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선교사 추방 쇄도로 인하여 귀국한 한국인 중국선교사들의 상당수는 이미 다른 나라로 사역지를 옮겼다. 그들은 중국어로 사역이 가능하기에 그 나라에서도 대다수는 중국인 디아스포라 사역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한국에서의 중국인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쿰 소속 선교사들도 비자발적 귀국 이후 이미 여러 나라로 재배치되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대만을 비롯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네팔, 키르기스스탄, 터키 등을 포함해서 오세아니아의 호주, 유럽의 체코, 아프리카의 우간다 등지로도 떠났거나 곧 떠나게 된다. 지금까지 모든 선교사들이 잘 정착하고 있다.
한국인 중국선교사들은 대규모 비자발 귀국을 통해 새로운 디아스포라 형태를 띠면서 전 세계로 흩어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유래가 드문 현상이다. 중국인들이 있는 곳으로 흩어지고 있다. 중국인 디아스포라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중국에서 사역했던 한국인선교사들을 만날 수 있다.
한번 중국선교를 위해 헌신한 이들은 삶이 다하는 날까지 중국과 중국인들을 떠날 수 없는 DNA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중수교 이후 한국교회에게 열린 시대적 사명인 중국선교를 온몸으로 감당해온 이들이 할 수 있는 사역은 중국어로 하는 사역일 것이며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역이다.
중국인들은 전 세계에 그들만의 정체성을 가진 채 흩어져 살고 있다. 오래전부터 해상을 통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왔지만 최근 들어와서는 대륙으로부터 물밀 듯이 쏟아져 나와 지구촌 곳곳으로 들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그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불교, 도교사원이나 조상의 묘들이 세워져 중심적 역할을 했다.
오늘날 중국인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곳의 모습은 예전과 다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SNS의 발달로 정보의 충족함이 있기에 특별한 구심점이 되는 곳은 없고 식당이나 중국인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정보가 오고가는 정도에서 본국을 자주 방문하는 전형적인 선진국 디아스포라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중국인 디아스포라들이 기독교에 비교적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공산주의 교육과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이들이 환경이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정신적 공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슬람이나 힌두교, 각 나라의 전통종교보다는 거부감이 적고 글로벌하다고 느끼는 기독교를 선택하고 있다.
중국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이 곳곳에 세워지고 있으나 수적으로 턱없이 부족하고 이들을 돌볼 목회자는 더 부족한 현실이다. 대륙 내의 중국교회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이고 화교교회가 일부 감당하고 있으나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인 디아스포라 교회는 인근에서 부흥하고 있는 한인교회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부흥과 해외 한인교회의 성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들의 실제적인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는 한인교회와 같은 역할을 중국교회도 하기를 원하고 있다. 어떤 지역은 한인교회 안에 중국인들을 위한 중국어 예배가 개설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인 중국선교사는 지역에 따라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 중국인 사역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한인교회나 사역자가 없는 중국인교회 모두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 사역이라고 하더라도 사역은 공유하는 철학이나 방식에 따라 함께할 수 있기에 긴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고는 이루어지기 힘들다.
벌써 기존의 중국인교회의 목회자로 부임했다가 사임한 경우나 갈등 가운데 있는 이들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급한 마음에 시간을 가지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과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을 놓쳤기 때문이다. 어쩌면 한국선교사들은 중국에서처럼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초대교회가 핍박으로 인해 유대와 사마리아, 땅끝으로 흩어졌듯이 한국인 중국선교사들은 중국 정부의 핍박과 비자거부로 인해 정든 중국땅을 떠나 전 세계로 흩어지고 있는 중이다. 흩어져 간 곳에는 초대교회 때 유대인들이 곳곳에 있었던 것처럼 지금은 중국인들이 곳곳에서 선교사들을 기다리고 있다.
(2019. 여름. 통권 74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수정 보완하여 싣습니다.
사진 | pixabay 이필립 | 중국대학선교회 대표 |