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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은 악마다. 우리는 악마가 활개를 치고 다니게 놔두지 않겠다.”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1월 28일 중국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등과 만남에서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은 전염병과 엄숙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인민 생명과 안전,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전염병과 투쟁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우한(武汉)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인해 공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와 논란, 우려, 불안들이 일상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장기화하면서 정치·사회적 갈등 증폭과 경기침체 등 심리·실물 경제 문제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3월 1일 0시 기준 코로나19의 발원지, 중국의 누적 확진자는 7만9824명, 사망자는 2870명에 달했다. 처음에는 중국 등 일부 국가, 특정 지역과 시민들에 국한된 사안인 줄 알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신천지 변수가 등장하면서 지역 감염이 현실화가 되고 전국이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3월 1일 오후 4시 한국의 누적 확진자는 3736명, 검사진행자는 3만3360명, 격리해제 30명, 사망자는 18명이다. 특히 한국의 확진자 다수가 신천지 교인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확진자 급증으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와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3월 1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출발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지역은 78곳에 이른다. 한국에서 출발한 입국자에 대해 전면 또는 일부 입국 금지를 하는 지역은 36곳이다. 전날 34곳에서 터키와 앙골라가 추가된 것이다. 터키는 이날부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체류허가(이캬멧)를 받은 경우 입국은 가능하지만 유증상이면 14일간 강제 격리, 무증상이면 자가격리된다. 앙골라는 3월 3일부터 한국, 중국, 이란, 이탈리아 등에서 체류했던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한다. 앞서 앙골라는 한국 체류 입국자에 대해 국가지정 격리병원에서 14일간 의무 격리시켰다. 레바논, 마다가스카르, 마셜제도, 마이크로네시아, 말레이시아, 모리셔스, 몽골, 바누아투, 바레인, 베트남,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사우디아라비아, 세이셸, 솔로몬제도, 싱가포르, 엘살바도르,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일본, 자메이카, 코모로, 쿠웨이트, 쿡제도, 키리바시, 투발루, 트리니다드토바고, 팔레스타인, 피지, 필리핀, 홍콩 등도 입국을 금지했다. 한국을 방문·경유한 외국인에 대해 입국 절차를 강화한 지역도 45곳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한국, 중국, 이탈리아, 이란, 일본을 방문한 뒤 입국한 외국인 무증상자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한다. 온두라스는 한국, 중국 등 고위험국가를 방문한 뒤 입국한 외국인이 무증상이면 14일간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격리 조치한다. 라오스는 입국 전 한국,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검역신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발열 등 증상이 있으면 3회에 걸쳐 검사를 실시한다. 카자흐스탄은 공항 내 환승객에 대한 규정을 신설했는데 대기시간이 12시간 이내면 공항 내 지정장소에서, 12시간 이상이면 의료시설에서 대기해야 한다. 한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한 중국의 지방정부도 14곳으로 늘어났다. 저장(浙江)성과 베이징(北京)·충칭(重庆)시에서도 격리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사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슬픈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전 세계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은 일상의 변화를 강요받게 됐고, 교회들 또한 새로운 상황에 예배와 모임 등을 바꿔나가야만 하는 결단을 요구받게 됐다.
의심받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우한시 질병통제센터, 코로나19의 발원지, 아니면 다른 곳? 과연 코로나19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이와 관련해 세간의 의심을 받고 있는 2곳이 있다. 처음에는 우한 화난수산물도매시장(武汉华南海鲜批发市场·이하 화난수산시장)이 유력한 듯했다. 이 시장은 수산물과 다양한 야생동물을 식재료로 판매하는 곳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 감염환자 대부분이 이 시장과 연관성이 있어 지난 1월 1일 폐쇄했다”고 밝혔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이하 CCDC)는 화난수산시장의 585개의 조사표본 중 33개 표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핵산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22개는 시장 내 가게에서, 나머지 1개는 쓰레기차에서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능성이 낮아지는 대신 2곳이 부각됐고, 타지역 유입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 유력지는 우한시 질병통제센터(이하 WHCDC). 광둥(广东)성 광저우(广州) 화난이공대 샤오보타오(肖波涛) 교수 연구팀의 보고서 ‘新型冠状病毒(2019-nCoV)源头可能性’에서 언급되면서 급부상했다. 지난 2월 6일 정보공유 사이트인 ‘리서치게이트’에 올린 보고서는 코로나19가 화난수산시장이 아닌 WHCDC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WHCDC가 연구를 위해 후베이(湖北)성·저장성 등에서 605마리의 박쥐를 잡았다. 이 중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를 가진 쥐터우(菊头)박쥐도 포함돼 있었다. 샤오 교수에 따르면 쥐터우박쥐는 우한에서 900㎞나 떨어진 윈난(云南)성이나 저장성 등에 서식하지만 식용으로 거의 쓰이지 않았다. 우한시 정부 보고서나 우한 시민 증언을 종합하면 화난수산시장에서는 쥐터우박쥐를 팔지 않았다. WHCDC는 화난수산시장에서 약 280m 떨어져 있다. 초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찾은 곳으로 알려진 셰허(協和)병원은 WHCDC와는 거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우한에서 의료진들이 최초로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된 병원 인근에 자리해 있다. 이곳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용 박쥐로부터 공격을 받아 박쥐의 피가 그의 살에 닿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지난 2월 15일부터 리서치게이트에서 사라졌다.
두 번째 유력지는 중국에서 생물학적 안전예방 조치에 있어 최고 수준인 4급 연구소로 에볼라 같은 전염병을 치료하기 위해 설계됐다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이다.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부인할지라도 우려할 만한 보도가 3월 1일에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을 인용, 보도한 동아사이언스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과학자들이 지난해 말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비슷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5년 전 일부러 만들어 실험하고 학계에 보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는 것. 변종 바이러스 실험이 바이러스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라는 지적이다. 네이처 메디신에 따르면 랄프 바릭(Ralph Baric)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와 스정리(石正丽) 우한바이러스연구소 특수병원균 및 생물안전연구실 연구원 연구팀은 지난 2015년 11월 중국 박쥐가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고, 폐렴과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이 학술지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중국 박쥐에서 유래한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침입할 때 필요한 스파이크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해 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새로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개발했다.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단백질을 숙주세포의 수용체(ACE2)에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세포 안으로 침입한다. 사람의 호흡기세포에도 이 ACE2 수용체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러스는 인간의 호흡기세포 역시 감염시킬 수 있다. 연구팀의 실험 목적은 박쥐에서 유래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했을 경우, 인간에게 퍼지면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지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논문제목은 ‘사스를 닮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인간 전염 잠재력’이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를 실제로 쥐에게 노출시켰더니 호흡기 세포로 침입해 세포를 변형시키고, 폐렴과 폐 손상 등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감염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증상과 흡사하다. CCDC는 지난 2월 24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코로나19 감염환자 가운데 19%가 폐렴과 호흡곤란, 폐 손상 등을 겪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이 당시 개발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코로나19 사태를 야기한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는 아니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숙주인 박쥐에서 유래했고, 동일한 경로를 이용해 숙주세포에 침입해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며,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닮았다.
특히 이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 가운데 스정리 교수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관련 음모론이 고개를 처든 것도 개연성이 없지는 않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화난수산시장에서 12km 떨어져 있다. 스 교수는 지난 10년간 중국의 28개 지방의 동굴에서 서식하는 거의 모든 박쥐들을 연구해 ‘대규모 박쥐 바이러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전문가로 지난 2002년에 발생했던 사스바이러스가 박쥐 유래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스 교수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타지역 유입설이다.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이 초기 환자 41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1일 증상이 나타난 첫 환자를 포함한 13명이 화난수산시장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에도 여러 곳일 수 있다는 주장이 담긴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에서 중국 연구자들은 “우한 폐렴 발병 초기 여러 명의 환자가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 가거나 갔던 사람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2월 23일 환구망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시솽반나(西双版纳) 열대식물원과 화난농업대, 베이징뇌과학센터 연구원들이 12개국의 코로나19 유전자 샘플 93개를 분석한 결과, 일부 환자의 샘플이 화난수산시장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샘플은 화난수산시장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논문은 “질병의 발생 시점, 사람들에게 확산된 시기로 미뤄보면 화난수산시장이 발원지가 아니라는 추론이 가능하다”며 “코로나19 유전자 데이터로 추산하면 1월 이전 바이러스 확산이 발생한 시점은 지난해 12월 8일로, 이는 바이러스가 12월 초나 심지어 11월 하순에 사람 간 전파가 시작됐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논문은 또 코로나19가 지난해 11월 중하순부터 이미 전염을 시작했을 수 있지만 최초의 일부 감염자는 단지 가벼운 증상만 보여 이런 상황이 무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정보통제, 권한제한이 코로나19 사태를 키웠다? 2002년 12월 초,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노동을 하던 황싱추(黃杏初)는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걸 느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오락가락하다가 호흡곤란이 심해지며 광저우군구(广州军区) 총의원으로 이송됐다. 중국의 첫 사스환자였다. 이후 광둥성 중산(中山)시에서도 비슷한 발병 사례가 있었다. 2003년 2월 초가 되자 환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민간에서는 감기예방을 위해 따뜻한 물에 타 마시는 반란건(板蓝根) 한 갑이 10위안에서 40위안으로 뛰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광둥에서 305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통제할 수 있고 전국적인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에 차 보도했다. 곧 춘절(설) 대이동이 이어졌고 2월 12일에는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과 브라질 간 친선축구경기에 5만 명이 운집했다. 사스 확산의 신호탄이 됐다. 3월 초 베이징에서 첫 환자가 나왔다. 3월 중순 동남아와 호주, 유럽 등 세계로 퍼졌다. 반면 중국에선 사스 보도가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4월 2일 중국 위생부장 장원캉(张文康)은 TV를 통해 베이징 사스 환자는 단지 12명이고 사망자는 3명뿐이라고 발표했다. 이튿날에도 장원캉은 “사스가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있으니 중국에 와서 일하고 관광하며 회의를 열어도 안전하다”고 선전에 열을 올렸다.
이에 베이징 소재 해방군 301병원 장옌융(蒋彦永) 교수는 격분했다. 그가 아는 것만 309병원에 환자가 60명에 가까웠고 사망자도 5∼6명이나 됐던 것이다. 장 교수는 “그(장원캉)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의대 출신으로 누구보다 잘 알 텐데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의사의 직업적 도덕을 위반했다”며 분노했고 4월 4일 2통의 편지를 중국 중앙텔레비젼(CCTV)과 홍콩 피닉스TV에 각각 보냈다. 그러나 보도도, 회신도 없었다. 며칠 뒤 한 서방 미디어가 장옌융의 서한을 공개했다.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외부의 질타가 쏟아졌다. 그러나 장원캉은 “중국의 국정(国情)은 신문에 매일같이 질병 상황을 전하는 걸 찬성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심지어 “하찮은 일로 라오바이싱(老百姓)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4월 16일, 한 달 전 국가주석에 오른 후진타오(胡锦涛)는 사태를 파악한 뒤 “어떤 사람도 질병 상황을 숨겨서는 안 된다”며 장원캉을 곧바로 경질했다. 베이징시장 멍쉐눙(孟学农)도 더 이상 자리를 보전할 수 없었다. 당시 베이징에 WHO에서 조사를 나오자 병원에 있는 환자 수를 적게 신고하기 위해 환자를 응급차에 태운 뒤 베이징 시내를 계속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도 퍼져 있었다. 장원캉과 멍쉐눙 경질 후 베이징 내 사스 환자는 37명이 아닌 10배 가까운 339명이라고 밝혀졌다. 왕치산(王岐山)이 베이징시장을, 우이(吳仪) 부총리가 위생부장을 겸직했다. 당국의 은폐와 기만을 폭로한 장 교수의 용기가 사스 퇴치의 전환점이 됐다. 후 국가주석은 신속하고 투명한 사스 정보 공개로 인민의 신뢰를 회복했고 사스와의 전면전을 펼쳐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에서 사스사건을 치면 사스의 발발부터 퇴치 과정까지 상세하게 기록돼 있지만 정작 장옌융의 이름 석 자는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요즘 84세의 나이를 잊은 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난산(钟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는 매우 핫한 인물이다. 사스 창궐 시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해 사스 퇴치에 큰 공을 세운 영웅으로 중국 내 호흡기질병 관련 최고권위자로 꼽힌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 전문가팀 팀장, 국가호흡기계통 질병 임상의학연구센터 주임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 2월 10일 중국 과학망에 따르면 중난산 원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이 중국 내 552개 병원의 확진 환자 1099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 4분의 3 이상은 우한 지역을 방문하거나, 우한에서 온 사람과 접촉한 경험이 있다. 야생동물과 직접 접촉한 이는 1%에 그쳤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87.9%)과 기침(67.7%)이다. 하지만 진료 시에 발열 증상을 보이는 이는 43.8% 뿐이다. 설사(3.7%)와 구토(5.0%) 증세를 보이는 환자도 있다. 사망률은 1.4%로 조사됐다.
중 원사는 지난 2월 27일의 기자회견으로 인해 네티즌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중국만 고려하고 외국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현재 외국에 일련의 상황이 발생했다”며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지만 중국에서 꼭 발원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의 반응은 차가웠다. “실망했다, 그는 이미 중국 정부의 ‘메가폰’이 됐다.” “중국 정부는 대중의 이목을 (진실에서) 다른 데로 돌리려 했다, 먼저 화난수산시장 그 다음 박쥐와 야생동물, 이번에는 중난산의 입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최종적으로 모든 책임을 미국에 돌리려 할 것이다.” 중 원사는 지난 2월 코로나19가 우한 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던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 전염성은 사스보다 훨씬 강하다며 최근 통계로 볼 때 대체로 1명의 환자가 2명 또는 3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고 전염성이 매우 빠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환자가 충분한 항체를 형성했다면 재감염의 우려는 없다고 밝힌 뒤 다만 장내 대소변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계속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스와 메르스(MERS), 코로나19 등 2000년대 들어 발생한 3차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모두 인류의 구습인 야생동물 취식 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 원사는 “우리 전문가팀은 코로나19 확산 정점기를 2월 중순이나 말까지 예상했는데 2월 15일 (확진자) 수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중국은 4월 말까지 코로나19 확산세를 기본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말에서 곱씹어 봐야 할 게 있다. CCDC의 지위가 낮아 코로나19에 대한 고위 당국의 경고가 늦어졌다는 주장이다. CCDC는 상급기관에 보고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결정도 내릴 권한이 없다. CCDC의 권한 부족 때문에 국민들이 코로나19 발병을 알게 되는 데 몇 주가 더 걸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CCDC는 국가위생보건위원회의 산하조직으로 남아 있기보다 다른 나라의 질병통제센터와 비슷한 수준의 권한을 얻어야 한다고 중 원사는 강조했다. 그는 “5일 동안 바이러스 통제가 지연되면 감염자가 두 배로 늘어난다”며 “중국 과학자들은 지난해 12월 31일 코로나19를 처음 확인했다. 1월 3일 바이러스를 가까스로 분리한 뒤 1월 7일 유엔과 중앙 및 지역 CCDC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1월 20일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전에 인간 접촉을 통한 전염 가능성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1월 말에야 비로소 처음으로 국민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중국 질병통제법 규정에 의하면 보건행정기관만이 전염병을 선포할 권한을 갖고 있다. ‘나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 코로나19의 발생과 전개 과정을 보면 역사의 되풀이를 연상하게 된다. 내부의 치부를 용기를 갖고 폭로하는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를 어느 정권이나 반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최초로 폭로한 우한중심(中心)병원 안과 전문의 리원량(李文亮)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23일 기침과 고열, 호흡 곤란 등에 시달리던 환자의 검사 보고서에서 2003년 유행한 사스와 흡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그는 이런 내용을 모교인 우한대 의대 동기(04학번) 150명이 모인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에 ‘화난수산시장에서 7명 SARS(사스) 확진’이란 글과 해당 환자의 검사 결과지 사진을 함께 올렸다. 결과지에는 ‘SARS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높은 신뢰도’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현재 (환자가) 우리 병원(우한시 중심병원) 응급실에 격리됐다”고 했다. 추가로 글 2개를 더 남겼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정. 지금 세부 분류 진행 중”, “모두 밖으로 외출을 삼가고 친척, 지인들에게 주의하라고 당부해 달라” 그는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의대 동기들이 환자를 직접 대하는 임상의사이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사례자 수는 많지 않았지만 바이러스가 사스와 유사해 확산될까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의 경고는 또 다른 문제의식을 가진 의사들이 나타나게 했다. 리원량 외에도 우한적십자병원 신경내과 전문의 류원(柳文), 우한시 최대 종합병원인 시에허병원 종양전문의 셰린카(谢琳卡) 등 유언비어 유포자로 체포된 의사는 7명에 이르렀다.
우한시 정부의 무시와 무지로 리원량은 지난 1월 3일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체포돼 반성문을 쓰기도 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가 급격히 퍼지자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을 비롯한 정부 고위 간부들의 후회의 말이 이어졌고 중국 최고 인민법원도 전염병 앞에서 정보를 막으려 했던 정부에 일침을 가하며 리원량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리원량은 1월 8일 발열 증상을 나타냈고 2월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세는 2월 6일 급속히 악화됐고 결국 다음 날 새벽 기관 쇠약에 의한 심정지로 숨졌다. 사망 당일 웨이보에서 ‘리원량이 세상을 떠났다(#李文亮醫生去世#)’는 해시태그 조회 수가 10억 건을 넘어섰다.
리원량의 비극은 기존의 잘못을 고치지 않고 은폐로 일관하는 한 제2, 제3의 전염병 사태는 이어질 것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한 기독의사가 리원량을 추모하면서 쓴 ‘나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는 시는 중국을 넘어 한국 등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여운을 더했다.
나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부모님이 있고, 자녀가 있다. 곧 해산하려는 부인도 있고, 많은 환자가 있다. 비록 정직함이 있어도 선함으로 바꾸지 못하지만, 비록 길이 막막하지만 나는 이 길을 나아가야 한다. 억울함이 많지만 이 싸움이 끝나면 나는 눈물로 머나먼 하늘을 바라볼 것이다. 나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의사 된 나는 이 불분명한 바이러스가 내 동료에게 상처 주는 것을 볼 수가 없다. 그들이 마지막 목숨만 남아 있어도 생명의 희망을 품고 눈으로 자꾸 나를 찾아오고 있다. 누가 알랴? 내가 죽을 것 같다. 내 영혼은 분명 하늘에 있고, 내가 흰색 침대를 보면서 내 육체는 침대에 누워 있다. 여전히 내가 익숙한 얼굴이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어디에 계신가? 내가 사랑하는 아내는 어디에 있는가? 옛날 내가 그렇게 쫓아다녔던 아가씨였던 아내는? 하늘에 한 줄의 빛이 있다. 빛의 끝은 사람들이 자주 들려주는 천국이다. 나는 거기 가고 싶지 않다. 나는 우한, 나의 고향으로 가고 싶다. 그곳에 내가 새로 산 집이 있고, 달마다 갚아야 할 빚도 있다. 내가 어찌 미련이 없을까? 내가 어찌 미련이 없을까? 아들을 잃은 부모님은 얼마나 슬퍼할까? 남편을 잃은 아내는 미래의 황량함을 어떻게 직면할까? 분명히 나는 죽는다. 나는 사람들이 내 시체를 봉지에 담는 것을 보았다. 봉지 옆에 죽은 내 동포들도 나처럼 새벽에 화장당할 것이다. 안녕! 내 가족들. 안녕! 우한 내 고향.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난 후 누군가 여러분들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싶었던 것을 알아라 그리하여 정직함을 배우라. 착한 사람들이 다시 끝이 없는 두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니…. (딤후 4:7) 중국교회는 고난의 터널, 한국교회는 온라인예배 전환
코로나19 사태는 우한은 물론 중국 전역에서 예배와 모임 금지로 이어지는 구실을 주었다. “주일이었던 지난 1월 26일 중국 정부는 모든 교회에 문을 열지 말라고 지시했다.” “모든 종교기관은 이미 모임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교회 성도들은 공예배가 금지되자 각자의 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렸다.” 봉쇄된 우한으로 들어갈 수 없는 후베이성 기독인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숙소를 제공하는 등 선한 이웃의 역할을 감당하는 타지역 기독인들이 적지 않다. 다수가 모이는 공예배가 어려워졌지만 이때야말로 중국 크리스천들은 신앙의 본질에 더욱 집중하고 온전한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잊지 말고 오직 그의 계명을 지키는 데 최우선을 두어야 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 있다 해도 주님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지존하신 주님의 이름을 찬양해야 한다. 한국교회 등 전 세계의 교회는 전환기에 있는 중국교회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의 확산과 두려움이라는 광풍 속에 있는 국가에서는 예전처럼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상황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면이 없지 않다. 중국의 경우 과거보다 국가의 통제를 더욱 받아야 함에 따라 교회는 좀 더 거룩한 크리스천들의 작은 공동체가 돼 생명력을 이어가야 한다. 신천지 등 이단의 발흥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중국 정부는 이참에 눈엣가시였던 기독교 이단세력을 제거하는 데 국가의 공권력을 더 투입하게 될 것이다. 이때 건강한 기독교 공동체도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질곡의 터널 속에서 중국교회는 정금같이 다져질 것이다. 한국 등 코로나19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에서는 교회가 예배의 방식을 좀 더 성경적으로 바꿔나가는 한편 일상을 통해 복음을 증거하는 데 좀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번에 새로운 교회와 예배의 1.0버전을 마련해나가는 데도 열심을 보여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가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에 따라 과거처럼 공예배를 예배당에서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온라인예배로 대거 전환하는 한편 신학교 교수들이 공예배에 대한 신학적·목회적·실천적 제언을 내놓으면서 위기 앞에 새로운 예배의 또 다른 기회라는 측면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는 지난 2월 27일 “교회가 공예배 외 다른 형태의 예배를 시행하는 건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무지와 미신에 빠졌던 중세 시대 신자들이 하나님이 지켜 주실 것이라고 믿고 예배당으로 몰려들었지만 오히려 전염병을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종교개혁자들은 주일 성수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입장을 취했지만 전염병이 돌았을 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규범을 벗어나지 않는 한 피신을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자 하나님이 허용한 방법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칼빈, 루터와 같은 위대한 목회자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남아있는 환자들을 돌봤지만 성도들이 예배당을 떠나 피신하는 것까지 금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는 “교회가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성도들을 일정기간 격리시키는 건 성경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레위기의 정결법(11∼15장), 민수기 5장 2∼3절, 19장 20절을 제시했다. 교회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전염병에 걸렸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성도들의 예배 참여를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 사태와 하나님의 징벌론을 연결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일정 선을 그었다. 전염병들은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하나님의 섭리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 발생을 어떤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염의 위험 때문에 예배 처소에 모이지 않은 성도를 성급하게 불신앙으로 정죄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과 본질에 있어 동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위원회도 지난 2월 28일 개혁주의 신학적·실천적 관점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의 주일예배 형식에 대한 제언’을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정한 시간, 정한 장소에서 예배드리는 건 신앙의 원리이지만 예배에 관해 성경에 직접적 근거가 없는 것들은 성경 말씀의 일반 법칙에 근거해 본래의 이성과 기독교적 분별력으로 처리해야 할 수 있다”고 온라인예배의 불가피성에 손을 들어주었다. 특별한 경우 당회가 일정한 결정을 내려 다른 형태의 예배를 드리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즉 천재지변 같은 재난이나 해외 선교지에서 핍박을 피해 은신처에 숨은 경우, 위급한 상황으로 병원에 거하게 된 경우에는 예배당에서 드리지 않는 예배도 하나님이 받으실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전염병 창궐이라는 천재지변에 준하는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실천적 고려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힘써 기도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재정 후원이나 자원봉사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나라를 섬겨야 한다. 또한 대중적 집회를 통한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신천지 이단 집단의 바이러스 전파 시도를 미연에 차단해 교회 내 성도들을 보호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이 지역 사회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주일이면 예배당에 모여 자유롭게 예배드릴 수 있었음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는 한편 바른 예배의 정신과 실천을 위한 예배 갱신의 기회로 삼고, 지역 사회에 대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갈라디아서 6장 9절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과 “살아서나 죽어서나 유일한 위로는 나는 나의 것이 아니요 몸도 영혼도 나의 신실한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라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1문의 선언이 이번 사태 종식 이후 찬찬히 복기할 때 크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신천지를 발본색원하여 무엇이 참된 복음인지, 누가 진정 크리스천인지 드러나는 또 다른 동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교회에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것이다. “이때를 위함”이라고 고백하는 준비된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사진 | 바이두 쑨빈 | 중국인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