 금지, 보안법 집행기관 설치 등을 담고 있다.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 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인물에게 30년 이하 징역형을 처할 수 있다. 홍콩 정부는 2003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홍콩 시민들의 반발로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이슈였다. 무엇보다 지난해 홍콩 시위로 인해 ‘범죄인 인도 법안’ 제정이 불발되면서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관련 입법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돼 홍콩 국가보안법이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법 제정이 가져올 엄청난 파장을 면밀히 분석했을 뿐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 수립 등 대비책을 치밀하게 준비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따라 결국 터질 게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개입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보복에는 보복으로 대응하겠다”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내정에 대한 핵심이익(core interest)에 있어서는 국제사회의 발언권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홍콩의 중국일체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내우외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매년 전인대 개막식에서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해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와 대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구체적 목표치를 정하지 못했다. 2020년이 샤오캉(小康) 사회(보통 사람도 부유하게 사는 사회)의 전면적 건설과 13차 5개년 규획을 마무리하는 해라는 점에서 수치상 샤오캉 사회는 이뤄질 수 없게 됐다. 시 주석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의 2배로 늘리겠다고 했고, 이를 위해서는 올해 GDP가 5.6% 이상 증가해야 한다. 이번 양회에서 ‘6대 안정(고용, 금융, 무역, 외자, 투자, 전망치의 안정)’과 ‘6대 보장(고용, 민생, 시장주체, 식량 및 에너지 안보, 산업 및 가치 사슬, 기층조직 운영의 보장)’의 목표 중 특히 취업과 민생보장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와 연관돼 있다. 물론 이를 통해 GDP를 획기적으로 반전시킬 수 없지만. 전인대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무엇일까. 리커창(李克强) 총리 업무보고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발전(71회), 취업(39회), 사회(39회), 경제(37회), 기업(36회), 전염병(31회), 개혁(28회), 건설(28회), 민생(21회) 등의 단어들이다. 취업 단어 빈도수가 2위에 올랐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올해 874만 명이 대학 등을 졸업해 사회로 나온다. 역대 최대 규모이지만 일자리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이번 양회에서 도시 신규 취업자 수 900만 명, 도시 조사 실업률 6% 내외, 도시 등록 실업률 5.5% 내외로 유지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100만 명, 5.5%, 4.5%였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1000만 명 이하로 정한 것은 현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임시 휴무에 들어간 종업원들을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업종에서 일시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공유 직원’ 모델은 인력 배치의 최적화로 대량 실업 사태를 최대한 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농촌 인터넷 보급’ ‘농촌 전자상거래’ ‘농촌 택배’뿐 아니라 당정 간부들이 생방송 판촉에 직접 출연하고 마케팅 홍보에 나서고 있다. 사회 각계의 자원을 총동원해 빈곤지역과 빈곤인구가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해 빈곤을 퇴치하려는 것이다. 신형 인프라(5G 등 첨단기술) 건설, 신형도시화(판자촌 개조 등 도시 환경) 건설, 중대형 토목공사(교통, 수리 등)에 대한 재정 투입 확대의 재확인도 경기부양과 전반적인 효율성 제고, 향후 시스템 수출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투자 전략이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시민 통제 등과 같은 중국의 권위주의 모델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서구의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AI 윤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G7에서 만든 국제협의체 ‘글로벌 AI 파트너십(GPAI)’ 동참에 부정적이던 미국이 지난 28일 전격 동참하기로 했다. 미국은 AI 규제가 자국 내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며 가입을 거부해왔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확산될 여지가 많아짐에 따라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려는 듯하다. GPAI는 2018년 캐나다와 프랑스 정상이 ‘인권, 포용, 다양성, 혁신, 경제성장’을 원칙으로 책임감 있는 AI 채택‧사용 지침을 제시하는 조직 결성을 제안한 뒤 미국의 동참 시사로 이제야 완전체를 이루게 됐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해당 협의체의 AI 사용 권고안이 비록 법적 구속력이 없어 민간 기업을 규제할 수는 없다할지라도 자국의 IT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미국이 최근 ‘중국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영국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J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414개 품목의 수입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수입 비중이 50%를 넘는 것 등을 기준으로 ‘전략적 의존(strategic dependency)’ 품목 831개를 HIS가 지정했는데 이중 미국이 414개 품목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HIS는 통신, 에너지, 의료보건, 교통, 수자원, 금융, 식품, IT(정보기술) 관련 ‘필수 전략물자’ 260개 중 114개 품목을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연 설명했다. 미국이 의존 중인 주요 중국산 수입품은 페니실린 등 의약품,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 비타민 원료, 보호 안경, 구명조끼, 노트북, 휴대전화 등이다. HIS 보고서가 우려 섞인 내용을 밝히고 있지만 우리가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최첨단 글로벌 시대, 초연결 사회에서 독불장군, 독야청청의 삶을 사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설령 현재는 서로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할지라도 내일을 위해 서로의 퇴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국제무역이나 외교, 교류 등은 상대를 상정해서 움직여야 한다. 하물며 복음전파는 어떠한가. 일방적인 선포는 상대의 형편에 따라 약간의 공감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공감을 넘어 감동에 따른 온전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는 한계를 갖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의 머지않은 발효, 미·중 간 사사건건 끝없는 갈등, AI 시대를 선도하려는 국가 간·기업 간 경쟁과 대립, 코로나 팬더믹 공포의 불확실한 종료 여부 등 중국교회와 중국사역을 둘러싼 난기류는 좀처럼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교회와 중국사역은 과거와 다른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상황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지속가능한 것은 발전시켜나가야 하지만 보다 창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종교사무조례로 인해 대규모로 모이거나 해외와 인적 교류가 점점 여의치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종교활동이 더욱 어렵게 됐다. 그런 점에서 우한(武汉)의 ‘뿌리와 열매 교회(Root & Fruit Church Wuhan, 下上堂基督教会)’ 황레이(黄磊) 목사 등을 통해 중국교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회가 진정한 교회됨을 추구하게 됐음을 알 수 있다. 온라인예배와 심방이 이뤄지고 하루 2시간 이상 기도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이웃들에게 방역 물품을 솔선수범 나눠주면서 교회는 오히려 본질에 집중하고 부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예배당 중심사역에서 개인이 곧 교회라는 관점을 갖고 개인과 가정, 소규모 공동체, 부문별, 세대별 맞춤사역이 더욱 빛을 발휘할 때가 됐다. 이를 위해서는 남다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온라인사역도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은 이번 양회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인터넷 생방송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언택)을 선보였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을 비롯해 전인대 대표 및 정협 위원들의 인터뷰를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5G와 홀로그램기술을 통해 다른 장소의 두 사람이 한 장소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터뷰 영상을 구현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화상통신(视频通信)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중국산업정보왕(中国产业信息网)에서 발표한 ʻ2019년 중국 화상회의 산업 발전과정 및 시장 규모 분석(2019年中国视频会议行业发展历程、市场规模及行业格局分析)ʼ에 따르면 2018년 이래 중국 화상통신 시장 규모는 매년 20% 이상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중국 화상회의 시장 규모는 281억 위안(한화 약 4조88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8%포인트 성장했다. 2022년까지 중국 전역 화상회의 시장 규모는 500억 위안(8조68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5G 사용화 등 통신업의 발달과 함께 화상통화를 기반으로 하는 화상회의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다. 소후신문(搜狐新闻)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정부기관, 통신회사, 금융기관 등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많다. 현재 중국의 화상회의 플랫폼은 Tencent Meeting(腾讯会议), Ding Talk(钉钉), Wechat Work(企业微信), ZOOM 등을 들 수 있다. Tencent Meeting은 Tencent(腾讯)에서 개발한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2019년 서비스 개시 후 무료 서비스 제공 중이다. Ding Talk은 Alibaba(阿里巴巴)에서 제공하고 있는 업무용 메신저로 Wechat W`ork와 함께 중국 현지기업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Wechat Work은 Tencent에서 제공하는 업무용 메신저로 Wechat(微信) 개인계정, 개인 휴대전화 번호와 연동 가능하다. 중국 외에 많은 국가에서 사용 중인 ZOOM은 상하이화완통신과기유한공사(上海华万通信科技有限公司)에서 중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의 ID(고유번호)를 통해 회의 주최 및 참가가 가능하고 최대 300명 이상 동시 접속할 수 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있어 중국사역은 무엇보다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오픈 플랫폼 등 사이버 세계는 세대를 넘어 모든 이들을 한곳으로 또는 여러 곳으로 언제든지 모이게 한다. 비대면 복음 전파는 이제 대세가 됐다. 양육 체계를 촘촘히 갖춘 플랫폼이 필요하다. 건물 중심 신앙은 더 이상 주류가 될 수 없다. 사람중심 신앙으로 완전 탈바꿈돼야 한다. 초대교회처럼 흩어져 복음을 전하는 성도들이 돼야 한다. 과거 가정교회는 도제식으로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양성했고 곳곳에 파송해 최적화한 복음전파와 제자훈련 모델을 보여주었다. 건물이 아니라 어디서든 예배하고 감사하고 찬양했다. 의식이 아닌 삶을 통해 복음을 전했고, 모임은 각자의 삶의 결과였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매일에 충실하려고 애썼다. 소그룹 공동체로 훈련받은 기독인들은 강력한 복음과 하나님 말씀으로 무장해 만인 제사장, 만인 사역자가 되려고 했다. 중국교회는 이제 창의성을 갖고 과거의 좋은 전통은 계승하되 새 시대에 걸 맞는 복음전파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 간, 기독인들 간 협력과 나눔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서로 협력해 고통을 나누고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가정교회의 강점인 공동체성을 다시 공고하게 다져야 한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교회가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 문제에 직면했듯이 중국교회 또한 가나안 성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교회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교회를 떠났던 이들이나 교회에 무관심했던 이들도 AI, 빅데이터, 명품 콘텐츠 등을 통해 움직일 수 있는 길이 있다.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대 변화에 맞도록 가시화한 복음 콘텐츠는 매력적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따라서 교회의 모든 사역은 창조적으로 변환돼야 한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공동체예배, 전문화한 평신도사역자 활성화, 기업과 가정, 교육현장에 맞는 도제식 신앙과 지식 전달 등 모든 가능성에 도전해야 한다. 지능형 개인 교습체제(Intelligent Tutoring System), 맞춤학습체제(Adaptive Learning System), 대화에 기반을 둔 교습 체계(Dialogue Based Tutoring System), 학생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탐구적 학습시스템(Exploratory Learning Environments), AI 언어학습, 작문자동채점(Automatic Writing Evaluation), 챗봇(Chatb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AI 교육혁명의 대표적 산물 또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다. 해외 기독인들과 기관들이 중국 기독인들과 교회를 도와 중국 현실에 맞는 AI 맞춤 인문학과 신앙교육의 현장을 만들면 어떨까.
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중국 정부가 중점 두는 각종 사업에 기독인들이 적극 뛰어드는 것은 불가능한 걸까. 기독인들도 세상 속 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단순 직장인이 아니라 일터사역자가 돼야 한다. 일터에서 자신이 기독인임을 당당히 드러내고 기독인답게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일터에 유익한 사람이 될 뿐 아니라 말과 삶으로 총체적이며 전인격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 팍팍하고 단조롭고 살벌한 생존 경쟁의 현장, 먹고 살자고 씩씩거리며 출근해야 하는 직장, 잠깐의 쉼조차 없는 일터에서 기독인들은 다른 모습을 보이도록 애써야 한다. 하나님이 일터로 부르신 이유는 기독인이라는 정체성을 감추지 말고, 등불이 어두운 세상에 빛을 비추듯 공개하며 살게 하시려는 것이다. 등불을 말 아래 두지 않고 등경 위에 두는 것이 등불을 사용하는 본래 목적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기독인을 통해 나타나는 빛, 곧 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는 놀라운 일이 생기게 된다. 일터사역자는 바로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문제는 교회가 교인에게 종교적으로 생활하는 법은 가르치지만 사회생활, 즉 직장에서 기독교인답게 살아가는 법은 잘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주일의 7분의 6이나 보내는 가정과 직장에서 기독교인답게 사는 방법은 충분히 가르치지 못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잠자는 시간을 빼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세상 직장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치고 배운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기독인들이 종교생활과 일상생활을 구분하는 이원론에서 벗어나도록 중국교회는 가르쳐야 한다.
중국교회는 고압적으로 기독교의 진리를 외치지 않고 사려 깊은 자세로 한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긍휼의 마음을 갖고 기독교 가치를 전하는 기독교 변증가들을 키워야 한다. 자기중심적, 단기적, 즉흥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이들을 향해 일상의 언어를 쏟아내면서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야 한다. 기독교 변증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끌어오려는 기교도, 이기려고 고안된 논증 기법도 아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시선을 향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증가를 꿈꾸는 기독인들은 참된 신앙과 청중을 이해하고 아는 것을 명쾌하게 전달하기 위해 접촉점을 찾은 뒤 온전한 복음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변증 내용을 실천해야 한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이 알아듣도록 매개체인 기독인들은 몸부림쳐야 한다. 하나님을 만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그리스도를 볼 수 있게 창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빌립이 나다나엘을 만나 예수를 설명하지 않고, 인도한 것처럼 변증은 세상으로 하여금 직접 하나님을 만나도록 돕는 것이다. 기독교 변증은 이론이 아닌 삶을 요구하고 있다. 삶이 결여된 변증은 온전할 수 없다. 무례한 변증자에게 마음의 문을 열 사람은 없다. 건너편이 아무리 좋아도 다리가 끊겨 있다면 건널 수 없는 것과 같다. 과거 변증은 이성적 차가운 논리로 무장하고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 변호하고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공격을 막는 폐쇄성, 전투성이 강했다. 자세하게 설명했으니 믿고 싶으면 믿고 말라면 말라는 막가파식의 변증으로 하나님을 믿게 되었다는 사람을 만날 수 없다. 18세기 부흥운동의 주역으로 탁월한 신학자, 철학자였던 조나단 에드워즈는 합리적 증거가 논증에 기대어 기독교의 진리에 동의하게 할 수는 있지만 회심이나 진정한 믿음으로 이어지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증은 불신자들이 하나님에 대한 질문을 할 때 답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우리와 문화를 잇는 다리 놓음이자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세상이 이해하는 말로 번역하는 것이다. 빵을 건네는 ‘전도’와 여기 있는 빵이 맛있다고 납득시키는 ‘변증’에 모두 우위를 갖고 있는 기독인들을 배출하든지, 기독인이 되라고 초대하는 전도에 최적화한 기독인들을 양성하든지, 이러한 초대에 좀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도록 초대의 기반을 다지는변증에 힘쓸 기독인들은 발굴하든지 중국교회는 택일해야 한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인해 공안이 일상을 통제하는 중국사회주의 틀에서 벗어나 홍콩이라는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하려던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이 언제든지 단속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 자칫하면 기독인들도 홍콩 국가보안법에 적시된 해외 세력으로 몰려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기독인들은 권력이나 이권 나눠먹기를 위한 왜곡된 경제 공동체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투명성, 도덕성, 비정치성 등으로 무장하고 어려운 시대를 함께 이겨내는 선한 이웃이 돼야 한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인간의 이기심에 찬 물을 끼얹는 용기가 필요하다. 기독인들은 AI, 에너지, 마이크로프로세싱, 로봇공학,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는 물론 1차, 2차, 3차 산업과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공간 등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편법이 아닌 정도(正道)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목회자들부터 먼저 영적, 지적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밑바닥부터 영적 에너지를 일으키는 교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애국주의에 기대어 정당성과 세력 확대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간파하고 조국을 사랑하되 민족과 나라를 뛰어넘어 글로벌 평화를 추구하는 세계 시민을 양성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 경제력, 군사력을 기반으로 한 패권은 잠시 성공할지 몰라도 또 다른 반대세력의 등장을 불러오고 많은 국가로부터 유무형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걸 세계 역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국민이 일류 국가의 일원이 될 때 참다운 패권 국가로 등장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서 미국은 세계 1위 국가로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세계의 근심거리로 됐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미국의 종말을 보여준 것은 아닐지라도 여러 단면을 드러낸 것은 분명하다. 전 세계 5G 시장의 세계 표준이 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주도권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지만 저마다 여러 분야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약점들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추진 중인 ‘종교의 중국화’ ‘기독교의 중국화’에 참된 그리스도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종교와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중국교회와 기독인들이 힘써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구상 어느 나라나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세계적인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경고가 유의미한 시대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보기술(IT) 기업을 통제·관리하는 중국식 네트워크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이런 ‘IT 전체주의’의 세계적인 확산이 두렵다.” 퍼거슨이 지적하는 IT 전체주의란 중국 정부가 IT 기업을 통제·관리하면서 전자상거래 이력, 개인 신용도 등 IT 기업의 수치를 입수해 개인 감시에 활용하는 네트워크 지배체제를 의미한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도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세계’란 글에서 “긴급조치가 일상화 될 것이다. 평시에는 수년간의 심의를 거칠 수도 있는 결정들이 몇 시간 만에 내려질 것”이라며 “전체주의적 감시 체제가 정당화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넷 월드(Net world, 인터넷으로 연결돼 네트워크화된 세계)’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패권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신냉전 시대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위기가 기회이기도 하다는 역사의 교훈이다. 시계제로처럼 보이는 중국교회의 미래도, 중국교회를 비롯한 세계교회의 중국사역의 미래도 가변적이지만 그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본질을 추구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 때마다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구호로 그친 경우가 적지 않았음을 교회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미래라는 지도는 하나님의 손에 있다. 늘 우리보다 앞서 가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미래의 지도가 돼주셨음을 성경은 증거하고 있다. 하나님은 가라고만 명령하지 않으시고 친히 앞서 가시되 한 걸음 앞서 따라갈 수 있는 거리만큼 우리보다 앞서 가신다. 두려워하지 말고 신중하되 한 손에는 복음을, 한 손에는 세상의 지식을 갖고 가보지 않은 미래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중국 정부가 생각하는 종교의 자유는 ‘새장 속의 종교 활동’이라는 시선이 획기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다는 지점에서 출발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중국교회와 중국사역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각자의 형편에 맞게 모든 수단을 통해 복음만 전하면 된다. 그리고 복음대로 살아가면 된다. 주님이 전하셨던 복음을 전해들은 초기 기독인들은 무력하게 보였을지 몰라도 가장 강력한 삶이라는 무기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기독인들이 온갖 어려움과 순교의 위협 속에서도 배교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그 원천이 무엇인지 모든 이들이 궁금하게 만들면 절반의 성공일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유용한 길이다. 하나님의 메시지는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전하는 수단과 방법만이 시대의 변화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교회와 세계교회가 잊지 말아야 할 정수이다.
쑨원 | 중국사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