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속담을 중국어로 통역하거나 번역할 때 두 나라의 속담이 형태와 의미에서 완전히 대응(어떤 두 대상이 서로 짝이 되는 일) 관계가 성립하는 속담이 있다. 본고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네 번째로 대응하는 속담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이 속담은 강한 자들이 서로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도 없는 약한 자가 중간에 끼어 피해를 입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속담은 ‘鲸鱼打架, 殃及虾米’ (jīngyú dǎ jià, yāngjí xiāmǐ)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고래가 싸우는데 새우에까지 재앙이 미치다’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2. ‘티끌 모아 태산.’ 이 속담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모이고 모이면 나중에 큰 덩어리가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태산(泰山)’은 원래 중국 산동(山东)성에 있는 산으로 크고 많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속담은 ‘积土成山’ (jī tǔ chéng shān) 또는 ‘聚沙成塔’ (jù shā chéng tǎ)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각각 ‘흙이 모여서 산을 이루다’, ‘모래가 모여서 탑을 이루다’ 이다. 즉 작은 것이 모여서 큰 것이 된다는 뜻으로, 이 중국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3. ‘죽은 나무에 꽃이 핀다.’ 이 속담은 보잘것없던 집안에 영화로운 일이 생기게 된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거나 또는 다 망하여 버렸던 것이 다시 소생하여 활기를 띠게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속담은 ‘枯树生花’ (kū mù shēng huā)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마른 나무에 꽃이 핀다’이다. 불운했던 사람에게 좋은 운이 트인다는 뜻으로 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4. ‘바람 앞에 등불.’ 이 속담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속담은 ‘风前残烛’ (fēng qián cán zhú)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바람 앞의 촛불’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5.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이 속담은 실행하기 어려운 일을 공연히 의논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猫项悬铃’ (māo xiàng xuán líng)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6.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이 속담은 아무 관계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도 때가 같아 어떤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의심을 받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속담은 ‘乌飞梨落’ (wū fēi lí luò)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다’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7. ‘나무에서 고기를 찾는다.’ 이 속담은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缘木求鱼’ (yuán mù qiú yú)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찾는다’이다. 즉 도저히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이 중국어 성어는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8. ‘바늘 방석에 앉은 것 같다.’ 이 속담은 바늘이 있는 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는 뜻으로 몹시 거북하고 불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如坐针毡’ (rú zuò zhēn zhān)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마치 바늘이 있는 방석(양탄자)에 앉아 있는 것 같다’이다. 이 성어는 불안하여 잠시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9. ‘강 건너 불구경 하다.’ 이 속담은 자기에게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무관심하게 방관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隔岸观火’ (gé àn guān huǒ)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강 건너 불 보듯 하다’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10. ‘궁하면 통한다.’ 이 속담은 매우 궁박(몹시 가난하여 구차하다)한 처지에 이르게 되면 도리어 펴 나갈 길이 생긴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것에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穷则变，变则通’ (qióng zé biàn, biàn zé tōng) 또는 ‘穷则思变’ (qióng zé sī biàn)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각각 ‘궁하면 살 궁리를 한다.’, ‘궁지에 몰리면 다른 살 생각이 떠오른다’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한국어 속담과 완전히 대응한다.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