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충망족1.jpg)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가 유행한 중국의 2020년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중국이 올해 말까지 실현하겠다고 밝힌 ‘전면적 샤오캉 사회건설(全面建设小康社会)’이 불확실하게 되었다. ‘샤오캉(小康)’이란 모든 국민이 편안하게 먹고 살 만한 생활을 누리는 것을 뜻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GDP를 2010년의 두 배로 만들어 전면적으로 샤오캉 사회 건설을 달성한다는 기준을 제시해 왔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중국 경제는 2020년에 5.6% 성장해야 한다. 중국은 2020년 5월 21일부터 2주간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하는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것은 중국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비상 상황임을 말해 주고 있다.
코로나 19로 중국의 실업률도 급증하였다.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시지역 실업률은 2020년 2월에 사상 최고치인 6.2%를 기록하다가 3월에는 5.9%, 4월에는 6.0%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리쉰레이(李迅雷)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20%에 달하며 실업자 수는 약 7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도시 실업률 통계에는 도시 거주자만 포함한 것으로 수천만 명에 이르는 이주 노동자들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선전(深圳)의 왕정자산관리공사의 류천제(刘陈杰) 수석경제학자도 최근 경제매체 ‘차이신’에 기고한 글에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실업률 통계는 2억 9천만 명에 이르는 농민공(农民工)들을 배제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류천제는 ‘중국수석경제학자논단(中国首席经济学家论坛)’에서 2020년 현재 중국에서 ‘마찰적 실업(摩擦性失业: 계절적 혹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노동력 수급이 일시적으로 불균형한 상태가 되어 생기는 실업)’에 처한 사람이 약 1억 5천∼2억 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중국인들이 실제로 느끼는 실업 고통은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 당장 생계가 막막한 저소득층과 노동자들은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도시와 농촌 간에 빈부격차가 아주 심해졌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조사 결과 처음 조사를 실시한 1988년의 최상위층 10%와 최하위층 10%의 소득차는 7.8배였으나 2007년에는 23배로 대폭 증가했다. 그 이유는 연해주 위주의 지역 편중 개발정책으로 도시지역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반면 농촌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의 빈부격차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높은 실업률로 인해 빈곤층의 위기는 아무래도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판 포브스(Forbes) 후룬(胡润)이 발표한 《2018년 후룬재산보고(胡润财富报告)》에 따르면 2018년 중국에는 자산 1억 위안(약 170억 원) 이상의 부자가 11만 명에 육박했다. 또한 중국 부자들의 연평균 소비액이 182만 위안(약 3억 원)에 이르며, 그중 21%(약 6천만 원)는 자녀의 교육비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상위 1% 가정이 전국 자산의 33%(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하위 25%(4분의 1) 가정이 전국 자산의 1%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중국 사회의 소득격차의 심화는 계층의 분화를 넘어 계층의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계층의 양극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빈부의 세습화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부자와 가난한 자를 풍자하는 신조어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본고에서 그중에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의 벼락 부자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신조어는 ‘투하오(土豪 [tǔháo])’이다. 촌스럽다는 뜻의 ‘투(土)’와 부와 권세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의 ‘하오(豪)’가 합쳐진 말로 ‘교양과 지식은 없는 벼락부자’를 뜻한다. 투하오는 본래 오래 전부터 지방 호족이나 돈과 세력을 가지고 있는 악덕 지주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돈을 흥청망청 쓰면서 사치를 일삼고 남에게 돈이 많다는 것을 과시하는 졸부를 지칭하는 말로 의미가 새롭게 진화하였다. 즉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치를 일삼는 부자의 돈 쓰는 방식을 조롱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투하오라는 말 속에는 부자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서민들의 부자에 대한 동경심과 동시에 시기와 질투심이 다분히 섞여 있다.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이 2013년 출시한 ‘아이폰 5S’는 고급형 스마트폰으로 대표 색상은 금색이다. 이 스마트폰은 애플이 중국인을 겨냥해 만들었는데 출시한 지 10분 만에 다 팔렸다. 이 금색 아이폰은 중국에서 수요가 너무 많아서 다른 색보다 값을 더 올려 받을 정도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중국인들은 이 스마트폰을 투하오라고 불렀다. 그 이유는 금색 스마트폰은 황금에 환장한 졸부들이 좋아한다고 조롱하면서 중국 네티즌들이 붙여준 것이다. 또한 최근 300억 위안(약 5조 원)을 투자한 영화∙텔레비전 산업단지가 칭다오(青岛)에서 초호화 스타트업 행사를 개최하였다. 이 행사는 이미 막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이후에도 ‘투하오후이(土豪会: 졸부들의 모임)’라고 조롱하는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부의 세습을 가리키는 신조어로는 ‘푸얼다이(富二代 [fù'èrdài])’가 있다. 이 용어는 부자라는 뜻의 ‘푸(富)’와 2세를 뜻하는 ‘얼다이(二代)’가 합쳐진 것으로 ‘부자의 자식’을 의미한다. 돈 많은 부모에게 막대한 부를 물려받아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젊은 세대들로 중국판 금수저라고 할 수 있다. 이 신조어는 중국 사회 계층의 세습화를 보여 주는 용어로 2009년부터 유행하다가 2010년 봄 양회(전인대와 정협)에서 국가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보통 명사로 정착하였다. 푸얼다이는 70, 80년대에 태어나 부모로부터 1억 위안(약 170억 원) 이상의 재산을 물려받은 부유층의 자녀를 가리킨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5백만 위안(8억 5천만 원) 이상 되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외출할 때는 몇 천만 원부터 몇 억에 달하는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다.
푸얼다이 중 일부는 부모에게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연평균 수입은 약 500만 위안(8천 5백만 원) 정도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출은 자신의 수입에 의존한다. 또 그들 중 일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사치스럽게 살지 않고 중류층 정도의 생활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푸얼다이는 직업도 없이 자신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부모 덕에 풍족함을 누리면서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 이들은 고급 외제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명품을 구매하고, 다양한 고급 서비스들을 즐긴다. 미국에 거주하는 푸얼다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새로운 인맥을 맺는다. 이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부를 과시한다. 중국 젊은이들은 자주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낡은 자전거로 황토길을 달리고 누구는 스포츠카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린다”라고 자조 섞인 말을 한다. 일반인들은 평생을 벌어서 안 쓰고 저축해도 푸얼다이 만큼의 돈을 모을 수 없고 그들처럼 생활할 수 없다.
그래서 만들어진 신조어가 근로 빈곤층을 뜻하는 ‘충망족(穷忙族 [qióng máng zú])’이다. 이 용어는 가난하여 먹고 살기에 바쁜 사람들을 뜻하는 ‘충망(穷忙)’과 사람(종족)을 뜻하는 ‘족(族)’이 합쳐진 것으로 ‘먹고 살기에 빠듯한 사람들’을 말한다. 이 단어는 영어의 ‘워킹푸어(working poor)’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을 해도 여전히 가난한 빈곤층을 일컫는다.
어떤 사람들은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최저 임금을 받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지만 월급이 너무 적어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들이 바로 중국판 ‘88만원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월수입은 일반인들의 전체 평균 수입에 비해 60% 미만이다. 중국의 캠퍼스 대출이 충망족을 양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대학생들이 학생증만 제시하면 학자금이나 생활자금, 창업자금은 물론 휴대전화 같은 소비재 구입자금을 은행에서 쉽게 빌릴 수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금융과 비제도권 P2P(개인 대 개인) 대출업체들까지 앞다투어 대학생이 졸업을 한 뒤에 일자리를 얻어 돈을 갚을 수 있다고 인정되면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 준다. 그리고 약속한 기간 안에 은행보다 높은 이자율로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그들이 기한 내에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가혹하게 빚 독촉을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해서 돈을 벌어도 높은 이자와 대출금 원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충망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부모의 가난을 물려받아 가난하게 사는 젊은 세대를 ‘충얼다이(穷二代 [qióng èrdài])’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가난하다는 뜻의 ‘충(穷)’과 2세를 뜻하는 ‘얼다이(二代)’가 합쳐진 것으로 ‘서민의 자식’을 의미한다. 이들을 또 ‘핀얼다이(贫二代 [pín èrdài])’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난하다는 뜻의 ‘핀(贫)’과 2세를 뜻하는 ‘얼다이’가 합쳐진 것으로 ‘가난한 집의 자식’을 의미한다. 이 두 용어는 부자 부모를 둔 푸얼다이를 살짝 변형해서 만든 신조어이다. 충얼다이와 핀얼다이라는 용어는 2009년에 중국 대학생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취업을 앞둔 가난한 집안의 대학생들에게 큰 공감을 주는 단어였다. 이들은 취업할 때 이력서에 있는 ‘가정 경제 상황’이란 항목을 빈칸으로 남겨 두어야만 했다. 충얼다이, 핀얼다이는 가난한 인민들의 대명사로 가난한 공장 근로자, 노동자, 농민과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나온 일용 근로자들의 자녀들을 말한다. 이들이 바로 중국판 흙수저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학력이 비교적 낮고 생활환경이 열악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비록 대학 교육을 잘 받았지만 여전히 가난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2세도 포함한다.
농민과 도시 일용직 근로자인 농민공의 자녀를 ‘농얼다이(农二代 [nóng èrdài])’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용어는 농민이라는 뜻의 ‘농(农)’과 2세를 뜻하는 ‘얼다이’가 합쳐진 것으로 ‘농민의 자식’을 의미한다. 이들은 대부분 1980년대 후반에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후커우(户口: 호적 혹은 주민등록)’가 농촌지역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소수는 농촌 근교의 작은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지만 대부분은 농촌에 후커우를 두고서 큰 도시로 이주해서 일용 근로자로 일하면서 살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세계의 제조공장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외국 기업들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농민공(农民工)’과 농얼다이가 생겨나게 된 이유이다. 중국은 이들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지금의 세계 2위 경제대국을 만들었다. 중국에서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정치·경제·사회의 중심지인 일선도시(一线城市)인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 광저우(广州) 등이다. 하지만 농민공과 농얼다이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도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이다. 돈이 가장 많은 부자 동네에 가장 가난한 이들이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빈부차이는 더 현저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2세들에게로 이어지는 빈부격차의 문제는 중국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평등과 공평을 지향하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에서 태어나자 마자 운명이 결정되는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은 비단 경제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국에서 충얼다이, 핀얼다이, 농얼다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치·경제적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 2020년 5월 22일부터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연례회의에서 최소 6조 위안(약 1000조 원)의 초강도 경기부양책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현재 중국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 어려운 시기에 중국의 돈 많은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돌아보고 그들을 도와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자의 어리석은 생각이겠죠?
※참고자료 https://baike.baidu.com/item/富二代/10762698?fr=aladdin https://baike.baidu.com/item/穷忙族/1407708?fr=aladdin https://baike.baidu.com/item/穷二代/9623226?fr=aladdin https://3g.163.com/3g/article_cambrian/FBPCLV7L053727P7.html?from=history-back-list
사진 | 바이두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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